내신부는 내제자 - 7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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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성인을 대상으로 쓰여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성년자가 보기에는 적절치 못한 내용입니다.
19세 미만인 사람은 절대 읽지 않기를 바랍니다.
경고: 이 작품은 **넷에서만 연재합니다.
이 작품은 본인의 창작품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으로 옮겨가는 행위를 금합니다.
이 작품은 다른 사이트에 게재되었다면 본인에게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 4편 77부 >
[ 결합 2 ]
" 만나... 여기 우리 학교앞에 전에 만났던 카페야... 마르셀이라고 알지?... 빨리 와!...
나 오늘 취해야겠어... 나쁜 놈!... "
" 상아야?... 무슨 일이니?... 무슨 일인데 그래?... "
" 말하기 싫어... 빨리 오기나 해... 나쁜 새끼!... 멍게 해삼 말미잘... "
"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 금방 갈께!... "
강의를 마치고 도서관에 둘러 공부를 하다 어둠이 내리는 학교 앞을 지나던 동성은 경쾌한 헨드폰
소리에 번호를 확인했다. 상아의 번호를 확인한 동성은 가벼운 기분으로 입을 열려다 다짜고짜
그것도 약간 취한 듯한 상아의 목소리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자신이 이유를 묻자 막무가내로 누구엔가 - 설마 자신은 아니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
마구잡이로 욕을 하는 상아의 목소리에 더욱 놀란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약간의 흐느낌까지 비치는 상아의 목소리에 동성은 그렇게 상아를 달랬다.
" 택시!... "
동성은 급한 마음에 지나가는 빈 택시를 탄 후 행선지를 말하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일을 당한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고 상아는 완전히 전처럼 밝은 모습으로 돌아와서 식구들과
동성의 마음을 안도하게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전화를 받은 동성은 당황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일단 상아를 만나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막히는 도로 사정으로 굼뱅이 같은
택시를 속으로 원망하고 있었다. 물론 그 일을 당한 후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이는 상아였지만
하루 이틀 형성된 것이 아니 럭비공 같은 성격이 어디가겠는가?...
" 상아야!... 무슨 일인데 그러니... 이런 벌써 많이 마셨네... "
" 으응!... 동성이구나... 잘왔어... 어떻게 이럴 수가... 이런 일이... "
그렇게 조급한 마음으로 간신히 상아의 학교 앞 약속된 카페에 도착한 동성은 숨돌릴 틈도 없이
계단을 한꺼번에 두 세개 씩 뛰어 올라갔다. 희미한 불빛 아래 아직은 시간이 이른지 군데 군데
빈자리가 더 많은 카페 안이었다. 동성은 그렇게 들어오느라 약간 거친 흐흡을 추스리며 급히
사방을 둘러보며 상아를 찾았다. 한쪽 구석진 곳에 상아가 맥주잔을 들고 막 들이키는 것이 보이자
동성은 상아의 옆으로 걸음을 옮기며 상아를 불렀다.
동성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상아는 잔을 입술에서 떼며 동성을 돌아보았다.
" 무슨 일인데 그래?... 잠깐 술은 그만하고... "
" 나쁜 새끼!... 어떻게 그럴수가... 내 버려둬... 나 오늘 취하지 않으면 무슨짓 저지를 줄 몰라
그러니 나 말리지마... 죽일 놈... 갈아마셔도 시원치 않을 놈... 만나면 죽여버릴 거야... "
" .......... "
다시 자작으로 술을 따르는 상아를 보며 동성은 황급히 그런 상아의 동작을 제지하며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그렇게 자신의 행동이 동성의 손에 막히자 상아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눈가에 맺힌 반짝이는 이슬 방울... 이제 부기도 다 가라앉아 원래의 안색을 찾은 상아의 얼굴은
잔뜩 인상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는 사람의 감탄을 불러올 만큼 아름다웠다.
잠시 그런 상아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던 동성은 자신의 손을 뿌리치며 악을 쓰듯 외치는 상아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손을 움추렸다. 주위에서 술을 마시던 사람들의 눈길이 쏠렸다.
" 알았어!... 안 말릴께... 그런데 왜 그러는지 이유는 알아야 하잖아?... 안그래?... "
" ......... "
자신이 그렇게 악을 써대는데도 얼굴 표정 하나 변하지않은체 여전히 자신에게 부드러운 눈길,
부드러운 음성으로 입을 여는 동성의 모습에 상아는 술을 따르던 행동을 멈추고 멀건히 동성을
바라보았다. 그런 상아의 눈에서 기어코 한방울의 눈물이 파르르 떨더니 미끄러지듯 볼을 타고
흘렀다.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신뢰의 그러면서도 애정어린 눈빛으로 동성을 바라보는 상아였다.
그런 동성을 보면서 상아는 마음이 진정되었는지 아까와는 다른 조용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 동성아!... 넌! 절대 날 떠나지 않을거지?... 내게 거짓말을 하지도 않을거지?... "
" 응?... 으응... 당연하지... 내가 전에 약속했잖아... 널 지켜주겠다고...
