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혹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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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이제 시작해 볼까."
책을 펼쳐 놓고 집중을 하다보니 슬슬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 벌서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근데 제 정말 대단하네..한 4시간 가까이 동안 꼼짝을 안하고 공부만 하다니..."
난 내스타일 대로 1시간 공부,10분 휴식으로 잠시 밖에 나가 화장실도 다녀오고 커피도 마시고 했지만 옆자리에 앉아 있는 수지는 한번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 아...아는 사람도 없고 혼자 밥먹으로 가기는 싫은데....그냥 샌드위치로 때워야 겠다."는 생각으로 일어서는데 옆에 앉은 수지가 보였다.
" 그래도 동기인데 예의상 같이 가자고나 해봐야지."
다시 엉덩이를 붙이고 메모를 적어 수지에게 전해 주자 이게 뭐냐는 식으로 차갑게 쳐다본다.
" 뭐야, 제.. 그냥 동기라서 예의상 물은건데...젠장"
날 쳐다보는 수지의 차가운 시선에 그냥 혼자 조용히 도서관을 빠져 나와 내가 한 행동을 후회하고 있는데 뒤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 어디로 갈건데?"
" 어..응. 새.샌드위치 먹으로 갈까하는데..."
언제 쫓아 왔는지 여전히 차갑고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매점으로 가서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사면서 내가 산다고 했지만 예의 차가운 표정으로 자기 것만 계산하고 자리로 갔다.
" 아이고.. 저렇게 하면 어느 남자가 좋아하냐 . 시집이나 갈 수 있을까...평생 노처녀로 살아라."
이런 생각을 하면서 꾸역꾸역 샌드위치를 입 속으로 밀어 넣었다.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와 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졸음이 밀려 왔다. 오늘 아버지 출국 때문에 조금 일찍 일어난 것도 그렇고 아무래도 혼자 자다가
엄마랑 작은누나랑 같이 자다보니 이래저래 잠을 설쳐 피곤한 듯 했다. 가방에서 긴팔 옷을 꺼내 걸친 후 그대로 엎어졌다.
"1 시간만 자고 일나야지..."
옆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눈이 떠졌다. 휴대폰을 보니 벌써 11시가 다되어 갔다. 이곳저곳에서 집에 가려는 듯 일어서는 사람들과 이미 간 사람들의 빈자리가 보였다.
" 젠장 몇 시간을 잔거야..오늘 좀더 했어야 하는데...젠장 저 계집애 좀 깨워 주던지...."
괜히 혼자 투덜대며 차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방을 싸고 있는데 어깨에 작은 가방을 메고 한손엔 책을 들고 나가는 수지가 보였다.
" 꼭 공부 못하는 애들이 가방은 작은 거 메고 저렇게 손에 책들고 다니면서 대학생이라고 티를 내지....음.. 제는 공부는 좀 하자나..."
밤이 되니 한낮의 뜨거운 열기는 어디로 갔는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기지개를 활짝 펴고 시원한 공기를 마시자 머릿속이 상쾌해 졌다.
자취방에 가서 좀 더 공부를 해야 하기에 정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뭐야 저 인간들~ 꼭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잔디밭에서 술 마시는 인간들이 있다니깐...싫다는 후배는 왜 끌고가고...어,,많이 본 애인데.."
남자의 팔에 끌려가는 여자가 수지임을 알고 같은 과 선배인가 싶어 가까이 가보니 처음 보는 남자들이였다. 상황이 파악되자 빠르게 수지한테로 달려갔다.
**
" 이 팔 놓으세요. 싫다고 했자나요."
" 그러지 말구 같이 한잔해요."
" 싫다고 했는데 왜 ....으으으 음..."
시야가 급격히 좁아지면서 몸이 굳어간다. 3년 전 학원에서 돌아오던 길에 마주친 그 악마....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골목길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나의 앞길을 막아서는 남자가 있었다. 별 생각 없이 그 남자의 옆으로 지나가는데 갑작스러운 호흡곤란과 함께 아랫배 깊숙이 전해져 오는 통증에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나의 팔을 잡은 억센 힘에 이끌려 냄새나는 공중 화장실로 끌려가 모든 걸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 때의 일로 강원도의 한 중소도시로 전학을 가게 되었고 가족들의 보살핌과 3년이라는 시간 덕에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한 동안은 모든 남자들이 악마로 보였었다. 심지어 아빠랑 남동생마저도....
