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내신부는 내제자 - 8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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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성인을 대상으로 쓰여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성년자가 보기에는 적절치 못한 내용입니다.

19세 미만인 사람은 절대 읽지 않기를 바랍니다.



경고: 이 작품은 **넷에서만 연재합니다.

이 작품은 본인의 창작품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으로 옮겨가는 행위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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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편 88부 >



[ 상미, 상아... 그리고 3 ]



상아는 아침부터 기분이 저기압 그것도 한 여름의 미친듯한 집중호우 상태였다.

어제 큰 마음먹고 찾아가기까지 했으나 동성을 만나지 못한데 밤새 이를 간 상아였다.

심지어 자신이 동성에게 무엇을 잘못하기라도 한 건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알수 없는 상아였다.

그렇게 고민과 분노로 인해 밤을 세우다 시피한 상아였다.

그렇게 늦게 간신히 잠이 든 상아였고 늦게 잔데 비해서 그런데로 아침 일찍 일어난 상아였다.

그리고는 바로 동성의 오피스텔로 전화를 했지만 동성의 목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거기다 헨드폰도 꺼놓은 상태인지라 이제는 울화가 치밀다 못해 부글 부글 끓어 넘칠 지경이었다.

토요일이라 학교도 가지않는 상아인지라 그런 끓어 넘치는 분노를 애꿋은 가족들에게 퍼붙는

것으로 간신히 뚜껑이 열리는 것을 예방하고 있었다.

물론 다시 한번 동성의 오피스텔로 쳐들어 갈 생각을 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언제 올지도 모르는

또 그런 동성을 기다리다가 자신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간신히 그런 충동을 억누르는

상아였다. 한번씩 전화를 돌리다 응답없는 동성 쪽에 애꿋은 전화기만 내동댕이 치며...



그러다 보니 자연히 죽어나는 것은 만만한 상희와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경호원들도 예외가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런 상아의 가슴 조리며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다. 다름아닌 상미였다. 하소연하듯 말하는 상아의 말을 등에 식은 땀을 흘리며 들은

상미인지라 찔리는 가슴을 두 손으로 감싸며 모든것이 자신의 잘못 인양 어쩔줄을 몰라했다.

물론 엄마인 보라 여사는 하루 이틀 겪은 것이 아닌지라 그냥 쓴 미소만 지은체 간간이 머리를

짚는 것으로 끝내고 있었다. 어느새 더 이상 시달리기 싫었는지 상희는 바깥으로 도망가 버렸다.



폭탄!... 그것도 이미 심지에 불이 붙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무시무시한 폭탄을 안고 있는 듯한

심정이 된 상미는 평소와는 다르게 상아의 눈치를 슬슬보고 있었다.

얼마나 걱정스러웠으면 동성에게 전화를 다한 상미였다. 통화가 되면 상아에게 전화를 해서 좀

달래주라고 할 생각에 그렇게 한 상미였다. 그러나 그때는 도장에서 대련을 빙자한 무자비한

구타로 인해 기절한 동성이 전화를 받을리 만무했다. 하긴 그런 일이 아니라도 도장에 도착하는

순간 헨드폰을 꺼버리는 동성이었다. 한번은 수련 중에 전화벨이 울려 그때도 오늘처럼은

아니었지만 무진장 깨진 동성이었기에 그런 일은 자동적으로 이루어졌던 것이다.



" 네!... 어머 그래요?... 잘됐네요... 그럼 준비하고 있겠어요... 네네... "



" .......... "



" 아빠가 오늘 동성군과 함께 오신단다... 오랫만에 동성군과 식사를 하자는구나...

음!... 동성군이 뭘 잘 먹더라... 아!... 갈비찜!... 장을 봐야겠네... "



" 동성이가?... "



" 어머나... 동성이가 온다고요?... "



그렇게 살얼음판을 건너는 것같이 조마조마한 심정을 간직한체 상아의 눈치를 살피던 상미는

걸려온 전화를 받는 엄마의 밝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말투를 들으니 아빠라는 것을 느끼며

신경을 껏던 상미는 다음 순간 자신들에게 말을 건내는 엄마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이어 옆에서 아무 생각없이 TV체널을 돌리고 있는 상아를 쳐다봤다.