그런데 무슨 일이야... 아!... 잠깐만... 어!... 이 번호는... "
동성은 느닫없는 상아의 물음에 찔리는 것이 있는지라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나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는 초롤 초롱한 눈빛을 보자 속으로 눈을 질끈 감으며 조금은
더듬거리는 말투로 대답하는 동성이었다. 그런 동성의 대답에 자신이 기다리는 답을 얻은 듯
상아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환하게 펴졌다. 다음 순간!... 동성은 자신의 헨드폰이 울리자 상아에게
말을 한 뒤 번호를 확인했다. 번호를 확인한 동성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슬쩍 몸을 일으켰다.
" 동성군!... 혹시 상아에게 연락이 없었나?... "
" 사장님 안녕하셨습니까?... 안그래도 지금 만나고 있는 중입니다... "
" 그래!... 다행이군... 지금부터 내말 만 듣게... 말하지 말고... "
" 예!... "
동성은 직감적으로 상아와 관련 된 상아가 지금 박사장과 통화하는 것을 알면 안된다는 것을
깨닫고는 짧게 대답하며 상아의 눈치를 살폈다. 다행이 상아는 자신의 화를 토로하느라 동성의
말을 듣지 못한 듯 했다. 그렇게 상아의 눈치를 보며 박사장의 말을 듣던 동성은 수시로 안색이
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 상아를 살피는 동성의 눈빛은 상아에 대한 애처로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상아가 이렇게 술을 마시며 계속 욕을 할수 밖에 없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 * * * * * * * * * * * * *
일은 박사장이 마침 커다란 납품 계약을 성공시킴으로써 시작되었다.
계약서를 작성하고는 흥겨운 기분에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서로가 계약에 만족스러운 김에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의 낮술을 마신 박사장이었다.
그런 기분에 몇시간을 마신 박사장은 술 취한 모습으로 회사에 다시 들어가기도 뭣한지라 아직
퇴근 시간이 멀었지만 바로 집으로 들어왔었다.
그런 박사장을 보고는 강의를 마치고 집에 들어와 있던 상아가 애교를 부리며 매달렸다.
안그래도 기분이 좋았던 박사장인지라 막내딸의 애교에 한껏 기분이 상승하여 상아의 말을 전부
들어주고 있었다. 연신 기분 좋은 웃음을 터트리며...
그러던 것이 우연히 화제가 일주일 전의 일로 흘러들어갔고 상아의 입에서 정식의 활약상이 나오자
박사장은 순간적으로 울화가 치밀어 상아에게 숨기고 있었던 사실을 발설했던 것이다.
" 네가 몰라서 그러는데... 그게 다 쑈였다... 정식이란 그 개자식이 꾸민 일이란 말이야... "
" ......... "
삽시간에 집안 분위기가 냉각되어버렸다. 아무에게도 심지어 자신의 아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진실이 술이 취한 박사장의 입에서 흘러나왔던 것이다. 처음에는 퍼뜩 박사장의 말뜻을 감지하지
못한 상아는 잠시후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박사장의 얼굴을 믿을 수 없다는 눈길로 바라보았다.
다음 순간!... 딸의 눈을 접하자 아차하는 심정이 된 박사장이었으나 이미 쏟아낸 말은 주워 담을
수도 없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이나 냉기가 흐른후 상아가 주르륵 눈물을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박사장은 말없이 고개를 끄떡일 수 밖에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 그러니까... 아빠 말은... 내가... 내가... 그렇게 되었던게... 정식... 정식 그놈이...
그놈이 꾸민 짓이란... 말이예요?... 그런 거예요?... "
" ........... "
" 왜?... 왜?... 왜 그런 사실을 여지껏 제게 숨긴거예요... 왜?... 난 그것도 모르고...
그 놈을... 그 짐승같은 놈을... 은인으로 생각하고... 흑흑흑... 아빠 미워요... "
" 상아야!... 상아야!... 진정하고 내말 좀... 내말 좀 들어봐라... 말해주려고 했었다...
그런데 네가 상처를 받을까 봐... 모든 일은 내가... 이 아빠가 잘 처리했기 때문에...
상아야!... 어딜 가는거니?... 상아야!... "
상아는 박사장의 말을 듣지도 않고 얼굴을 가린채 밖으로 뛰쳐나갔다. 박사장은 술로 인해 조금은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그런 상아를 부르며 뛰쳐나갔으나 제빠른 상아를 잡을 수 없었다.
박사장 부인도 충격을 받은 듯 하얗게 질린 얼굴로 앉아 있다가 상아가 뛰쳐 나가자 정신을 차리고
쫒아 갔으나 역시 상아를 붙잡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이미 상아가 집으로 귀가 한 후라 당직을 서는 몇몇의 경호원들 만이 풀린 자세로 각자의 위치를
지키고 있던터라 상아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상아는 집을 뛰쳐나와 정신없이 달리다 지나가는 택시를 타고 무작정 자신의 학교 앞으로
왔었고 동성과 만나던 카페에 들어와서는 정신없이 술을 마셨던 것이다.
상아는 한때나마 그런 나쁜 놈을 마음에 두었다는 사실이... 그래서 잠시나마 동성을 멀리하는
마음을 가졌다는 사실이 못견디게 가슴 아팠던 것이다.
지금에야 자신의 마음이 확고한지라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도 절대 그런 일이 없겠지만, 그래도
그런 마음을 품었었다는 그 사실만으로 못견디게 동성에게 미안한 상아였다.