남자의 손가락이라도 내 몸에 닿으면 온갖 벌레들이 내 몸을 기어 다니는 느낌이 들어 남자들을 기피하고 있었다. 조금씩 시간이 흐르자 아빠랑 남동생과는 접촉이 되어도 별 문제가 없었지만 아직 다른 남자의 손이 닿으면 뭔가 꺼림칙한 느낌은 여전했다. 그래서 여대로 진학할까도 했지만 평생 그렇게 살수만 없지 않느냐는 부모님의 설득에 용기를 내어 K대로 온것이였다.
" 비명이라도 질러야 하는데...누가 좀 살려주세요 ..."
하지만 점점 좁아지는 시야에 굳어져 버린 몸 때문에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머릿속에서만 메아리 치고 있었다. 순간 나의 좁아진 시야 속에 검은 물체가 들어오더니 나의 팔을 잡고 있던 손이 사라졌다.
"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
수지의 팔을 잡고 있던 남자의 손을 가볍게 틀면서 어깨로 밀자 힘없이 넘어갔다. 나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랐는지 잔디밭에 넘어진 놈이 멍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이내 일어나면서 다가왔다.
" 넌..뭐야~"
" 그럼 넌 뭐야?"
나의 강한 반문에 잠시 머뭇거리더니 곧 수지를 보면서 대꾸를 해왔다.
" 나,,,나야 이 애 선배지....."
" 그래...그럼 난 니 형이다."
" 뭐어,,,이 쌔끼가..."
목소리가 높아지자 잔디밭 중앙에서 같이 술을 마시고 있던 두 명이 일어서는 모습이 보였다.
"3 명이라..."
그 동안 운동을 하면서 대련을 통해 여러 번 상대를 해 보았지만 실전으로 부딪히는 거는 처음이라 긴장이 되었다. 느릿느릿 다가오는 두 명을 보며 앞에 있는
놈을 경계하며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멀리서 거친 호각소리가 들렸다.
" 너 이 쌔끼, 운 좋은 줄 알아라.."
앞에 있던 한 놈이 호각소리가 들리자 한마디 던지더니 이내 뒤에 두 놈과 같이 학생회관쪽으로 사라졌다.
" 뭔일이야? 학생."
정문에서 달려온 듯 거친 숨을 몰아쉬며 수위아저씨가 다가 왔다.
" 아,,별일 아니에요. 술 취한 놈들이 시비를 걸어와서요."
" 그래...그 놈들 어디로 갔어?"
" 네..벌써 저 쪽으로 도망갔어요."
" 그래...."
내가 학생회관쪽으로 보며 이야기를 하자 수위아저씨는 터벅터벅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이 쪽을 보던 사람들도 구경거리가 없어지자 흩어지기 시작했다.
" 수지야...괜찮아?"
수지를 불러 보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어 주저앉아 있는 수지 앞으로 다가갔다. 초점이 없이 정면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수지의 상태가 이상해서 어깨를 흔들자 힘없이 넘어갔다.
" 어~"
넘어가던 수지의 두 팔을 잡자 두 손 가득히 차갑고 딱딱한 느낌이 전해져 왔다.
" 어..상태가 왜 이래..."
우선 가방에서 옷을 꺼내 걸쳐주고 팔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 야,,,정신 차려,,,김수지..."
잠시 동안 팔과 다리를 주물러 주자 거칠게 숨을 몰아쉬더니 갑자기 나의 품으로 들어오면서 나를 안아 버렸다.
" 살려주세요..."
" 어.!!!!"
몸 전체를 떨며 더욱 품안으로 파고들며 나를 안은 팔에 힘을 주기 시작하더니 희미하게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 수지야,,,괜찮아,,,이제...나야 나,,,"
내 품에 안겨 있는 수지를 보며 왜 이러는지 궁금했지만 여전히 떨고 있는 수지를 두 팔로 감싸 주자 조금씩 떨림이 잦아들었다.
**
" 따뜻하다.... 마치 엄마 품처럼 부드럽고 편안하다."
따뜻한 느낌에 조금씩 굳었던 몸이 풀리고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하자 눈물이 나왔다. 3년 전의 상황과 조금 전의 상황이 매치되어 빠르게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 어떻게 된 거지...집에 온건가? 나를 안고 있는 사람은 엄마인가....."
" 조금만 더 이대로 있고 싶다."