물론 엄마의 눈길은 이미 상아에게 고정되어 있었고 또 일부러 상아에게 들으란 투로 한 말이었다.

순간 상아의 동작이 뚝 멈추었다. 이어 서서히 고개를 엄마에게 돌리는 상아였다.



" 동성이가 나중에 아빠와 같이 온단 말이죠?... 그렇게 말한 거죠?... "



" 으응... 그러는구나... "



먹이를 노리는 맹수의 눈빛이 그럴까?... 상아의 눈빛이 섬찟하게 빛을 발했다.

보라 여사는 순간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한걸음 물러섰다.

옆에서 상아를 지켜보던 상미도 그런 상아의 눈초리에 왠지 모를 한기를 느끼고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미 두 사람은 안중에도 없는 상아인지라 눈을 천장 한 군데다 고정시킨체 자신의 생각에

빠져들고 있었다. 연신 두 눈에 살기를 번뜩이면서...



( 흐흐흐... 아무리 연락을 하려고 해도 안되더니... 제발로 기어들어 온단 말이지...

그것도 얼마후면... 흐흐흐... 하긴 죽으려면 뭔짓을 못해... 그래 최동성 죽을 자리를 찾아

온다고... 알았어... 오늘 어디 한번 죽어봐라... 지옥이 뭔지 똑똑히 보여주마... 흐흐흐... )



상아는 엄마와 언니가 자신을 바라보며 부르르 몸을 떠는 것을 전혀 모른체 그렇게 속으로 살기

어린 미소를 흘리고 있었다. 두 눈 가득 살기를 잔뜩 담은채...

그렇게 동성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이를 가는 상아였다.

그러는 동안 동성을 맞을 차비를 하느라 주방은 지지고 볶느라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었고 상미는

왠지모를 불안감에 연신 으시시한 미소를 짓고 있는 상아를 훔쳐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 아빠 오셨다... "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듯 저녁이 되자 인터폰 소리에 화면을 확인한 보라여사는 딸들에게 소리를

쳤다. 이미 상희도 돌아온지라 오랫만에 다시 가족이 - 이것은 동성도 포함시킨 개념이다. - 모두

한자리에 모이게 된 것이었다. 엄마의 목소리에 상미와 상희 그리고 상아는 엄마를 따라 현관 앞에

섰다. 그러나 박사장을 - 물론 엄마야 그렇겠지만 세 딸들은 아빠보다는 동성에게 관심이 더

있으니까 동성을 기다린다는 것이 맞는 말이지만 - 기다리는 사람들의 생각은 특히 상미와 상아는

전혀 달랐다. 물론 상아는 다시 이를 갈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지만...



" 어서 오세요... 동성군도 왔네... 어서와요... "



" 아빠 힘드셨죠?... "



" 아빠 보고싶었어요... "



제각기 한마디씩하는 집사람과 딸들을 보자 박사장의 얼굴에는 푸근한 미소가 어렸다.

그런 박사장의 뒤를 따라 집으로 들어온 동성은 먼저 박사장 부인에게 인사를 하고는 눈길을 돌려

상미와 눈을 마주쳤다. 이어 따가운 느낌에 눈을 돌리던 동성은 불타는 듯한 눈길에 흠칫 놀란

표정을 지었다. 활활 그야 말로 모든것을 태워버릴 듯한 상아의 눈길이었다.

동성은 그런 상아의 눈길을 잠시 바라보다 감당치 못하고 슬며시 눈길을 돌렸다.

어색한 듯한 미소가 동성의 얼굴에 떠올랐다.



" 사모님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상미 누님과 상희 누님도... 그리고 상아도... 헉!... "



" 그래 동성이도 잘 지내지... "



" 정말 얼굴보기 힘드네... 이러다 얼굴 잊어버리겠다... 어서 들어와... "



" 그래... 얼굴 잊어버리겠어... 목소리도... "



동성은 자신도 모르게 헛바람 소리를 냈다. 모두들 반갑게 맞이하는 중에 다시끔 들려오는

살 떨리는 듯한 상아의 목소리에 다시 절로 상아를 향해 고개를 돌리는 동성이었다.