* * * * * * * * * * * * * *
그렇게 미안한 마음과 그 사실을 숨긴 아빠를 원망하는 마음이 범벅이 되어 정신없이 술을 마신
상아였다. 그렇게 술을 마실수록 상아는 동성이 못견디게 보고 싶었고 또 동성에게 그런 자신의
마음을 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무작정 동성에게 전화를 했고 지금 뇌리에 가증스러운 짓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저질렀던 정식을 떠올리며 악을 쓰듯 욕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잘 좀 부탁 한다는 말을 건내는 박사장의 힘없는 음성을 끝으로 통화를 끝낸 동성은 물끄러미
상아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만약 그런 일을 당했어도 그랬을 거란 생각이 드는 동성이었다.
" 많이 화가 난거야?... "
" 응!... 너무나 화가나... 그리고 너에게 너무나 미안해... 내가 어떻게 널 두고... "
" 알아... 네 마음 다 알아... 그러니 말할 필요 없어... 술 모자라지 않나?...
내가 마실것도 없잖아... 오늘 우리 한번 진탕 취해볼까?... "
" .......... "
동성은 자신의 물음에 울먹이는 음성으로 대답하는 상아의 말을 조용한 동작으로 검지를 세워
앵두같은 입술에 갖다 댐으로써 중단 시켰다. 그리고는 의아해 하는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는
상아에게 밝은 미소로 장난치듯 말을 했다. 혼란스러워 하는 눈빛을 보이는 상아를 응시하던
동성은 종업원을 불러 술을 시켰다. 서로의 잔에 가득 맥주를 따른 동성은 술잔을 들어 건배를
했다. 그리고는 멍하니 바라보는 상아를 보란듯이 자신의 잔을 단숨에 비웠다.
" 뭐해... 안 마시고... 이러면 곤란한데... 아!... 내가 늦게 왔지... 그럼 내가 세잔을 비울께
자 봐라... 나중에 못봤다고 하지말고... "
" 동성아!~~~ "
동성의 과장된 행동에 뭔가를 깨달은 상아의 눈이 촉촉해졌다.
상아는 그런 동성이 너무나 고맙고도 다시 미안한 감정이 가슴을 적시고 있었다.
단숨에 세잔의 맥주를 숨도 쉬지않고 마신 동성은 급히 마신 탓에 가벼운 현기증이 이는 것을
느꼈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동성은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특유의
눈빛으로 아직도 글렁 글렁 잔뜩 눈물을 담고 있는 상아의 눈을 들여다 보았다.
이어 밝은 웃음을 터트리며 상아에게 말을 건냈다.
" 너!... 이거 모르지?... 말을 할까 말까... 좋아! 기분도 좋은데 말해주지...
사실 내가 말이야... 처음 널 봤을때 심장이 멋는 줄 알았어... 얼마나 예쁘던지...
그런데 그런 예쁜 네 입에서 거친 말을 듣는 순간 그 황당함이란... 하하하...
너! 상상도 못할거야... 뭐가 뭔지 정신이 하나도 없는게... 골이 띵하더라... "
" 내가 언제... 거짓말... "
" 어!... 오리발 내미네... 지금 집에 전화해서 물어봐?... 네가 고등학교 다닐때 어떻게 행동했나
부인 할걸 부인해야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을... "
" 피!... "
무슨 엄청난 비밀을 이야기하듯 목소리를 살짝 낮추고는 하는 동성의 말에 과거의 일이 생각난 듯
상아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이미 다른 사실에 신경을 끈듯 상아는 그렇게 얼굴을 붉힌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동성은 그런 상아의 태도에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억울하단 듯이 조금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동성의 말에 상아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콧 방귀를 꼈다.
동성은 그런 상아에게 묘한 눈빛과 웃음을 보이며 주위를 둘러보고는 몸을 상아쪽으로 굽혔다.
" 그리고 말이야... 네 방에서 니 가슴을 만질때... 와!...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벌렁거려서... 그때 사실은 여자 가슴을 만진게 처음... "
" 너!... 너!... 동성아!... "
이미 상아의 화는 다 풀려있었다. 또 그것을 노리고 그런 말을 한 동성이었다.
상아는 술기운인지 아니면 부끄러움인지 동성의 말을 끊으며 마치 때리기라도 할듯 주먹을 머리
위로 올린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눈으로는 누군가 듣지나 않는지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동성은 그런 상아의 모습에 속으로 미소를 지으며 여전히 음흉한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상아는 또 무슨 소리를 할지 안절 부절 못하며 동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 키스는 또 어떻고... 진짜 죽이더라... 또 있어... "
" 그만... 제뱔 그만... 너 죽을래?... 자꾸 그러면 나 정말 화낸다... "
" 쩝!...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알았어! 정 그렇다면 그만하지... "
부끄러움으로 인해 술이 확 깬 것일까? 조금 꼬부라졌던 상아의 말이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상아는 분명히 부끄러움으로 인한듯 얼굴을 홍당무처럼 붉인채 주위를 돌아보며 나직히 으르릉
거렸다. 동성은 그런 상아를 보자 이제 그만해도 되겠다는 생각에 미소만 지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위를 살펴보다 동성에게 살기띤 눈초리를 보내던 상아는 잠시후 동성의
입에서 흘러 나온 말에 절로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 상아야!... 사랑해... 내 마음 알지?...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
" ......... "
목이 꽉 매어 말을 할수가 없었다. 상아는 다만 고개만 끄떡여 잘 알고 있음을 표현했다.
