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말 - 4부3장(1)❤️

제3화






듣고 싶지 않은 말만 선명하게 들려오는 것은 무슨 이유였을까… 그 때는 언제나 무신경하기만 했던 어른들이 짜증스럽기만 했었다.




“쟤라구요.. 쟤”




“아.. 그 비행기 사고로 부모님이 모두 죽었다는 애 말이죠? 불쌍해라..”




“그게요.. 사실 우리끼리만 얘긴데.. 쟤를 버리고 도망가려고 하다가 그랬다지 뭐에요”




하늘엔 아직 여름의 잔재가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몹시 무더운 어느 날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지나가려고 할 때 몇번인가 마주친 적이 있던 주부들이 쑥덕거리고 있는 소리가 들려왔었다. 희성이에게도 충분히 들릴만큼 큰 소리였지만 희성은 얼굴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강하다고 하기 보다 마음을 닫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무엇인가 중요한 감정 하나를 상실해 버린 것 같은 그런 표정이었다. 주위의 모든 것들에 대해 마음을 닫고 있는 것 같은 표정. 자신도 그렇게 닫힌 문 바깥쪽에 있는 것만 같았다. 그 사고가 있기 전까지만 해도 희성이한테 이렇게 소외감을 느껴 본 적은 단 한도 없었다.




“저렇게 어린 아이를 버리다니.. 정말 너무하네..”




“그러니까 천벌을 받은 거 아니겠어요?”




“어? 희성아.. 있잖아.. 저기..”




무책임한 험담들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었다.




“… 왜?”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였다. 희성은 앞을 바라본 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기는 했지만 사람들을 좋아하던, 잘 웃던 희성이는 지금까지 이런 표정을 보여준 적은 한번도 없었다.




“오.. 오늘 숙제 말인데.. 모르는 데가 있는데 이따 좀 가르쳐 줬으면 해서…”




“그래…”




우리가 중학교 2학년이던 여름이었다. 한달 정도 전에 비행기 사고가 있었었다. 단 한명도 살아남지 못했던 그 사고에 희성의 부모님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어쩐 이유에서인지 가명으로 티켓팅을 했던 덕분에 신원을 알기까지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다고 했다. 장례식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 소식을 모르고 있던 부동산으로부터 연락이 있었다. 희성이 집이 매물로 나와 있었고, 사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 였다. 보험회사로부터, 또는 이사업체로부터도, 어딘지 모를 지방의 부동산으로부터의 연락이 있었다. 그 연락들을 이상하게 여긴 소문이 눈깜짝할 사이에 퍼져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아이를 버리고 도망을 가다가 사고를 당했다’는 내용의 추문…




희성은 그 어떤 추문에도 단 한번도 힘들어 보이는 얼굴을 하지 않았다. 그저 무표정으로 마음의 문을 닫아 걸고만 있었던 것이다. 모든 것을 거부하는 것으로 자신을 지키려고 하는 것처럼… . 하지만 그런 그의 모습이 오히려 가슴 아팠다.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오직 혼자힘으로 있는 힘을 다해 슬픔을 견뎌내려고 하는 것처럼 보여 가슴이 아팠다. 아무런 힘이 되어 주지 못하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유미는 그 때부터 희성을 좋아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조금 이따 집으로 갈게”




“유미야.. 지금.. 들렀다 갈래?”




아파트 복도에서 희성이 갑자기 이야기를 꺼냈다.




“아이스크림도 2개 있었던 거 같던데…”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




“다녀왔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아무도 없는, 이제는 더 이상 그 누구도 맞이해 주지 않는 어두컴컴한 집으로 들어서며 인사를 하는 희성의 모습에 다시 한번 가슴이 아팠다.




“희성아.. 희성이 거.. 그거 한입만 줘봐. 내 것도 한입 줄게”




“그래”




“앗 차가워~ 그런데 이거 맛있다… 뭐야.. 맛이 여러가지인데? 신기하다.. 이거 어디서 팔아? 생각보다 맛있네..”




“…고마워 유미야”




“응? 뭐? 왜그래.. 갑자기.. 깜짝 놀랐잖아”




테이블 위에서 고개를 숙인채 희성이 불쑥 그런 말을 꺼냈다. 그런 희성의 모습이 마치 자신에게 상관말라는 듯이 보여서.. 마치 자신을 거부하고 있는 듯이 보여서 또 가슴이 아파 왔다.




