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말 - 2부13장(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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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싫어.. 안돼… 그럴 수는 없어…”
“시끄러.. 어서 열지 못해? 열쇠 있을 거 아냐”
지훈이 쾅쾅 소리를 내면서 현관문을 발로 차기 시작했다.
“그만해.. 너무하잖아..”
유미는 지훈의 가죽점퍼를 잡고 매달렸다. 희성의 집 앞에서 두 사람이 옥신각신하고 있었다. 지훈은 유미의 팔을 뿌리치고는 유미의 어깨를 끌어당겨 품에 앉았다.
“뭐야? 또 반항하는 거야? 여기 왜 왔는지 잊어버렸나보지? 반항했기 때문에 온 거잖아”
지훈은 인상을 쓰며 으르렁거렸다.
“아..아냐.. 시키는대로 다 했잖아..”
유미는 지훈의 품 안에서 떨고 있었다.
“니가 할 수 있는 말은 ‘네’ 밖에 없어.. 그랬는데도 뭐야? 말대답 했었지?”
인정사정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다. 겨우 몇주전까자만 해도 보여주던 쓸쓸한 웃음과 배려심 가득한 친절함, 그리고 꾸밈없는 천진함 같은 것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눈을 부라리면서 매일 으르렁거릴 뿐이었다. 유미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몸을 가지고 놀 뿐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오늘은 동아리의 정례회가 있는 날이엇다. 일년에 한번 하는 모임이었기 때문에 전원참가가 원칙이었다. 졸업생들도 참석해 은퇴하는 3학년의 인사도 받고, 새로운 임원을 뽑는 날이었다. 100명 가까운 인원이 망년회를 겸해서 모이는 대규모 행사였다. 지훈은 바로 그 모임을 빠지라고 했었다. 지금 하고 싶다는 것이 이유였다.
둘이서만 사전에 말도 없이 모임에 빠진다면 동아리 안에서 지훈과의 관계를 의심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우려한 유미가 머뭇거렸던 것이다. 화가 난 지훈은 그 대가로 희성의 집에서 하자는 것을 요구해 왔다.
“적당히 좀 하지? 아예 복도에서 박아줄까?”
소름이 돋는 것 같은 차가운 목소리였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유미도 아는 아줌마 하나가 쇼핑봉투를 든 채 흘깃거리며 지나가고 있었다.
“아.. 그것보단 여기서 발가벗기는 게 낫겠군. 너도 보여주는 거 좋아하잖아.. 그래 그게 좋겠는걸?”
당장이라도 옷을 벗길듯한 기세로 속삭였다. 스웨터 위로 가슴을 주물러대기 시작했다.
“아.. 알았어.. 그러니까.. 제발… 뭔가를 부순다던가 하면 안돼.. 응? 내가.. 내가 뭐든지 다 할 테니까.. 제발…””
“그렇지.. 처음부터 그렇게 말을 잘들으면 좋았잖아..”
문 앞에서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못견딘 유미가 열쇠를 꺼냈다. 지훈은 문이 열리자 마자 지훈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안으로 들어섰다. 제집처럼 들어가는 지훈의 뒤를 따라 유미도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 집 구조는 니네집이랑 똑 같군”
부엌에서 거실로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지훈은 방문을 하나씩 열어젖혔다. 돌아가신 부모님이 쓰던 방은 몇 개의 상자들만이 쌓여있는 채 비어있었다. 빈방은 처음부터 지훈의 관심 밖이었다. 그렇게 흙발로 이곳저곳을 헤집으며 다니는 지훈을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지훈이 드디어 희성의 방문을 열려고 하고 있었다.
“여기군.. 그자식 방이..”
말릴 틈도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기다려 보았지만 아무런 기척도 들려오지 않았다. 불안해진 유미가 안을 들여다 보자 지훈은 방 한가운데 서 있을 뿐이었다. 생화학 전문서가 쌓여진 책장, TV와 오디오 세트, 컴퓨터가 놓여진 책상, 그리고 세미더블 침대들이 유미가 정리해 둔 대로 그렇게 희성의 부재를 알리고 있었다. 지훈의 방과 크게 다를 것이 없는 소박한 구성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유미가 골랐던 밝은 색 쿠션이라던가 책상보가 지훈의 방에는 없는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잘 정리된 방안을 둘러보던 지훈이 천천히 책상으로 다가가 놓여져 있는 탁상액자를 들었다.