그런 상아를 잠시 지켜보던 동성은 몸을 일으켜 상아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가늘게 어깨를 들먹이는 상아의 몸을 살며시 안아주었다.
상아는 고마움과 미안함에 동성이 이끄는 데로 동성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그런 상아를 동성은 가볍게 쓸어주고 있었다.
" 이런!...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내가 널 때린 줄 알겠다... 그만 울음 그쳐... "
" 뭐!... 꼭 손으로 때려야 때린건가?... 네가 말로 울린건 사실이잖아... "
" 뭐라고?... 하하하... 이런 억지가... 하하하... 상아야!... "
" ......... "
동성은 앞 가슴이 축축해 지는것을 느끼고 잠시 그렇게 상아의 등을 쓸다가 살며시 상아를 품에서
떼어냈다. 그리고는 아쉬운 눈빛을 보내는 상아를 향해 밝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런 동성의 말에 손등으로 자신의 눈자위를 문지르며 상아는 지지않겠다는 듯 말을 했다.
동성은 그런 상아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얼굴을 발갛게 상기시킨체 아직도 눈 속에 눈물을 가득 담고 있는 상아의
모습은 동성의 가슴을 진탕시키고 있었다. 동성은 그런 상아의 얼굴에 눈을 떼지않은채 조용히
상아의 이름을 불렀다. 묘한 빛을 띠운체 바라보는 상아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져가는 동성이
었다. 살며시 감기는 상아의 눈!... 두툼한 그리고 앵두같은 두개의 입술이 맞부딪혔다.
서로의 입속으로 자신의 혀를 넣었다 뺏다하면서 서로를 느끼는 두 사람이었다.
한참 동안이나 그렇게 깊은 키스를 나누던 두 사람은 거친 호흡을 내품으며 입술을 뗐다.
애정어린 눈빛이 교환되고 있었다. 상아는 동성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체 색색거리는 숨소리만
내고 있었다.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두 사람 주위를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다.
동성이 알든 모르든 한번의 위기가 지나간 뒤 두 사람의 마음은 더욱 단단해져 있었다.
" 어쨋건 이 술은 다 마셔야겠지?... 시키놓은 것도 아깝고... 오늘 따라 술이 땡길려고 해서... "
" 응?... 큭큭큭... 그렇네... 그럼 내가 한잔 따라줄께... 우리 건배해... "
동성의 말에 상아는 탁자 위에 가득 놓여있는 맥주병에 시선을 돌리다 가볍게 쿡쿡 거렸다.
이어 병을 들고 동성의 잔에 맥주를 가득 따뤘다. 노란 투명한 액체가 거품을 보이며 가득챴다.
마치 두 사람의 사랑이 부풀어 오르는 것 같이 풍성한 거품을 보이면서...
이어 동성이 상아의 잔을 채웠다. 잠시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애정이 새삼 새록 새록 솟아나는 두 사람이었다.
" 챙... "
" 우리의 사랑을 위해... "
" 변치않을 우리의 사랑을 위해... "
경쾌한 글라스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입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건배의 합장이
울려퍼졌다. 동성의 말에 상아는 다시 눈자위가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을 감추기라도 하듯 상아는 잔을 입에 가져갔다.
싸한 맛을 풍기며 시원한 맥주가 목젓을 적시며 부드럽게 흘러드는 것을 느끼는 상아였다.
그렇게 단숨에 맥주잔을 비우고는 동성을 바라보니 동성도 단숨에 비웠는지 빈 맥주잔을 내려놓고
있었다. 입가에 살짝 거품을 묻힌채... 상아는 그런 동성의 입가를 자신의 손으로 문질렀다.
( 그래!...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잠시 눈이 어떻게 됐었나 봐!... 그러나 이제는 아니야
앞으로는 절대... 절대로 그런 일이 없을꺼야... 누가 나타나도... 천하에 없는 사람이 나타나도
난!... 널!... 동성이 널 배신하는 일이 없을꺼야... 절대로... )
상아의 눈은 동성에 대한 애정의 빛으로 진하게 물들어 있었다.
아픈 만큼 성숙해 진다고 그 일을 겪고나서 상아는 새삼 동성에 대한 사랑이... 그리고 동성이
보여주는 사랑을 가슴 깊숙히 느끼고 있었다. 그런 상아의 눈빛은 동성에게 더없이 황홀함을
안겨주고 있었다. 여지껏 느껴보지 못한 성숙한 여인의 체취를 느낄수 있는 그런 눈빛이었다.
이중 삼중적인 발랄하면서도 성숙하고 또 그러면서도 요염하기까지한 상아였다.
동성은 그런 상아의 살짝 붉어진 얼굴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진탕되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 자!... 빨리 마시자... 너무 기분이 좋아서 오늘은 정말 취하고 싶어... "
" 응!... 마음대로해... 오늘은 동성이 마음대로... 나도 동성이가 이렇게 기분좋아하니 너무 기뼈
마셔 마음껏 마셔... 아무 걱정말고... "
동성은 그런 마음을 감추기라도 하려는 듯 과장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상아는 그런 동성을 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다시 술잔에 술이 가득찼다.
연거푸 따뤄지고 또 비워지는 술잔!... 그리고 하나 둘 늘어나는 빈 술병들...