지금 눈을 뜨기엔 겁이 났다. 아무생각도 하기 싫었다. 그냥 이대로 이 따뜻하고 편안함을 더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희미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여기가 집이 아니고 여전히 학교인걸 알게 되었다.
" 지금 나를 안고 있는 사람은.............."
이제 몸과 정신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천천히 눈을 뜨며 현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 괜찮아...이제 괜찮아...."
나의 등을 천천히 토닥거리며 조용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전해져 왔다.
" 어디서 들어본 목소리인데...근데 이건 남자의 목소리...."
있는 힘껏 앞에 있는 사람의 가슴팍을 밀쳐 내자 둔탁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두 눈을 크게 뜨고 넘어져 있는 사람의 정제를 살펴보았다.
" 아이 씨~ 왜 갑자기 밀고 그래. 아이고 엉덩이야~"
엉덩이를 툭툭 털면서 일어나는 남자의 얼굴을 확인하고 빠르게 주위를 살펴보았으나 둘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 아까 내 옆자리에 있던 동기인데... 이름이 뭐였더라,,민기였던가...제가 왜 여기에..."
" 너어..너가 왜 여기에 있어?"
" 뭐..나.. 그냥 ..그러니까~~"
대충 아까 일어났던 상황을 전해 듣고 나를 끌고 가려고 했던 사람도 보이질 않자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다.
" 그럼 조금 전에 느낀 그 편안함과 따듯한 품이.....설마...."
" 야 이제 집에 가자"
" 어..응"
집에 가기 위해 일어서는데 아직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다시 주저앉으려는데 나의 팔을 잡는 느낌이 들었다.
남자의 손길이 집적 닿았는데 이상하게도 벌레들이 스멀대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묘한 느낌이 전해져 왔다.
" 괜찮아?"
" 어,,응..괜찮아."
대답은 했지만 괜찮지가 않았다. 아까 닥쳐온 상황이 너무나 큰 충격 이였는지 여전히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 아직 별다른 진전이 없어 야한 부분이 거의 없네요...얼마 전에 쓴 글이라서 중간에 집어넣을까 하고 생각도 했지만 중간 부터는 많이 나오기에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그냥 시시해도 참고 읽어 주시면 곧 야설다운 이야기가 나올거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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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쳐 놓고 집중을 하다보니 슬슬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 벌서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근데 제 정말 대단하네..한 4시간 가까이 동안 꼼짝을 안하고 공부만 하다니..."
난 내스타일 대로 1시간 공부,10분 휴식으로 잠시 밖에 나가 화장실도 다녀오고 커피도 마시고 했지만 옆자리에 앉아 있는 수지는 한번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 아...아는 사람도 없고 혼자 밥먹으로 가기는 싫은데....그냥 샌드위치로 때워야 겠다."는 생각으로 일어서는데 옆에 앉은 수지가 보였다.
" 그래도 동기인데 예의상 같이 가자고나 해봐야지."
다시 엉덩이를 붙이고 메모를 적어 수지에게 전해 주자 이게 뭐냐는 식으로 차갑게 쳐다본다.
" 뭐야, 제.. 그냥 동기라서 예의상 물은건데...젠장"
날 쳐다보는 수지의 차가운 시선에 그냥 혼자 조용히 도서관을 빠져 나와 내가 한 행동을 후회하고 있는데 뒤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 어디로 갈건데?"
" 어..응. 새.샌드위치 먹으로 갈까하는데..."
언제 쫓아 왔는지 여전히 차갑고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매점으로 가서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사면서 내가 산다고 했지만 예의 차가운 표정으로 자기 것만 계산하고 자리로 갔다.
" 아이고.. 저렇게 하면 어느 남자가 좋아하냐 . 시집이나 갈 수 있을까...평생 노처녀로 살아라."
이런 생각을 하면서 꾸역꾸역 샌드위치를 입 속으로 밀어 넣었다.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와 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졸음이 밀려 왔다. 오늘 아버지 출국 때문에 조금 일찍 일어난 것도 그렇고 아무래도 혼자 자다가
엄마랑 작은누나랑 같이 자다보니 이래저래 잠을 설쳐 피곤한 듯 했다. 가방에서 긴팔 옷을 꺼내 걸친 후 그대로 엎어졌다.
"1 시간만 자고 일나야지..."