“이거군…”
중학교의 입학사진이었다. 어색한 교복을 입은 지훈이와 귀여운 모습의 유미, 그리고 두 사람의 부모님이 웃고 있는 사진이었다. 지훈은 사진을 뚫어저려 들여다 보고 있었다. 언젠가 지훈이 자신의 지난 이야기를 했던 때와 같은 표정이었다. 감정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투명한 무색무취의 표정이 얼굴에 드러나고 있었다.
“왜.. 그래?”
갑자기 보여지는 지훈의 지난날의 표정에 당황스러웠다. 유미의 말에 생각이라도 났다는 듯이 고개를 돌린 지훈이 액자를 책상위에 눕혀 놓았다.
“이제와서…”
혼자말을 하며 피식하고 웃었다.
“자.. 그럼.. 이리 좀 와봐”
눈꼬리가 올라간 포식자의 모습으로 되돌아 왔다. 입가에 엷은 웃음마저 띄우고 있었다.
“여기서 귀여워해주지.. 네 남자친구의 침대에서 말야”
그와 몇번이고 살을 맞대고,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원하며 편안함을 느끼던 그 침대에 지훈이 걸터 앉았다.
“여~ 희성이.. 오랜만이네? 미녀 여교수랑 둘만의 출장은 어땠어? 재미있었나?”
“선배.. 말도 마세요.. 장난 아니었다구요.. 아시잖아요. 김교수 성격.. 밤늦게까지 자료정리해야죠. 논문 수정해야죠.. 뺑이만 치다가 왔다니까요”
“뭐 그렇다고 해도.. 대단한데?”
대학원생 선배가 희성의 뒤쪽의 모니터를 들여다 보았다. 화면에 흐르고 있는 유전자 구조의 복잡한 퍼즐을 가리켰다.
“이런 거.. 나도 아직 어려운데.. 말이지.. 김교수가 칭찬할만 하네”
한숨 섞인 푸념이었다.
“저기.. 저.. 김교수한테 칭찬 받은 적 거의 없는데요?”
멋쩍게 말을 받았다.
“전에 말야.. 너 없을 때.. 칭찬이 대단하던걸? 재능이 있다고.. “
“또..놀리는 거죠.. 안속아요 안속아”
하지만 뿌듯했다. 자신이 선택한 길에서 존경하는 사람에게 인정받는 일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김교수는 아마 부려먹기 좋아서 그러는 걸 거에요”
쑥쓰러워져서 화면쪽으로 몸을 돌린 희성에게 대학원생이 화제를 바꾸었다.
“그런데 말야.. 너.. 요즘 그 자랑하던 여자친구랑은 어때? 바빠서 잘 못만나지?”
뭔가.. 떠보는 듯한 말투였다.
“확실히.. 전보다는 못만나죠.. 하지만 잘 지내요.. 문자도 매일 주고 받고, 어제도 만났는 걸요?”
키보드를 두드리며 대답했다.
“그래? 그럼 뭐.. 다행이고..”
“그런데,, 그건 왜…?”
“아..아냐.. 아무것도,. 신경쓰지마 너무 무리하지 말고”
선배는 그렇게 말을 마치고는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잘못 본건가…? 하지만 그 빨간 리본… 뭐 닮은 사람이었나?’ 라는 생각이 그 대학원생의 머리 속을 맴돌고 있었다.
“어때? 좋지? 똑바로 얘기해봐..”
“아..아냐… 안느껴..”
“그래? 그럼 이건 뭐야? 왜 이렇게..”
말과 함께 몸 아래에 누워있는 유미의 다리를 거칠게 벌리고 허리를 강하게 움직여 왔다.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질컥거리는 젖은 소리가 같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왜 이렇게 젖은 건데? 이 소리 들려?”
손목을 잡힌 채 팔을 벌리고 있었다. 십자가에 걸린 모습처럼 크게 벌린 쭉뻗은 유미의 팔다리 사이에서 지훈이 자지를 박아대고 있었다. 도망갈 수도 없었다. 지훈의 허리 놀림에 따라 벌려진 다리가 흔들리고 있었다. 침대마저 삐걱대며 박자를 맞추고 있었다.
“으음… 으흣.. 하아.. 아…아냐.. 읏..”
