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담

고속버스 그후 - 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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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글뱅글 돌아가는 싸이키 조명과 쿵쾅쿵광 진동하는 앰프소리가 주변 곳곳을 파고 스며든다. 앞에 앉아 술을 마시는 후배와 그 옆에서 안주를 챙겨주는 낯모를 그녀에게도 이 빛과 소리는 술로 데워진 몸을 하염없이 풀어 헤치며 흥분하게 만들고 있음에 틀림없다.



학사장교로 군에 들어가 소식이 끊겼던 후배놈이, 제대 후 취업했다고 연락 온 건 어제, 그놈이 우연이든 아님 운명의 장난이든 이태 전까지 내가 다니던 회사에 취업해 벌써 세 달째 다니고 있다고 한다.



말했다시피 난, 모 그룹이 지배구조개편을 위해 삼등분으로 산산조각 날 때, 일찌감치 짐을 쌌고 운 좋게 시간과 연봉이 업그레이드 된 현재 직장으로 옮겨 오게 됐다



아무튼 후배놈과 오늘 8시쯤 역삼동에서 만나기로 했고 약속 시간보다 내가 좀 늦게 나가는 바람에 후배는 벌써 저녁을 하고 바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해서 난 빈속에 폭탄주를 마시게 되었고, 많은 시간이 흐르지 않아 기분 좋게 취해 버렸다.



그럴즈음 후배도 쌩글쌩글 웃으면서 내게 나이트에 가자고 했고 나도 “네가 아는 곳에 가자”고 했다.



그래서 앉은 자리가 여기~, 후배놈은 달짝지근한 몸과 출처를 알 수 없는 흥분에 휩싸인 체 나보다 두세살이나 많아 보이고 자기보다 여섯, 일곱 살이나 많음 직한 미시와 허릴 두른 채 얘길 나누고 있었다. 그러기를 20분쯤 지났을까??



검은색 블라우스와 타이트한 청바지를 입고 짧게 자른 머리가 하얀 얼굴에 어울리는 그녀가 후배 옆자리에 앉은 미시에게 다가와 얘길 나누고 사라진다.



자연스레 내 눈은 그녈 놓치지 않으려 했고 그녀가 우리 자리와 그리 멀지 않은 테이블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녀는 조금은 마른 듯 한 몸매에 165정도의 보기 좋을 만큼의 키에 언뜻 보기에도 상당한 미인형에 속하는 것 같았다.



난 맞은편에 있는 미시에게 누구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미시는 “관심 있어요? 제 친구예요” 하는 것이다.



난 일어나 그녀가 있는 테이블로 가서 내 소갤 하고 친구가 우리 자리에 있으니 함께 가자고 했다. 그녀는 “조금 있으면 집에 가야 해요”하는 것이다. 나는 “그럼 댁에 가기 전까지 만이라도 함께 하시죠”하고 손을 내 밀었다.



손이 차갑다. 그녀의 손은 아직 냉정하다. 그렇게 그녀의 손을 잡고 함께 우리 자리로 돌아와 그녀를 안쪽에 앉혔다. 앞에 있는 미시와 후배가 우릴 보고 한잔 할 것을 권했다. 처음으로 그 미시가 마음에 든 행동을 한다. 어떻게 친구가 이렇게 틀릴 수가 있을까? 좀 심한 표현인지 모르지만 공주와 시녀같다.



그 시녀가 우리에게 말한다. “오빠들~, 우린 유부녀야! 그리구 이젠 가봐야 돼!” 후배가 말한다. “몇살이야?” 시녀는 자기는 26에 결혼했고 애가 둘이며 내 옆에 있는 공주는 24에 결혼해서 초등학교 다니는 애가 하나 있는 나와 동갑인 서른넷의 아줌마라고 했다.



그리고 이젠 집에 가봐야 하니 그만 일어나야 되겠다고 한다. 그 순간 난, 마지막으로 한잔만 더 하자고 하며 옆에 앉아 있는 그녀에게 전화번홀 달라고 했다.

“전번 주면 연락하실 거예요? ” 그녀가 말했다.

“네”

“000-0000-0000이예요.”

“이름은?”

“혜영이요”



시녀가 일어나고 그녀가 일어서더니 황급히 나가버린다. 마치 12시전에 돌아가야 하는 백설공주와 호박마차처럼....



“형! 우리도 나가죠?”

연락처를 받았다는 흥분으로 멍~하니 그녀들이 나가는 입구를 보고 있을 때 후배가 말한다.

“그래. 가자”







월요일이 되어 동료들과 회사 근처 새로 생긴 보쌈집에서 점심을 먹고 테이크아웃 커피 한잔 마실 때 그녀에게 핸드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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