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무원, 연인, 여자 - 3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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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미는 일상적인 자연스러운 태도로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거실에 불이 환히 켜져있고, 아버지가 소파에 홀로 앉아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혜미는 말 없이 조용히 가방을 들고 칵트를 끌지 않고 손에 들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섰다.
아버지가 고개를 돌려 혜미가 들어오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홀로 양주를 들이키고 있었다.
평소에 즐기는 양주병이 탁자에 놓여있고, 잔을 손에 쥐고 들다가 도로 내려놓고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혜미가 짐짓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드렸다.
“…………………”
“여태 안 주무셨어요?”
혜미가 다시 말을 건넨다.
“………………………”
아버지가 말 없이 앉아서 혜미를 바라보고 있었다.
표정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
그냥 담담한 시선으로 얼굴에 아무 표정도 드러내지 않고 혜미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혜미는 짧은 침묵의 시간이 어색하고 길게만 느껴졌다.
성욱과의 일을 알고 계실까….궁금했다.
이대로 조금만…
조금만 더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웬지 웬지....
억지로 끌어낸 용기를 잃을 것만 같다.
간신히 끌어낸 용기를...잃어버릴 것만 같다.....
“늦었구나…”
아버지가 무겁게 입을 열고 나직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한마디를 슬며시 토해냈다.
혜미는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이 선뜻 머리를 스쳤다.
“네, 늦게 도착해서 동료들이랑 같이 저녁 먹었어요….”
“그래….”
아버지가 고개를 돌리고선 다시 잔을 들어올려 단숨에 술을 들이켰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혜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많이 피곤하겠다…올라가서 일찍 쉬는게 좋겠다.”
목소리에 별다른 감정이 섞여있지 않았다.
그냥 무미건조하게 내뱉을 뿐이었다.
혜미는 아버지의 반응이 뜻밖이라고 여겼다.
잔뜩 긴장하던 마음에 가까스로 용기를 내어 뭔가를 각오한 듯이 그렇게 집에 들어섰지만,
아버지의 뜻밖의 반응에 오히려 다시 새로운 느낌의 긴장감이 슬며시 피어오른다.
하지만….결국 잘된 일이 아닌가.
우물쭈물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네, 그럴께요…”
혜미가 몸을 2층의 자신의 방 쪽으로 향한다.
실내의 계단을 오르려다 문득 아버지를 돌아보며 한마디 말을 건넸다.
“일찍 쉬세요, 많이 드시진 마시고요.”
성태는 아무 말도 없이 다시 술을 한잔 따뤄서 단숨에 들이키고 있었다.
술을 너무 급하게 드신다…는 생각을 하면서 혜미가 몸을 움직였다.
혜미는 자신의 방으로 올라가 방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섰다.
“찰칵!”
문이 닫히는 소리가 혜미에게 유난히 또렷하게 느껴졌다.
방문을 걸어잠그지 않았다.
지금보다 어린 시절, 한 때는 반드시 방문을 걸어잠그곤 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방문을 걸어 잠궈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부터는
방문을 걸어 잠근 적이 없었다.
더구나 성욱과의 교제가 시작되고부터 아버지는 예전과 달리 혜미를 거의
건드리지도 않았다.
자신의 뜻에 순순히 따르고 있는 딸에 대한 조그마한 배려였을까….
“…………….휴우~!!!”
갑자기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쉰다…
무릎에 순간적으로 힘이 쭈욱~빠짐을 느끼며 혜미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머릿 속이 텅 빈 듯 한 것이 뭔가…제대로 현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잠시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앉아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몸을 일으켰다.
폰을 꺼내들고는 빠른 손가락 놀림으로 문자를 쳐 나갔다.
“저 잘 들어왔어요, 오늘 고마웠어요. 일찍 쉬세요^^”
재성에게 보내는 문자였다.
뭔가 머리 속에서 복잡한 생각을 떠올리면서 문자를 치고 있는 듯 했지만,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정확한 형체가 떠오르진 않았다.
재성의 목소리를 들어볼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많이 피곤할거야…내일도 일찍 나가야 할텐데….”
…..라는 배려심에서 재성의 목소리를 들어볼까 하는 생각을 이내 포기했다.
아무려면 어떤가….
어쨋든….어쨌든…또 잠시동안 시간을 벌었잖아.
그래도 오늘 밤만이라도 편안히 쉴 수는 있겠다….