“뭐… 뭐야…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해.. 내가 뭘 한 게 있다고…”




“오늘 숙제.. 없었잖아…”






“…희성이는 부모님한테 버림 받은 거라고.. 어른들은 말했었어. 그렇지 않다고.. 아저씨 아주머니가 그럴 리가 없다고.. 나는 그렇게 믿었었기에 내가 아무리 그렇다고 말을 해도..”




“아까부터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야?”




지훈은 유미의 말을 끊으며 테이블 위에 잔을 내려 놓았다. 테이블 건너편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유미는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매일매일이.. 너무 힘들었을텐데… 하지만 난 아무 것도 해주지 못했어. 힘이 되어주지도 못했고… 그랬는데.. 그래.. 그날 밤에.. 그날 밤에 우린 약속 했었어.. 어째서.. 그 중요한 약속을 지금까지 잊고 있었을까…”




“그러니까 무슨 말을 하는 거냐고!”




지훈의 목소리에서 짜증이 묻어나왔다. 유미에게 희성과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서 얘기한 적이 없었다. 가녀린 손목에 칼을 대고 당장이라도 그어버릴 것 같던 유미를 데리고 나와 차갑게 식어버린 몸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하려고 담요를 덮어주고 스토브를 켜고난 뒤였다. 멍하게 있던 유미에게 아무리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었다. 그렇게 한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 느닷없이 유미가 희성의 부모님이 사고를 당했을 때를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지훈이와 희성의 관계를 알지도 못한채.. 유미가 그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우리 엄마랑 아빠는 그 때도 출장이 잦았거든… 그래서 난 언제나 혼자였어. 그런 나한테 친절하게 대해 줬던 사람이 초등학교 2학년 때, 옆집으로 이사온 희성이네 부모님이셨어. 어쩐지 다른 이웃들은 피하는 것 같아 보였는데.. 나한테만은 친자식처럼 대해주셨어.. 귀워해 주셨고… 그랬는데 그 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시고 말았지… 정말 슬펐어.. 하지만 그 보다도 이제 혼자가 되어버린 희성이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게 더 슬펐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거든… 우리 엄마랑 아빠는 집에는 잘 안계셨지만 돌아가신 게 아니잖아.. 만날 수 있잖아.. 하지만 희성이네 부모님은… 이제 두번 다시… 희성이에게 뭐라고 말을 해야 좋을지 조차 몰랐어. 아주 힘들어 보이는데.. 힘들어서 죽을 것 같이 슬퍼 보였는데…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거든.. 힘이 되어주지도 못하고.. 마치 희성이는 나 같은 건 필요 없어 하는 것처럼만 생각되어서…”




“헛소리 집어치워! 그 자식이 버려졌다고? 잘 들어.. 그 자식보다 내가 훨신 더.. 힘들었다고.. 알기나 해?”




‘그 자식은 저 혼자만 그렇게 잘만 살아왔던 거라고.. 버려진 건.. 나였단 말이다… 내가 훨씬 더 힘들게 살아왔단 말이다..’라며 감정을 있는대로 드러낸 지훈의 말에 유미는 전혀 놀라지도 않았다. 마치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 했다.




“왜 그 중요한 걸 잊고 있었을까… 왜 희성이는 강하다고… 아주 강한 사람이라.. 슬픈 일도 혼자 헤쳐갈 수 있을 거라고… 자신의 미래, 자신의 가야 할 길도 혼자서 찾을 수 있을 거라고만…생각했을까… 그게 아닌데… 알고 있었는데… 내 멋대로 희성이는 강하다고만 생각했을까… 희성이는 내 옆에 그렇게.. 언제나 그렇게 있어줬는데… 왜 난 희성이는 강하다고만…. 언제나 기대야만 하는 사람으로 생각했던 거지? 나만 외로운 척 하고.. 너무 힘들었어… 난 희성이 없으면 안되는데… 희성이는 내가 없어도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서… 그런 생각이 들어서 힘들어서 견딜 수 없었어… 언젠가 내가 희성이게 필요없는 날이 올까봐… 어쩌면 벌써 그렇게 되어버린 줄 알고… 힘들었어.. 무서웠어…”




유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서 지훈은 더욱 더 당황스러웠다.