그렇게 서로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가는 속에서 밤은 점점 깊어만 가고 있었다.
뭔가 야릇한 느낌을... 그리고 뭔가 일이 일어날 듯한 느낌을 풍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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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본인의 창작품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으로 옮겨가는 행위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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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나... 여기 우리 학교앞에 전에 만났던 카페야... 마르셀이라고 알지?... 빨리 와!...
나 오늘 취해야겠어... 나쁜 놈!... "
" 상아야?... 무슨 일이니?... 무슨 일인데 그래?... "
" 말하기 싫어... 빨리 오기나 해... 나쁜 새끼!... 멍게 해삼 말미잘... "
"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 금방 갈께!... "
강의를 마치고 도서관에 둘러 공부를 하다 어둠이 내리는 학교 앞을 지나던 동성은 경쾌한 헨드폰
소리에 번호를 확인했다. 상아의 번호를 확인한 동성은 가벼운 기분으로 입을 열려다 다짜고짜
그것도 약간 취한 듯한 상아의 목소리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자신이 이유를 묻자 막무가내로 누구엔가 - 설마 자신은 아니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
마구잡이로 욕을 하는 상아의 목소리에 더욱 놀란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약간의 흐느낌까지 비치는 상아의 목소리에 동성은 그렇게 상아를 달랬다.
" 택시!... "
동성은 급한 마음에 지나가는 빈 택시를 탄 후 행선지를 말하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일을 당한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고 상아는 완전히 전처럼 밝은 모습으로 돌아와서 식구들과
동성의 마음을 안도하게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전화를 받은 동성은 당황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일단 상아를 만나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막히는 도로 사정으로 굼뱅이 같은
택시를 속으로 원망하고 있었다. 물론 그 일을 당한 후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이는 상아였지만
하루 이틀 형성된 것이 아니 럭비공 같은 성격이 어디가겠는가?...
" 상아야!... 무슨 일인데 그러니... 이런 벌써 많이 마셨네... "
" 으응!... 동성이구나... 잘왔어... 어떻게 이럴 수가... 이런 일이... "
그렇게 조급한 마음으로 간신히 상아의 학교 앞 약속된 카페에 도착한 동성은 숨돌릴 틈도 없이
계단을 한꺼번에 두 세개 씩 뛰어 올라갔다. 희미한 불빛 아래 아직은 시간이 이른지 군데 군데
빈자리가 더 많은 카페 안이었다. 동성은 그렇게 들어오느라 약간 거친 흐흡을 추스리며 급히
사방을 둘러보며 상아를 찾았다. 한쪽 구석진 곳에 상아가 맥주잔을 들고 막 들이키는 것이 보이자
동성은 상아의 옆으로 걸음을 옮기며 상아를 불렀다.
동성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상아는 잔을 입술에서 떼며 동성을 돌아보았다.
" 무슨 일인데 그래?... 잠깐 술은 그만하고... "
" 나쁜 새끼!... 어떻게 그럴수가... 내 버려둬... 나 오늘 취하지 않으면 무슨짓 저지를 줄 몰라
그러니 나 말리지마... 죽일 놈... 갈아마셔도 시원치 않을 놈... 만나면 죽여버릴 거야... "
" .......... "
다시 자작으로 술을 따르는 상아를 보며 동성은 황급히 그런 상아의 동작을 제지하며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그렇게 자신의 행동이 동성의 손에 막히자 상아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눈가에 맺힌 반짝이는 이슬 방울... 이제 부기도 다 가라앉아 원래의 안색을 찾은 상아의 얼굴은
잔뜩 인상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는 사람의 감탄을 불러올 만큼 아름다웠다.
잠시 그런 상아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던 동성은 자신의 손을 뿌리치며 악을 쓰듯 외치는 상아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손을 움추렸다. 주위에서 술을 마시던 사람들의 눈길이 쏠렸다.
" 알았어!... 안 말릴께... 그런데 왜 그러는지 이유는 알아야 하잖아?... 안그래?... "
" ......... "
자신이 그렇게 악을 써대는데도 얼굴 표정 하나 변하지않은체 여전히 자신에게 부드러운 눈길,
부드러운 음성으로 입을 여는 동성의 모습에 상아는 술을 따르던 행동을 멈추고 멀건히 동성을
바라보았다. 그런 상아의 눈에서 기어코 한방울의 눈물이 파르르 떨더니 미끄러지듯 볼을 타고
흘렀다.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신뢰의 그러면서도 애정어린 눈빛으로 동성을 바라보는 상아였다.
그런 동성을 보면서 상아는 마음이 진정되었는지 아까와는 다른 조용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 동성아!... 넌! 절대 날 떠나지 않을거지?... 내게 거짓말을 하지도 않을거지?... "
" 응?... 으응... 당연하지... 내가 전에 약속했잖아... 널 지켜주겠다고...
그런데 무슨 일이야... 아!... 잠깐만... 어!... 이 번호는... "
동성은 느닫없는 상아의 물음에 찔리는 것이 있는지라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나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는 초롤 초롱한 눈빛을 보자 속으로 눈을 질끈 감으며 조금은
더듬거리는 말투로 대답하는 동성이었다. 그런 동성의 대답에 자신이 기다리는 답을 얻은 듯
상아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환하게 펴졌다. 다음 순간!... 동성은 자신의 헨드폰이 울리자 상아에게
말을 한 뒤 번호를 확인했다. 번호를 확인한 동성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슬쩍 몸을 일으켰다.