‘느껴서는 안돼.. 좋을리가.. 없잖아…’ 라는 마음과는 달리 민감한 몸은 어느새 끓어넘치기 시작한 쾌감의 소용돌이 안으로 서서히 다가기 시작했다. 빨려들지 않으려 그렇게 자신에게 최면을 걸며 거친 숨을 내쉬며 필사적으로 참아내고 있는 유미를 내려다 보며 지훈은 언제나처럼 그 거센 파도 속으로 유미를 밀어넣고 있었다.
“아흐흑.. 하아.. 하아…아아아”
조금씩 몸이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신음소리를 억누르며 인형처럼 누워있는 유미의 육체가 점차 달아올라 느끼기 시작하는 순간 허리놀림을 멈추었다.
“어때? 아직인가? 좋으면 좋디고 말을 해야지”
“아.. 아냐.. 그런 거..”
유미가 고개를 흔들자 마자 또 다시 강하게 밀어붙였다.
“하흑.. 하응.. 하아.. 아아~ 아으으음”
느끼면 안되는데.. 지훈에 의해서 개화된 육체가 거부하는 의사와는 관계없이 솔직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몇번이고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깨우치게 된 쾌락의 예감이 머리속에서 이성을 조금씩 먹어들어오기 시작했다.
“이거봐 이거봐… 그 자식 침대에 다 흘리겠는데? 음란한 년 같으니라고”
“아흑.. 하음.. 아아.. 아앙.. 마..말하지 마..”
“그렇게 질질 싸면서 아닌척 하기는..개보지 같은 년”
“너..너무해..아음.. 하아.. 너무해…”
이렇게 강제로 당하는데.. 어째서.. 몸이.. 몸의 깊은 곳에서부터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올라오는 것만 같았다. 계속해서 애를 태우던 지훈이 그녀의 반응을 확인하고는 강하게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남자친구 방에 다른 남자 끌어들여서 뭘 그렇게 헐떡대는 거야? 너 변태야?”
“그..아흑.. 그건… 네가.. 하으음.. 그렇게.. 하.. 하아… 으응”
끊어질 듯 끊어질 듯 한 목소리로 간신히 부정을 해보지만 몸은 서서히 쾌감을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었다. 밀려드는 쾌감이 몸과 마음을 산산히 부서트리고 있었다.
“어떤 년이든 다 똑같아.. 자지 맛만 보면.. 다 이지랄이니까”
“아..아냐.. 그런 거.. 아음.. 하악.. 아니야..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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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 안돼… 그럴 수는 없어…”
“시끄러.. 어서 열지 못해? 열쇠 있을 거 아냐”
지훈이 쾅쾅 소리를 내면서 현관문을 발로 차기 시작했다.
“그만해.. 너무하잖아..”
유미는 지훈의 가죽점퍼를 잡고 매달렸다. 희성의 집 앞에서 두 사람이 옥신각신하고 있었다. 지훈은 유미의 팔을 뿌리치고는 유미의 어깨를 끌어당겨 품에 앉았다.
“뭐야? 또 반항하는 거야? 여기 왜 왔는지 잊어버렸나보지? 반항했기 때문에 온 거잖아”
지훈은 인상을 쓰며 으르렁거렸다.
“아..아냐.. 시키는대로 다 했잖아..”
유미는 지훈의 품 안에서 떨고 있었다.
“니가 할 수 있는 말은 ‘네’ 밖에 없어.. 그랬는데도 뭐야? 말대답 했었지?”
인정사정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다. 겨우 몇주전까자만 해도 보여주던 쓸쓸한 웃음과 배려심 가득한 친절함, 그리고 꾸밈없는 천진함 같은 것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눈을 부라리면서 매일 으르렁거릴 뿐이었다. 유미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몸을 가지고 놀 뿐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오늘은 동아리의 정례회가 있는 날이엇다. 일년에 한번 하는 모임이었기 때문에 전원참가가 원칙이었다. 졸업생들도 참석해 은퇴하는 3학년의 인사도 받고, 새로운 임원을 뽑는 날이었다. 100명 가까운 인원이 망년회를 겸해서 모이는 대규모 행사였다. 지훈은 바로 그 모임을 빠지라고 했었다. 지금 하고 싶다는 것이 이유였다.
둘이서만 사전에 말도 없이 모임에 빠진다면 동아리 안에서 지훈과의 관계를 의심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우려한 유미가 머뭇거렸던 것이다. 화가 난 지훈은 그 대가로 희성의 집에서 하자는 것을 요구해 왔다.
“적당히 좀 하지? 아예 복도에서 박아줄까?”