“지훈아.. 그게… 그렇게도 나쁜 일이었니?”




“무,,, 무슨 소리야?”




“지훈이가 그랬잖아.. 그런 내가 필요하다고.. 내가 함께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내게 기대고 싶다고… 그게 좋았어. 그런 얘기 들은 거 처음인 것 같았으니까.. 그래서… 그래서 힘이 되어 주고 싶다고 생각했었어… 지훈이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다고… 나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다고.. 그렇게 생각했었어.. 희성이가 아니라.. 지훈이에게… 가르쳐 줘… 그게… 그렇게도 나쁜 일이었을까? 다들… 그렇게 말할 정도로… 이런일을 당해야 할 정도로…”




“……”




“대답해봐.. 왜.. 도대체 왜.. 왜… 이런 짓을… 한 거야?”




대답할 수 없었다. 지훈은 아무말도 하지 못한채 유미의 무릎 위로 손을 뻗었다.




“그. 그만해.. 만지지 마!”




흠칫 몸을 떨고는 무릎 위에 올려져 있는 유미의 차가운 손을 잡으려고 하는 지훈의 손을 뿌리쳐 버렸다. 몸을 뒤로 빼면서 올려다 보고 있는 유미의 눈망울엔 눈물이 잔뜩 고여 있었다.




“… 이렇게 되고 나서야… 간신히 생각났어.. 전부… 전부 다 생각 났어.. 이제 겨우 알 것같아.. 필요하거나 필요해지거나 하는 거…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는 일이란 걸…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란 걸… 희성이는 나를 그동안… 계속… 계속…. 나.. 바보였어.. 이렇게 될 때까지 모르고 있었다니… 잊어버리고 있었다니… 난.. 정말 바보였어… 이제와서 알았다고 해서… 이미 늦어버렸는데… 모두… 내가 잘못한 거야…”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똑바로 좀 얘기해봐”




지훈이 다가올수록 유미는 뒷걸음질쳤다. 두 사람의 간격은 좁혀지질 않았다.




“용서 받아야 해… 용서 받으려면… 그러려면…난.. 더 이상 그 때로 돌아갈 수는 없다면… 이제 난 …차라리… 그러니까 방해하지 마”




목소리를 떨고 있는 ���미의, 지훈을 바라보고 있는 유미의 눈은 더 이상 말려도 소용없다고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너무나도 분명하게 죽음의 뜻을 말하고 있었다.




“그렇게도 그 자식을 못잊겠다는 건가?”




“잊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끓어오르는 감정처럼 눈물도 그렇게 쏟아지고 있었다. 야윈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째서? 왜? 왜 그런 자식을…”




“몰라… 나도 몰라.. 하지만 어쩔 수 없어! 사랑하니까”




“어째서 그런 쓰레기 같은 자식이 좋은데? 그 병신 새끼의 어디가 그렇게 좋다는 거지? 어디가? 도대체 어디가?”




“이유 같은 건 필요 없어! 누군가를 사랑하는데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잖아! 설명 같은 거 할 수 없는 거잖아… 희성이를 사랑하는 이유 같은 건 몰라.. 하지만 사랑해.. 나도 어쩔 수 없을 만큼 사랑한단 말야!”




젠장.. 지훈은 입술을 깨물었다. 어째서 항상 그 자식이란 말인가… 왜 자신이 아니라… 화가 치밀어 올랐다. 치밀어 오르는 짜증스러움에 잔뜩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욕설을 내 뱉는 지훈이와 눈이 마주친 순간 유미의 몸에서 공포가 되살아 났다. 자신을 유린할 때마다 떠올리던 그 일그러진 미소가 지훈의 얼굴에 떠 올라 있었기 때문이었다. 뱀 앞에 서 있는 개구리처럼 자신의 결심과는 관계없이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 치욕스럽던 기억이 선명하게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싫었다. 더 이상 그런 꼴을 당하기 싫었다. 또 그런 치욕스러운 일을 당하느니.. 차라리 지금 이자리에서…




“그 자식을 사랑한다고? 그 병신새끼를 네 스스로 버렸던 걸 잊어버렸나보지? 이제 와서 뭐가 어쩌고 어째? 너한테는 이제 나 밖에 없다는 걸 몰라?”