뭣 때문에 그러는지 도무지 알길이 없는 동성이었기에 이끄는 상희의 손길에 눈을 상아에게 고정

시킨채 끌려 들어가는 동성이었다. 왠지 모르게 불길한 예감이 들며 삐질 삐질 등을 타고 흐르는

식은 땀을 느끼는 동성이었다. 쇼파에 자리를 잡으면서도 여전한 눈길이 영 부담스러웠다.



( 저게 또 왜 저러지?... 이번에는 또 뭔가?...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상아만 보면 왜 이렇게

주눅이 드는지... 그러나 저러나 저런 눈초리로 바라보면 꼭 뒷끝이 안좋던데...

이거 괜히 온건 아닌지 몰라...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집에 가는 건데... )



저녁상이 차려지고 푸짐한 식탁에 앉았지만 동성은 연신 살기를 띤체 자신을 힐끔 힐끔 노려보는

상아의 눈초리에 여간 불편한 심정이 아니었다. 그렇게 긴장한 때문인지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지경으로 간신히 맛도 모른체 밥을 먹는 동성이었다.

그건 상미도 마찬가지였다. 동생인 상아의 눈치와 동성의 불편해 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있지니

자신도 모르게 불편하고 또 안절 부절하는 심정이 되었던 것이다.

단지 상희만은 그런데 신경을 쓰지않는지, - 물론 상아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은 눈치로 때려

잡고 있긴하지만 별로 신경을 쓰지않는 것이었다. - 동성을 살갑게 대하고 있었다.



" 동성아!... 이거 맛있네... 좀 먹어봐... 그러고 보니 살이 많이 빠진 것 같네...

혼자 생활하다보니 아무래도 식사를 제대로 못하나 보네... 불쌍해... "



" 그러네... 동성군!... 많이 먹어요... 설령 입에 맞지 않을지라도 많이 먹어야지...

객지에서 고생을 하니... 나중에 집에 내려갈 때 살이 빠진 모습을 보이면 식구들이 가슴 아파

하잖아?... 그러니 많이 들어요... "



" 예!... 고맙습니다... 정말 맛있네요... "



동성은 연신 상아의 눈치를 살피며 상희가 권하는 것을 제대로 씹지도 않고 삼켰다.

두려운 마음에 맛을 느낄 겨를도 없는 동성이었다. 그러나 권하는 것을 안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인

지라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받아 먹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동성을 바라보는 상미의 눈은

걱정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렇게 동성을 걱정하랴 상아의 눈치를 살피랴 정신이 없는 상미였다.

그러니 상미 또한 제대로 식사를 할리 없었다. 그냥 밥 그릇만 건성으로 만지작거렸다.



( 저러다가 채하겠네... 상아가 정말 화가 많이 났나보네... 어떡하지?... 이러다가 동성이가

된통 당하겠는데... 어떡하나?... 그렇다고 내가 도와 줄수도 없고... 어쩐다...

아빠에게 부탁을 해보면 어떨까?... )



상미는 그런 마음에 슬쩍 아빠에게 눈길을 돌렸다. 은근한 그러면서도 간절함이 가득한 눈빛을

두눈 가득 담은체... 박사장은 처음 들어올 때 부터 상아의 심상치 않는 기색을 읽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식당에 앉으니 완전히 그것을 확인할수 있는 박사장이었다.

속으로 재미있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며 평소와 다름없이 식사를 하면서 상아와 상미 그리고 동성의

모습을 슬쩍 슬쩍 훔쳐보며 일이 되어가는 상황을 즐기는 박사장이었다.

그런데 돌연 상미가 자신에게 간절한 눈길을 던지자 순간 눈이 마주친 박사장은 잠시 갈등을

겪어야만 했다. 아무래도 가장 믿음직한 상미다 보니 막무가내로 묵살하기도 뭣한 것이었다.



( 흠!... 상미가 저렇게 간절한 눈빛을... 어떡하나 한번 교통정리를 해 줘?... 아니지...

내가 얼마나 마음 고생을 하고 있는데... 게다가 저놈은 때려 죽여도 시원찮은데...