소름이 돋는 것 같은 차가운 목소리였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유미도 아는 아줌마 하나가 쇼핑봉투를 든 채 흘깃거리며 지나가고 있었다.
“아.. 그것보단 여기서 발가벗기는 게 낫겠군. 너도 보여주는 거 좋아하잖아.. 그래 그게 좋겠는걸?”
당장이라도 옷을 벗길듯한 기세로 속삭였다. 스웨터 위로 가슴을 주물러대기 시작했다.
“아.. 알았어.. 그러니까.. 제발… 뭔가를 부순다던가 하면 안돼.. 응? 내가.. 내가 뭐든지 다 할 테니까.. 제발…””
“그렇지.. 처음부터 그렇게 말을 잘들으면 좋았잖아..”
문 앞에서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못견딘 유미가 열쇠를 꺼냈다. 지훈은 문이 열리자 마자 지훈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안으로 들어섰다. 제집처럼 들어가는 지훈의 뒤를 따라 유미도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 집 구조는 니네집이랑 똑 같군”
부엌에서 거실로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지훈은 방문을 하나씩 열어젖혔다. 돌아가신 부모님이 쓰던 방은 몇 개의 상자들만이 쌓여있는 채 비어있었다. 빈방은 처음부터 지훈의 관심 밖이었다. 그렇게 흙발로 이곳저곳을 헤집으며 다니는 지훈을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지훈이 드디어 희성의 방문을 열려고 하고 있었다.
“여기군.. 그자식 방이..”
말릴 틈도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기다려 보았지만 아무런 기척도 들려오지 않았다. 불안해진 유미가 안을 들여다 보자 지훈은 방 한가운데 서 있을 뿐이었다. 생화학 전문서가 쌓여진 책장, TV와 오디오 세트, 컴퓨터가 놓여진 책상, 그리고 세미더블 침대들이 유미가 정리해 둔 대로 그렇게 희성의 부재를 알리고 있었다. 지훈의 방과 크게 다를 것이 없는 소박한 구성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유미가 골랐던 밝은 색 쿠션이라던가 책상보가 지훈의 방에는 없는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잘 정리된 방안을 둘러보던 지훈이 천천히 책상으로 다가가 놓여져 있는 탁상액자를 들었다.
“이거군…”
중학교의 입학사진이었다. 어색한 교복을 입은 지훈이와 귀여운 모습의 유미, 그리고 두 사람의 부모님이 웃고 있는 사진이었다. 지훈은 사진을 뚫어저려 들여다 보고 있었다. 언젠가 지훈이 자신의 지난 이야기를 했던 때와 같은 표정이었다. 감정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투명한 무색무취의 표정이 얼굴에 드러나고 있었다.
“왜.. 그래?”
갑자기 보여지는 지훈의 지난날의 표정에 당황스러웠다. 유미의 말에 생각이라도 났다는 듯이 고개를 돌린 지훈이 액자를 책상위에 눕혀 놓았다.
“이제와서…”
혼자말을 하며 피식하고 웃었다.
“자.. 그럼.. 이리 좀 와봐”
눈꼬리가 올라간 포식자의 모습으로 되돌아 왔다. 입가에 엷은 웃음마저 띄우고 있었다.
“여기서 귀여워해주지.. 네 남자친구의 침대에서 말야”
그와 몇번이고 살을 맞대고,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원하며 편안함을 느끼던 그 침대에 지훈이 걸터 앉았다.
“여~ 희성이.. 오랜만이네? 미녀 여교수랑 둘만의 출장은 어땠어? 재미있었나?”
“선배.. 말도 마세요.. 장난 아니었다구요.. 아시잖아요. 김교수 성격.. 밤늦게까지 자료정리해야죠. 논문 수정해야죠.. 뺑이만 치다가 왔다니까요”
“뭐 그렇다고 해도.. 대단한데?”
대학원생 선배가 희성의 뒤쪽의 모니터를 들여다 보았다. 화면에 흐르고 있는 유전자 구조의 복잡한 퍼즐을 가리켰다.
“이런 거.. 나도 아직 어려운데.. 말이지.. 김교수가 칭찬할만 하네”
한숨 섞인 푸념이었다.
“저기.. 저.. 김교수한테 칭찬 받은 적 거의 없는데요?”
멋쩍게 말을 받았다.