지훈이 서서히 다가왔다. 떨고 있는 유미는 더 이상 꼼짝도 하질 못했다. 광기에 휩싸인 듯한 눈동자와 말투, 태도와는 달리 어딘지 모를 슬픔이 베어 있다는 걸 유미는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딴 자식.. 네 안에서 전부 몰아내 주지.. 네가 누구 것인지 생각나게 해줄게”




“시.. 싫어!”




덮치려고 하는 지훈을 향해서 유미는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던 커피잔을 힘껏 내던졌다. 머리부터 커피를 뒤집어 쓴 지훈이 잠시 틈을 보인 사이에 잠옷차람의 유미가 밖으로 뛰쳐 나갔다. 얼어붙을 것 같은 심야. 아파트의 낡은 계단을 맨발로 구르듯이 뛰어 내려가고 있었다.




“기다리지 못해? 거기 서란 말야!”




날카로운 외침에 뒤를 돌아보자 계단 위에 지훈이 외등을 등지고 서 있었다. 그림자가 드리워진 탓에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 도망쳐야만 했다. 더 이상 이 곳에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 유미는 또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피부를 찌르는 듯한 겨울바람도 맨발에서 느껴지는 아픔도 느껴지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멀리.. 좀 더 멀리…




“꺄아악!”




모퉁이를 돌아서려고 할 때였다. 갑자기 나타난 검정색 자동차가 유미의 앞을 가로막듯이 멈춰서고 말았다.




“……응?”




조수석 쪽의 창문이 내려지며 한눈에도 그쪽 사람인 것 처럼 보이는 험상궂은 인상의 남자가 얼굴을 내 밀었다. 남자의 머리는 온통 백발이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 채 떨고만 있는 유미에게 남자가 몇번인가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유미의 눈에는 쫓아오고 있는 지훈이 바로 코 앞까지 다가온 것을 보고 남자의 손짓에 따라 자동차의 뒷자리로 뛰어들었다. 문이 닫히는 것과 동시에 자동차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멍한 표정으로 길가에 서 있는 지훈의 모습이 저만치로 멀어지고 있었다.




“…저기..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이제.. 괜찮아요..”




“지.. 지혜?”




바로 옆자리에 입가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는 지혜가 그렇게 말하며 웃고 있었다.




“이제 다 괜찮아 질 거에요”




지혜는 그말만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혜는 좀처럼 유미와 시선을 마주하려고 하지 못했다. 그저 창밖으로 흘러가는 가로등만을 그렇게 바라보고만 있었다.






보통 때라면 24시간을 쉬지않고 가동하고 있던 계산기도 연말을 맞아 전원이 내려져 있었다. 이 방의 배경음이 되던 낮은 가동음도 없어 심야의 연구실은 적막에 휩싸여 있었다. 교수실의 쇼파에 유미를 앉힌 검은 정장의 남자는 입구쪽으로 가 마치 경비를 서는 것 처럼 문을 지키고 섰다. 지혜는 지영이 책장에서 커피를 꺼내 탄 후 한잔은 그 남자에게 건네고 나머지 한잔은 유미 앞에 가만히 내려 놓았다. 유미는 어색한 듯이 쇼파에 앉아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이고만 있었다. 지혜는 연구실에 들어올 때 쭈뼛거리던 유미의 모습을 떠 올렸다. 옛날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드나들던 이 장소도 이제는 그렇게 어색한 장소가 되어버린 모양이었다.




유미는 마치 숨조차 쉬지 않고 있는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 조용한 연구실 안에 시간만이 흘러가고 있을 뿐이었다. 험상궂은 인상에 체격 좋은 남자도 팔짱을 낀 채 아무 말 없이 방 한켠에 그렇게 서 있을 뿐이었다.




지혜는 결심한 듯이 식어버린 커피를 단숨에 마셔버리고는 테이블을 마주하고 유미를 바라보았다. 커피가 찢어진 입술에 베어들어 쓰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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