암!... 그럼... 절대 안되지... 모른체 하는게 제일 좋아... 그렇고 말고... )



박사장은 잠시 갈등을 하다가 그렇게 결심을 하고는 상미의 눈길을 묵살하며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리고는 즐거운 듯 웃으며 음식을 칭찬하기도 하고 딸들에게 말을 걸기도 하는 둥

부담스러운 상미의 눈길을 피하는 것이었다. 상미는 그런 아빠의 태도에 실망한듯 한숨을 푹 쉬며

다시 안절부절 못하는 상태로 돌아갔다. 박사장은 그런 상미를 훔쳐보고는 잠시 아픈 곳을 찔러

버릴까도 생각하다 그래도 딸이란 생각에 목까지 나온 말을 삼켜버렸다.

그것은 그야 말로 하나가 미우니 옆에 있는 놈도 밉다는 말과 다를 바가 없었다.



사실 박사장은 벌써 몇일째 머리가 빠게 지는 듯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처음 동성과 상미의 관계를 알았을 때 펄펄 뛰며 동성을 묻어버릴까도 생각한 박사장이었다.

상아의 상대로만 생각했지 상미와 그런 관계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못한 박사장이었으니 그런

반응은 어떻게 보면 당연할수 있었다. 박사장의 생각은 상아와 동성을 엮어주고 상미는 그래도

가문이나 권력이 있는 어떻게 보면 자신의 기업을 도와줄수 있는 사람에게 시집을 보낼 한마디로

정략 결혼을 시킬 생각이었던 것이다. 물론 전제 조건이 결혼할 사람이 어느 정도 상미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동성이란 놈이 그런 상미와 이미 쌀이 익어 밥이 된 상황을 만들었으니 박사장의

마음이 어떠했겠는가?... 그렇게 펄펄 뛰었던 박사장이었지만 어쩔수 없단 생각에 이제는 포기하고

상미와 동성을 엮어 줄 생각을 했었던 것이다. 그리고 동성을 잘 구슬러 자신의 기업에 후계자로

은근히 앉힐 생각까지 하면서... 그런 박사장의 생각도 모르고 황당하게도 상아에게 그런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고 또 그 일로 인해 동성과 다시 그렇고 그런 일이 벌어지자 그 말을 듣는 순간

급작스레 치솟는 혈압으로 하마트면 팔자에도 없는 염라대왕과 면회를 신청할 뻔한 박사장이었다.



아무리 불가항력적인 일이었다곤 하지만 그래도 동성이 놈이 괘씸하기 그지없는 박사장이었다.

어디 내놔도 빠지지않는 아니 오히려 돋보이기까지하는 상미와 그런 사이라면 이제 상아는 예비

긴하지만 처제가 되는게 아닌가?... 그러면 그런짓을 하면 절대 안된다는 걸 잘 알면서도...

박사장은 그것이 더 괘씸했던 것이다. 물론 길길이 뛰며 실제로 임실장에게 동성을 묻어버리라고

지시까지 한 박사장이었다. 그러나 그런 박사장을 임실장은 사정하다시피하며 말렸다.

누구보다도 상미의 성격을 잘아는 임실장인지라 동성이 그렇게 사라지면 상미가 어떻게 변할지

잘 아는지라 그것을 설명하며 박사장의 무자비한 구타에도 실행을 하지않았었다.



사실 임실장은 어릴때부터 상미를 봐 왔고 수줍은 듯 밝은 그러면서도 자신에게 언제나 친절하게

대하는 상아나 상희와는 다른 상미를 은근히 마음에 두고 있었다.

물론 나이 차이가 엄청나고 또 신분의 차이로 인해 단지 가슴에 묻어둔 사랑이지만...

그런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서 상미의 행복을 비는 그런 사랑으로 변했던 것이다.

그런 마음에 상미가 행복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할수 있는 임실장이었다.



물론 임실장도 동성이 상아와 그런 일을 벌렸다는 것을 알고는 박사장보다 먼저 동성을 죽여버릴

생각까지 했었다. 그러나 그런 동성의 행위에도 불구하고 상미가 비록 갈등을 겪기는 했지만

동성을 여전히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는 오히려 두 사람을 도와주기로 했던 것이다.

그런 마음은 얼마 전 솔밭에서 잘 나타났던 것이었다.

하여간 임실장의 마음은 그렇지만 박사장은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아팠던 것이다.

당장은 어떤 해결 방안이 없는지라 의식적으로 잊으려고 생각을 하는 박사장이었다.