옆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눈이 떠졌다. 휴대폰을 보니 벌써 11시가 다되어 갔다. 이곳저곳에서 집에 가려는 듯 일어서는 사람들과 이미 간 사람들의 빈자리가 보였다.
" 젠장 몇 시간을 잔거야..오늘 좀더 했어야 하는데...젠장 저 계집애 좀 깨워 주던지...."
괜히 혼자 투덜대며 차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방을 싸고 있는데 어깨에 작은 가방을 메고 한손엔 책을 들고 나가는 수지가 보였다.
" 꼭 공부 못하는 애들이 가방은 작은 거 메고 저렇게 손에 책들고 다니면서 대학생이라고 티를 내지....음.. 제는 공부는 좀 하자나..."
밤이 되니 한낮의 뜨거운 열기는 어디로 갔는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기지개를 활짝 펴고 시원한 공기를 마시자 머릿속이 상쾌해 졌다.
자취방에 가서 좀 더 공부를 해야 하기에 정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뭐야 저 인간들~ 꼭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잔디밭에서 술 마시는 인간들이 있다니깐...싫다는 후배는 왜 끌고가고...어,,많이 본 애인데.."
남자의 팔에 끌려가는 여자가 수지임을 알고 같은 과 선배인가 싶어 가까이 가보니 처음 보는 남자들이였다. 상황이 파악되자 빠르게 수지한테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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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팔 놓으세요. 싫다고 했자나요."
" 그러지 말구 같이 한잔해요."
" 싫다고 했는데 왜 ....으으으 음..."
시야가 급격히 좁아지면서 몸이 굳어간다. 3년 전 학원에서 돌아오던 길에 마주친 그 악마....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골목길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나의 앞길을 막아서는 남자가 있었다. 별 생각 없이 그 남자의 옆으로 지나가는데 갑작스러운 호흡곤란과 함께 아랫배 깊숙이 전해져 오는 통증에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나의 팔을 잡은 억센 힘에 이끌려 냄새나는 공중 화장실로 끌려가 모든 걸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 때의 일로 강원도의 한 중소도시로 전학을 가게 되었고 가족들의 보살핌과 3년이라는 시간 덕에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한 동안은 모든 남자들이 악마로 보였었다. 심지어 아빠랑 남동생마저도....
남자의 손가락이라도 내 몸에 닿으면 온갖 벌레들이 내 몸을 기어 다니는 느낌이 들어 남자들을 기피하고 있었다. 조금씩 시간이 흐르자 아빠랑 남동생과는 접촉이 되어도 별 문제가 없었지만 아직 다른 남자의 손이 닿으면 뭔가 꺼림칙한 느낌은 여전했다. 그래서 여대로 진학할까도 했지만 평생 그렇게 살수만 없지 않느냐는 부모님의 설득에 용기를 내어 K대로 온것이였다.
" 비명이라도 질러야 하는데...누가 좀 살려주세요 ..."
하지만 점점 좁아지는 시야에 굳어져 버린 몸 때문에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머릿속에서만 메아리 치고 있었다. 순간 나의 좁아진 시야 속에 검은 물체가 들어오더니 나의 팔을 잡고 있던 손이 사라졌다.
"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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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의 팔을 잡고 있던 남자의 손을 가볍게 틀면서 어깨로 밀자 힘없이 넘어갔다. 나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랐는지 잔디밭에 넘어진 놈이 멍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이내 일어나면서 다가왔다.
" 넌..뭐야~"
" 그럼 넌 뭐야?"
나의 강한 반문에 잠시 머뭇거리더니 곧 수지를 보면서 대꾸를 해왔다.
" 나,,,나야 이 애 선배지....."
" 그래...그럼 난 니 형이다."
" 뭐어,,,이 쌔끼가..."
목소리가 높아지자 잔디밭 중앙에서 같이 술을 마시고 있던 두 명이 일어서는 모습이 보였다.
"3 명이라..."
그 동안 운동을 하면서 대련을 통해 여러 번 상대를 해 보았지만 실전으로 부딪히는 거는 처음이라 긴장이 되었다. 느릿느릿 다가오는 두 명을 보며 앞에 있는
놈을 경계하며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멀리서 거친 호각소리가 들렸다.
" 너 이 쌔끼, 운 좋은 줄 알아라.."
앞에 있던 한 놈이 호각소리가 들리자 한마디 던지더니 이내 뒤에 두 놈과 같이 학생회관쪽으로 사라졌다.