" 동성군!... 혹시 상아에게 연락이 없었나?... "
" 사장님 안녕하셨습니까?... 안그래도 지금 만나고 있는 중입니다... "
" 그래!... 다행이군... 지금부터 내말 만 듣게... 말하지 말고... "
" 예!... "
동성은 직감적으로 상아와 관련 된 상아가 지금 박사장과 통화하는 것을 알면 안된다는 것을
깨닫고는 짧게 대답하며 상아의 눈치를 살폈다. 다행이 상아는 자신의 화를 토로하느라 동성의
말을 듣지 못한 듯 했다. 그렇게 상아의 눈치를 보며 박사장의 말을 듣던 동성은 수시로 안색이
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 상아를 살피는 동성의 눈빛은 상아에 대한 애처로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상아가 이렇게 술을 마시며 계속 욕을 할수 밖에 없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 * * * * * * * * * * * * *
일은 박사장이 마침 커다란 납품 계약을 성공시킴으로써 시작되었다.
계약서를 작성하고는 흥겨운 기분에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서로가 계약에 만족스러운 김에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의 낮술을 마신 박사장이었다.
그런 기분에 몇시간을 마신 박사장은 술 취한 모습으로 회사에 다시 들어가기도 뭣한지라 아직
퇴근 시간이 멀었지만 바로 집으로 들어왔었다.
그런 박사장을 보고는 강의를 마치고 집에 들어와 있던 상아가 애교를 부리며 매달렸다.
안그래도 기분이 좋았던 박사장인지라 막내딸의 애교에 한껏 기분이 상승하여 상아의 말을 전부
들어주고 있었다. 연신 기분 좋은 웃음을 터트리며...
그러던 것이 우연히 화제가 일주일 전의 일로 흘러들어갔고 상아의 입에서 정식의 활약상이 나오자
박사장은 순간적으로 울화가 치밀어 상아에게 숨기고 있었던 사실을 발설했던 것이다.
" 네가 몰라서 그러는데... 그게 다 쑈였다... 정식이란 그 개자식이 꾸민 일이란 말이야... "
" ......... "
삽시간에 집안 분위기가 냉각되어버렸다. 아무에게도 심지어 자신의 아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진실이 술이 취한 박사장의 입에서 흘러나왔던 것이다. 처음에는 퍼뜩 박사장의 말뜻을 감지하지
못한 상아는 잠시후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박사장의 얼굴을 믿을 수 없다는 눈길로 바라보았다.
다음 순간!... 딸의 눈을 접하자 아차하는 심정이 된 박사장이었으나 이미 쏟아낸 말은 주워 담을
수도 없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이나 냉기가 흐른후 상아가 주르륵 눈물을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박사장은 말없이 고개를 끄떡일 수 밖에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 그러니까... 아빠 말은... 내가... 내가... 그렇게 되었던게... 정식... 정식 그놈이...
그놈이 꾸민 짓이란... 말이예요?... 그런 거예요?... "
" ........... "
" 왜?... 왜?... 왜 그런 사실을 여지껏 제게 숨긴거예요... 왜?... 난 그것도 모르고...
그 놈을... 그 짐승같은 놈을... 은인으로 생각하고... 흑흑흑... 아빠 미워요... "
" 상아야!... 상아야!... 진정하고 내말 좀... 내말 좀 들어봐라... 말해주려고 했었다...
그런데 네가 상처를 받을까 봐... 모든 일은 내가... 이 아빠가 잘 처리했기 때문에...
상아야!... 어딜 가는거니?... 상아야!... "
상아는 박사장의 말을 듣지도 않고 얼굴을 가린채 밖으로 뛰쳐나갔다. 박사장은 술로 인해 조금은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그런 상아를 부르며 뛰쳐나갔으나 제빠른 상아를 잡을 수 없었다.
박사장 부인도 충격을 받은 듯 하얗게 질린 얼굴로 앉아 있다가 상아가 뛰쳐 나가자 정신을 차리고
쫒아 갔으나 역시 상아를 붙잡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이미 상아가 집으로 귀가 한 후라 당직을 서는 몇몇의 경호원들 만이 풀린 자세로 각자의 위치를
지키고 있던터라 상아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상아는 집을 뛰쳐나와 정신없이 달리다 지나가는 택시를 타고 무작정 자신의 학교 앞으로
왔었고 동성과 만나던 카페에 들어와서는 정신없이 술을 마셨던 것이다.
상아는 한때나마 그런 나쁜 놈을 마음에 두었다는 사실이... 그래서 잠시나마 동성을 멀리하는
마음을 가졌다는 사실이 못견디게 가슴 아팠던 것이다.
지금에야 자신의 마음이 확고한지라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도 절대 그런 일이 없겠지만, 그래도
그런 마음을 품었었다는 그 사실만으로 못견디게 동성에게 미안한 상아였다.