그렇게 동성과 상미 두 사람은 걱정스러움에 그리고 상아는 분노로 가득찬체, 또 박사장은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속으로는 동성이 상아에게 무진장 당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아무 것도 모르는

박사장 부인과 상희는 조금 이상한 분위기를 맞추려고 노력하면서 그럭저럭 식사가 끝났다.

거실로 이동한 식구들은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후식을 먹고 마시며 가벼운 대화를 나누었다.

계속 동성을 살기띤 눈으로 노려보며 분위기롤 조성하던 상아의 입이 열린 것은 어느 정도 후식이

비워지고 식구들이 슬슬 흩어지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 동성아!... 수련을 한지 어느 정도 되었지?... 한번 실력을 시험해 보는게 어때?... "



" 그게... 아직은... 하하하... 아직은 시작 단계인데... 겨우 입문만 했는데...

지금은 아직 안되고... 나중에 어느 정도 실력이 되면... 하하하... 지금은... "



" 오!... 그래! 상아는 어릴때부터 운동을 좀 했었지?... 나도 궁금해지는데... 그래도 남자고

그 정도 배웠으면 어느 정도는 실력이 쌓였을테니까... 설마 여자에게... "



" 그럼요... 아무리 입문 단계라고는 해도 김국철님께 배우는데... 설마 날 무시하는 건 아니겠지?

이미 나 정도는 하는 생각을?... "



" 아니야... 그런게 절대 아니야... 정말 아직 실력이... "



" 너무 겸손하는 것도 실례라네... 자네의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 한번 보여주게...

내가 김사범에게 자네를 부탁하면서 얼마나 기대를 걸고 있는데... "



딴에는 최대한 어조를 부드럽게 한다고 하지만 마음 속에 이를 갈고 있는 상아인지라 말투에서부터

살기가 줄기 줄기 흘러나왔다. 동성은 그런 상아의 말을 듣는 순간 등에서 식은 땀이 삐질 삐질

흐르는 것을 느끼며 황급히 그런 상아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나 박사장은 그런 상아의 말에

잘됐다는 듯 부추기는 것이었다. 안그래도 오늘 동성을 확실하게 보내려고 작정을 한 박사장인지라

상아가 계속 말을 안하자 급기야 자신이 먼저 말을 꺼낼 생각까지 했던 것이다.

그런데 상아가 그렇게 나오자 황급히 상아의 말에 동조하며 동성을 압박했다.



( 사장님까지 왜 이러는 거지?... 안그래도 낮에 구타 당한게 아직 욱씬거리는데...

이거 잘못하다가 병신되는거 아닌지 몰라... 그런데 저렇게까지 나오는데 안한다고 할수도 없고

게다가 상아가 정말 왜 저러는 걸까?... 이거 미치겠네... 이유나 알면 마음이라도 편할텐데. )



따라와서 관람을 하겠다는 식구들을 생각하는 바가 있는지라 굳이 막으며 뒷뜰로 걸어가는 상아를

따라가며 동성은 속으로 궁시렁거렸다. 상아가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잘 알고 있는 상미는

동성에게 몇번이고 알려주려고 했으나 기회를 잡을 수 없었는지라 그런 동성과 상아를 보며

가슴만 조리고 있었다. 다만 동성이 크게 다치지 않고 무사하기만을 빌면서...

물론 동성의 지금 상태를 알았다면 모든 것을 팽계치고라도 이런 말도 안되는 짓을 막았을

상미지만 불행히도 그 것을 알리 없는 상미였다.



" 이유가 뭐야?... "



" 무슨?... 느닷없이 그렇게 물으면... 알아듣게 이야기를... 커억!... "



따라오겠다는 식구들을 화를 버럭 내면서까지 막은체 뒷뜰로 나온 상아였다.

교교한 달빛 아래 환하게 켜진 등불로 그리 어둡지 않은 잔디밭 한 가운데 몸을 우뚝 세운 상아는

자신의 앞에 선 동성을 향해 으시시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안그래도 완전히 쫄아 있던 동성은 그런 상아의 말에 당황스러운 어조로 말을 더듬었다.

설명도 없이 다짜고짜 묻는 말에 뭐라고 대답할 말이 없는 동성이었다.

그런 동성을 잠시 노려보던 상아는 동성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말보다는 주먹이라는 것을 실천했다.