" 뭔일이야? 학생."
정문에서 달려온 듯 거친 숨을 몰아쉬며 수위아저씨가 다가 왔다.
" 아,,별일 아니에요. 술 취한 놈들이 시비를 걸어와서요."
" 그래...그 놈들 어디로 갔어?"
" 네..벌써 저 쪽으로 도망갔어요."
" 그래...."
내가 학생회관쪽으로 보며 이야기를 하자 수위아저씨는 터벅터벅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이 쪽을 보던 사람들도 구경거리가 없어지자 흩어지기 시작했다.
" 수지야...괜찮아?"
수지를 불러 보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어 주저앉아 있는 수지 앞으로 다가갔다. 초점이 없이 정면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수지의 상태가 이상해서 어깨를 흔들자 힘없이 넘어갔다.
" 어~"
넘어가던 수지의 두 팔을 잡자 두 손 가득히 차갑고 딱딱한 느낌이 전해져 왔다.
" 어..상태가 왜 이래..."
우선 가방에서 옷을 꺼내 걸쳐주고 팔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 야,,,정신 차려,,,김수지..."
잠시 동안 팔과 다리를 주물러 주자 거칠게 숨을 몰아쉬더니 갑자기 나의 품으로 들어오면서 나를 안아 버렸다.
" 살려주세요..."
" 어.!!!!"
몸 전체를 떨며 더욱 품안으로 파고들며 나를 안은 팔에 힘을 주기 시작하더니 희미하게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 수지야,,,괜찮아,,,이제...나야 나,,,"
내 품에 안겨 있는 수지를 보며 왜 이러는지 궁금했지만 여전히 떨고 있는 수지를 두 팔로 감싸 주자 조금씩 떨림이 잦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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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하다.... 마치 엄마 품처럼 부드럽고 편안하다."
따뜻한 느낌에 조금씩 굳었던 몸이 풀리고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하자 눈물이 나왔다. 3년 전의 상황과 조금 전의 상황이 매치되어 빠르게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 어떻게 된 거지...집에 온건가? 나를 안고 있는 사람은 엄마인가....."
" 조금만 더 이대로 있고 싶다."
지금 눈을 뜨기엔 겁이 났다. 아무생각도 하기 싫었다. 그냥 이대로 이 따뜻하고 편안함을 더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희미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여기가 집이 아니고 여전히 학교인걸 알게 되었다.
" 지금 나를 안고 있는 사람은.............."
이제 몸과 정신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천천히 눈을 뜨며 현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 괜찮아...이제 괜찮아...."
나의 등을 천천히 토닥거리며 조용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전해져 왔다.
" 어디서 들어본 목소리인데...근데 이건 남자의 목소리...."
있는 힘껏 앞에 있는 사람의 가슴팍을 밀쳐 내자 둔탁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두 눈을 크게 뜨고 넘어져 있는 사람의 정제를 살펴보았다.
" 아이 씨~ 왜 갑자기 밀고 그래. 아이고 엉덩이야~"
엉덩이를 툭툭 털면서 일어나는 남자의 얼굴을 확인하고 빠르게 주위를 살펴보았으나 둘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 아까 내 옆자리에 있던 동기인데... 이름이 뭐였더라,,민기였던가...제가 왜 여기에..."
" 너어..너가 왜 여기에 있어?"
" 뭐..나.. 그냥 ..그러니까~~"
대충 아까 일어났던 상황을 전해 듣고 나를 끌고 가려고 했던 사람도 보이질 않자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다.
" 그럼 조금 전에 느낀 그 편안함과 따듯한 품이.....설마...."
" 야 이제 집에 가자"
" 어..응"
집에 가기 위해 일어서는데 아직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다시 주저앉으려는데 나의 팔을 잡는 느낌이 들었다.
남자의 손길이 집적 닿았는데 이상하게도 벌레들이 스멀대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묘한 느낌이 전해져 왔다.
" 괜찮아?"
" 어,,응..괜찮아."
대답은 했지만 괜찮지가 않았다. 아까 닥쳐온 상황이 너무나 큰 충격 이였는지 여전히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 아직 별다른 진전이 없어 야한 부분이 거의 없네요...얼마 전에 쓴 글이라서 중간에 집어넣을까 하고 생각도 했지만 중간 부터는 많이 나오기에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그냥 시시해도 참고 읽어 주시면 곧 야설다운 이야기가 나올거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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