* * * * * * * * * * * * * *
그렇게 미안한 마음과 그 사실을 숨긴 아빠를 원망하는 마음이 범벅이 되어 정신없이 술을 마신
상아였다. 그렇게 술을 마실수록 상아는 동성이 못견디게 보고 싶었고 또 동성에게 그런 자신의
마음을 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무작정 동성에게 전화를 했고 지금 뇌리에 가증스러운 짓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저질렀던 정식을 떠올리며 악을 쓰듯 욕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잘 좀 부탁 한다는 말을 건내는 박사장의 힘없는 음성을 끝으로 통화를 끝낸 동성은 물끄러미
상아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만약 그런 일을 당했어도 그랬을 거란 생각이 드는 동성이었다.
" 많이 화가 난거야?... "
" 응!... 너무나 화가나... 그리고 너에게 너무나 미안해... 내가 어떻게 널 두고... "
" 알아... 네 마음 다 알아... 그러니 말할 필요 없어... 술 모자라지 않나?...
내가 마실것도 없잖아... 오늘 우리 한번 진탕 취해볼까?... "
" .......... "
동성은 자신의 물음에 울먹이는 음성으로 대답하는 상아의 말을 조용한 동작으로 검지를 세워
앵두같은 입술에 갖다 댐으로써 중단 시켰다. 그리고는 의아해 하는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는
상아에게 밝은 미소로 장난치듯 말을 했다. 혼란스러워 하는 눈빛을 보이는 상아를 응시하던
동성은 종업원을 불러 술을 시켰다. 서로의 잔에 가득 맥주를 따른 동성은 술잔을 들어 건배를
했다. 그리고는 멍하니 바라보는 상아를 보란듯이 자신의 잔을 단숨에 비웠다.
" 뭐해... 안 마시고... 이러면 곤란한데... 아!... 내가 늦게 왔지... 그럼 내가 세잔을 비울께
자 봐라... 나중에 못봤다고 하지말고... "
" 동성아!~~~ "
동성의 과장된 행동에 뭔가를 깨달은 상아의 눈이 촉촉해졌다.
상아는 그런 동성이 너무나 고맙고도 다시 미안한 감정이 가슴을 적시고 있었다.
단숨에 세잔의 맥주를 숨도 쉬지않고 마신 동성은 급히 마신 탓에 가벼운 현기증이 이는 것을
느꼈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동성은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특유의
눈빛으로 아직도 글렁 글렁 잔뜩 눈물을 담고 있는 상아의 눈을 들여다 보았다.
이어 밝은 웃음을 터트리며 상아에게 말을 건냈다.
" 너!... 이거 모르지?... 말을 할까 말까... 좋아! 기분도 좋은데 말해주지...
사실 내가 말이야... 처음 널 봤을때 심장이 멋는 줄 알았어... 얼마나 예쁘던지...
그런데 그런 예쁜 네 입에서 거친 말을 듣는 순간 그 황당함이란... 하하하...
너! 상상도 못할거야... 뭐가 뭔지 정신이 하나도 없는게... 골이 띵하더라... "
" 내가 언제... 거짓말... "
" 어!... 오리발 내미네... 지금 집에 전화해서 물어봐?... 네가 고등학교 다닐때 어떻게 행동했나
부인 할걸 부인해야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을... "
" 피!... "
무슨 엄청난 비밀을 이야기하듯 목소리를 살짝 낮추고는 하는 동성의 말에 과거의 일이 생각난 듯
상아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이미 다른 사실에 신경을 끈듯 상아는 그렇게 얼굴을 붉힌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동성은 그런 상아의 태도에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억울하단 듯이 조금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동성의 말에 상아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콧 방귀를 꼈다.
동성은 그런 상아에게 묘한 눈빛과 웃음을 보이며 주위를 둘러보고는 몸을 상아쪽으로 굽혔다.
" 그리고 말이야... 네 방에서 니 가슴을 만질때... 와!...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벌렁거려서... 그때 사실은 여자 가슴을 만진게 처음... "
" 너!... 너!... 동성아!... "
이미 상아의 화는 다 풀려있었다. 또 그것을 노리고 그런 말을 한 동성이었다.
상아는 술기운인지 아니면 부끄러움인지 동성의 말을 끊으며 마치 때리기라도 할듯 주먹을 머리
위로 올린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눈으로는 누군가 듣지나 않는지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동성은 그런 상아의 모습에 속으로 미소를 지으며 여전히 음흉한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상아는 또 무슨 소리를 할지 안절 부절 못하며 동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 키스는 또 어떻고... 진짜 죽이더라... 또 있어... "
" 그만... 제뱔 그만... 너 죽을래?... 자꾸 그러면 나 정말 화낸다... "
" 쩝!...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알았어! 정 그렇다면 그만하지... "
부끄러움으로 인해 술이 확 깬 것일까? 조금 꼬부라졌던 상아의 말이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상아는 분명히 부끄러움으로 인한듯 얼굴을 홍당무처럼 붉인채 주위를 돌아보며 나직히 으르릉
거렸다. 동성은 그런 상아를 보자 이제 그만해도 되겠다는 생각에 미소만 지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위를 살펴보다 동성에게 살기띤 눈초리를 보내던 상아는 잠시후 동성의
입에서 흘러 나온 말에 절로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 상아야!... 사랑해... 내 마음 알지?...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
" ......... "
목이 꽉 매어 말을 할수가 없었다. 상아는 다만 고개만 끄떡여 잘 알고 있음을 표현했다.
그런 상아를 잠시 지켜보던 동성은 몸을 일으켜 상아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가늘게 어깨를 들먹이는 상아의 몸을 살며시 안아주었다.