" 뭐야?... 지금 엄살을 부리는 거야?... 이게 완전히 죽으려고 색을 쓰네... 안 일어나... "



" 으으윽... 그게 말이야 상아야... 일어나잖아... 지금 일어나고 있잖아... 으... "



별로 쎄게 치지도 않았는데 동성이 신음을 흘리며 나가 떨어지자 처음에는 황당한 표정을 짓던

상아는 다음 순간 얼굴에 더욱 살기를 짙게 깔았다. 동성의 맷집이라면 누구보다도 잘 아는

상아였고, 게다가 무술을 배우는 동성인지라 그런 동성의 모습이 엄살로 보이는 상아였다.

동성은 다짜고짜 주먹을 휘두르는 상아의 주먹에 가슴을 맞고는 순간 하늘이 노래졌다.

안그래도 온 몸이 찟어지는 듯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데 비록 평**면 맞을 만한 타격이라고는

하지만 지금은 누적된 고통에 자신도 모르게 나가떨어져 신음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어 나온 상아의 살기띤 음성과 다시 주먹을 흔드는 모습에 벌떡 일어서는 동성이었다.



" 니가 지금... 그러니까... 이미 그런 일이 있었다고 무시하는 거야?... 이제 내가 완전히 니

여자란 거야?... 그런거야?... 그래서 전화를 해도 받지도 않고... 찾아가도 없고...

지금 날 완전히... 나쁜 놈... 그렇게 잘났어?... "



" 그런... 상아야... 그런게 아니라... 오해야... 니가 오해를 하는거야... 한번도 진짜 단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어... 일이 있어서... 일이 있어서 그랬던 거야... 내가 어떻게 널...

믿어줘... 절대 그렇지 않아... "



" ......... "



" 상아야!... 김해 집에 일이 있어서... 몇일 동안 학교도 못 갔어... 확인해 보면 알수있잖아...

날 잘 알잖아... 그래서 그랬던 거야... 상아야... "



" ......... "



속사포같이 쏘아대는 상아의 말에 전부 듣지는 못했지만 동성은 상아가 왜 이렇게 화가 났는지

모두 짐작할 수 있었다. 상미와의 일로 인해 상아를 소흘히 했다는 것을 깨달은 동성은 황급히

변명을 하며 속으로 머리를 굴렸다. 상아의 화를 가라앉히기 위해...

그렇게 생각을 하다 돌연 떠오른 생각에 미안하지만 형님을 팔기로 했다.

물론 속으로 형님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수백번도 더하면서...

그렇게 열심히 변명을 하자 상아의 눈길을 처음보다 조금은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완전히 믿는 눈치는 아닌지 여전히 굳은 얼굴을 하고 있는 상아였다.



" 그걸로 전부 설명되는게 아니야... 그런 일이 있다 하더라도 하루 종일 그것도 몇일 씩이나

헨드폰과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게 설명되지않아... 좀 더 그럴 듯한 걸로 변명해보지... "



" 상아야!... 믿어줘... 너무 정신이 없어서 뱃더리가 다 된줄도 모르고... 그래서... "



" 이게 진짜 죽으려고 색을 쓰네... 너 다른 년 사귀는 거지?... 그래서 그런거지?... "



" 절대 아니야... 맹세할수 있어... 그건 절대... 윽!... 상아... 쿡... "



그때부터 였다. 동성의 말에 헛점을 발견한 상아는 두말 않고 무자비한 응징을 시작했다.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정상적인 몸이었으면 그런데로 몇번은 피할수 있었을지 몰라도,

하긴 그래봐야 한대라도 더 맞았으면 더 맞았지 덜 맞지는 않았겠지만...

동성은 거의 센드백 수준으로 정신없이 얻어터졌다. 교교한 달빛 아래 선남 선녀의 춤이련가?

단지 음악이 아니라 죽겠다는 비명이 음악을 대신하고 있기는 했지만...

주위의 집들에서 그 소리에 놀란 듯 창문이 열리기는 했으나 상아의 집이란 걸 확인하고는 그냥

창문을 닫아버리는 것이었다. 몇번이나 그런 일을 겪었기에...

하여간 느닷없는 달밤의 체조가 벌어졌고, 동성은 묵사발이 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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