“전에 말야.. 너 없을 때.. 칭찬이 대단하던걸? 재능이 있다고.. “
“또..놀리는 거죠.. 안속아요 안속아”
하지만 뿌듯했다. 자신이 선택한 길에서 존경하는 사람에게 인정받는 일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김교수는 아마 부려먹기 좋아서 그러는 걸 거에요”
쑥쓰러워져서 화면쪽으로 몸을 돌린 희성에게 대학원생이 화제를 바꾸었다.
“그런데 말야.. 너.. 요즘 그 자랑하던 여자친구랑은 어때? 바빠서 잘 못만나지?”
뭔가.. 떠보는 듯한 말투였다.
“확실히.. 전보다는 못만나죠.. 하지만 잘 지내요.. 문자도 매일 주고 받고, 어제도 만났는 걸요?”
키보드를 두드리며 대답했다.
“그래? 그럼 뭐.. 다행이고..”
“그런데,, 그건 왜…?”
“아..아냐.. 아무것도,. 신경쓰지마 너무 무리하지 말고”
선배는 그렇게 말을 마치고는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잘못 본건가…? 하지만 그 빨간 리본… 뭐 닮은 사람이었나?’ 라는 생각이 그 대학원생의 머리 속을 맴돌고 있었다.
“어때? 좋지? 똑바로 얘기해봐..”
“아..아냐… 안느껴..”
“그래? 그럼 이건 뭐야? 왜 이렇게..”
말과 함께 몸 아래에 누워있는 유미의 다리를 거칠게 벌리고 허리를 강하게 움직여 왔다.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질컥거리는 젖은 소리가 같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왜 이렇게 젖은 건데? 이 소리 들려?”
손목을 잡힌 채 팔을 벌리고 있었다. 십자가에 걸린 모습처럼 크게 벌린 쭉뻗은 유미의 팔다리 사이에서 지훈이 자지를 박아대고 있었다. 도망갈 수도 없었다. 지훈의 허리 놀림에 따라 벌려진 다리가 흔들리고 있었다. 침대마저 삐걱대며 박자를 맞추고 있었다.
“으음… 으흣.. 하아.. 아…아냐.. 읏..”
‘느껴서는 안돼.. 좋을리가.. 없잖아…’ 라는 마음과는 달리 민감한 몸은 어느새 끓어넘치기 시작한 쾌감의 소용돌이 안으로 서서히 다가기 시작했다. 빨려들지 않으려 그렇게 자신에게 최면을 걸며 거친 숨을 내쉬며 필사적으로 참아내고 있는 유미를 내려다 보며 지훈은 언제나처럼 그 거센 파도 속으로 유미를 밀어넣고 있었다.
“아흐흑.. 하아.. 하아…아아아”
조금씩 몸이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신음소리를 억누르며 인형처럼 누워있는 유미의 육체가 점차 달아올라 느끼기 시작하는 순간 허리놀림을 멈추었다.
“어때? 아직인가? 좋으면 좋디고 말을 해야지”
“아.. 아냐.. 그런 거..”
유미가 고개를 흔들자 마자 또 다시 강하게 밀어붙였다.
“하흑.. 하응.. 하아.. 아아~ 아으으음”
느끼면 안되는데.. 지훈에 의해서 개화된 육체가 거부하는 의사와는 관계없이 솔직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몇번이고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깨우치게 된 쾌락의 예감이 머리속에서 이성을 조금씩 먹어들어오기 시작했다.
“이거봐 이거봐… 그 자식 침대에 다 흘리겠는데? 음란한 년 같으니라고”
“아흑.. 하음.. 아아.. 아앙.. 마..말하지 마..”
“그렇게 질질 싸면서 아닌척 하기는..개보지 같은 년”
“너..너무해..아음.. 하아.. 너무해…”
이렇게 강제로 당하는데.. 어째서.. 몸이.. 몸의 깊은 곳에서부터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올라오는 것만 같았다. 계속해서 애를 태우던 지훈이 그녀의 반응을 확인하고는 강하게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남자친구 방에 다른 남자 끌어들여서 뭘 그렇게 헐떡대는 거야? 너 변태야?”
“그..아흑.. 그건… 네가.. 하으음.. 그렇게.. 하.. 하아… 으응”
끊어질 듯 끊어질 듯 한 목소리로 간신히 부정을 해보지만 몸은 서서히 쾌감을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었다. 밀려드는 쾌감이 몸과 마음을 산산히 부서트리고 있었다.
“어떤 년이든 다 똑같아.. 자지 맛만 보면.. 다 이지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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