상아는 고마움과 미안함에 동성이 이끄는 데로 동성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그런 상아를 동성은 가볍게 쓸어주고 있었다.
" 이런!...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내가 널 때린 줄 알겠다... 그만 울음 그쳐... "
" 뭐!... 꼭 손으로 때려야 때린건가?... 네가 말로 울린건 사실이잖아... "
" 뭐라고?... 하하하... 이런 억지가... 하하하... 상아야!... "
" ......... "
동성은 앞 가슴이 축축해 지는것을 느끼고 잠시 그렇게 상아의 등을 쓸다가 살며시 상아를 품에서
떼어냈다. 그리고는 아쉬운 눈빛을 보내는 상아를 향해 밝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런 동성의 말에 손등으로 자신의 눈자위를 문지르며 상아는 지지않겠다는 듯 말을 했다.
동성은 그런 상아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얼굴을 발갛게 상기시킨체 아직도 눈 속에 눈물을 가득 담고 있는 상아의
모습은 동성의 가슴을 진탕시키고 있었다. 동성은 그런 상아의 얼굴에 눈을 떼지않은채 조용히
상아의 이름을 불렀다. 묘한 빛을 띠운체 바라보는 상아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져가는 동성이
었다. 살며시 감기는 상아의 눈!... 두툼한 그리고 앵두같은 두개의 입술이 맞부딪혔다.
서로의 입속으로 자신의 혀를 넣었다 뺏다하면서 서로를 느끼는 두 사람이었다.
한참 동안이나 그렇게 깊은 키스를 나누던 두 사람은 거친 호흡을 내품으며 입술을 뗐다.
애정어린 눈빛이 교환되고 있었다. 상아는 동성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체 색색거리는 숨소리만
내고 있었다.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두 사람 주위를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다.
동성이 알든 모르든 한번의 위기가 지나간 뒤 두 사람의 마음은 더욱 단단해져 있었다.
" 어쨋건 이 술은 다 마셔야겠지?... 시키놓은 것도 아깝고... 오늘 따라 술이 땡길려고 해서... "
" 응?... 큭큭큭... 그렇네... 그럼 내가 한잔 따라줄께... 우리 건배해... "
동성의 말에 상아는 탁자 위에 가득 놓여있는 맥주병에 시선을 돌리다 가볍게 쿡쿡 거렸다.
이어 병을 들고 동성의 잔에 맥주를 가득 따뤘다. 노란 투명한 액체가 거품을 보이며 가득챴다.
마치 두 사람의 사랑이 부풀어 오르는 것 같이 풍성한 거품을 보이면서...
이어 동성이 상아의 잔을 채웠다. 잠시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애정이 새삼 새록 새록 솟아나는 두 사람이었다.
" 챙... "
" 우리의 사랑을 위해... "
" 변치않을 우리의 사랑을 위해... "
경쾌한 글라스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입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건배의 합장이
울려퍼졌다. 동성의 말에 상아는 다시 눈자위가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을 감추기라도 하듯 상아는 잔을 입에 가져갔다.
싸한 맛을 풍기며 시원한 맥주가 목젓을 적시며 부드럽게 흘러드는 것을 느끼는 상아였다.
그렇게 단숨에 맥주잔을 비우고는 동성을 바라보니 동성도 단숨에 비웠는지 빈 맥주잔을 내려놓고
있었다. 입가에 살짝 거품을 묻힌채... 상아는 그런 동성의 입가를 자신의 손으로 문질렀다.
( 그래!...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잠시 눈이 어떻게 됐었나 봐!... 그러나 이제는 아니야
앞으로는 절대... 절대로 그런 일이 없을꺼야... 누가 나타나도... 천하에 없는 사람이 나타나도
난!... 널!... 동성이 널 배신하는 일이 없을꺼야... 절대로... )
상아의 눈은 동성에 대한 애정의 빛으로 진하게 물들어 있었다.
아픈 만큼 성숙해 진다고 그 일을 겪고나서 상아는 새삼 동성에 대한 사랑이... 그리고 동성이
보여주는 사랑을 가슴 깊숙히 느끼고 있었다. 그런 상아의 눈빛은 동성에게 더없이 황홀함을
안겨주고 있었다. 여지껏 느껴보지 못한 성숙한 여인의 체취를 느낄수 있는 그런 눈빛이었다.
이중 삼중적인 발랄하면서도 성숙하고 또 그러면서도 요염하기까지한 상아였다.
동성은 그런 상아의 살짝 붉어진 얼굴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진탕되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 자!... 빨리 마시자... 너무 기분이 좋아서 오늘은 정말 취하고 싶어... "
" 응!... 마음대로해... 오늘은 동성이 마음대로... 나도 동성이가 이렇게 기분좋아하니 너무 기뼈
마셔 마음껏 마셔... 아무 걱정말고... "
동성은 그런 마음을 감추기라도 하려는 듯 과장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상아는 그런 동성을 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다시 술잔에 술이 가득찼다.
연거푸 따뤄지고 또 비워지는 술잔!... 그리고 하나 둘 늘어나는 빈 술병들...
그렇게 서로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가는 속에서 밤은 점점 깊어만 가고 있었다.
뭔가 야릇한 느낌을... 그리고 뭔가 일이 일어날 듯한 느낌을 풍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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