갑자기 입고있는 유니폼의 무게가 무겁게만 느껴지며,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어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샤워하고 푹 자고 싶다는
기본적이고 단순한 욕구가 강하게 밀려왔다.
“피곤하다….”
혜미가 중얼거리면서 유니폼의 단추를 끌르기 시작했다.
샤워를 마치고 나자, 몸이 한결 편안해짐을 느꼈다.
폰의 빛이 반짝이고 있다.
오빠에게서 답신이 왔구나….
“꿈 속에서는 만나도 피곤해 하지 않겠지?^^”
재성의 답신을 읽으면서, 혜미는 잔잔한 미소를 입가에 띄웠다.
“아무 생각말고 그냥 푹 자자….”
혜미는 불을 끄고 침대에 쓰러지듯 자신의 몸을 내맡겼다.
그리고….
이내 쌔근쌔근 잠이 들어버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는 집 밖으로 나서려 하고 있었다.
전날 밤, 몹시 기분 좋게 잠들었기 때문인지, 오늘 아침엔 평소보다 늦게 일어나 버렸다.
헤헷~~출근을 서두르자!!
나는 그렇게 출근을 서두르는 몸짓으로...
하지만 즐거운 기분으로 발걸음을 떼고 있었다.
혜미도 오늘 아침은 웬일인지 내가 좀 더 자도록 그냥 내버려 두었다.
혜미가 곁에서 예쁜 웃음을 지으면서 잘 다녀오라고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속삭인다.
혜미가 정성껏 준비해 준 도시락...
후훗...
행복하다.
행복감에 온 몸이 가벼이 날아갈 것만 같다.
문을 나서면서 나를 배웅하는 혜미를 돌아보며 웃음 띈 즐거운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오늘 일찍 돌아올게, 자기야. 오늘 밤도 격렬하게....흐흐흐^^”
혜미가 내 얼굴을 바라보면서 활짝 웃는다.
“사랑스러운 것…후후후”
나는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급한 걸음걸이로 앞을 향해 걷다가 다시 혜미의 얼굴을 돌아본다.
보고 또 보고...
다시 봐도 또 보고만 싶은...^^
혜미가 웃음 띈 얼굴로 잘 다녀오라는 듯이 나에게 손을 흔들며 서 있었다.
나는 다시한번 행복감을 느끼면서 혜미를 향해 손을 들어 흔들었다.
“오늘 저녁까지 바이바이~~^^”
혜미의 웃음 띈 예쁜 얼굴이 나의 눈에 커다랗게 내비친다.
그리고...나를 향해 다정히 흔들어주고 있는 손....
손....손...손....
혜미가 손을 흔들고 있다....
손....손....
손이....손이....
혜미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나는 순간 흠칫하며 온 몸이 떨려옴을 느꼈다....!
다시 혜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혜미의 예쁜 얼굴이 여전히 웃음을 가득 띄운 채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밝은 얼굴표정...
양 볼에 피어오른 귀여운 보조개....
다정하게 손을 흔들어주고 있는데....
..................................................
다정하게 손을 흔들어주고 있는데....
하....하지만....
하지만....저건...!
“그....그만...!!”
나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면서 흠칫하고 있었다....!
“그....그만...!!!"
손....손....!!
"손 그만 흔들어....혜미야....!”
내가 속으로 부르짖고 있었다....
뭔가 애타는 심정으로 혜미를 향해 손을 그만 흔들라고 외치려고 했다.
그런데....그런데...
소리가 튀어나오질 않는다...
...입 밖으로 소리가 되어 나와주질 않는다....
내 자신의의 얼굴표정이 무서운 속도로 굳어가고 있음을 나는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왜....왜....
어째서....계속 손을 흔들고 있니....
그...그만...그만...!
제발 ...그만...!!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하고 있는게...
맞는거니....??
그...그게...아니라면....아니라면....
아아...두렵다....
두렵다!!!
왜....어째서....이렇게 두려운 거지....
뭔가....알 수 없는 거대한 공포가 아주아주 뾰족한 돌멩이가 되어 그 날카로운 끝으로
나의 머리 끝을 내려찍는 듯한 아찔함을 느끼고 있었다....
혜미의 손...
나를 향해 흔들어 주고 있는 혜미의 손이...손이...
마치...마치...
나를 향해...
이젠 안녕...이라고 외치고 있는 듯 하다...!!!
안돼...!!
나는 뭔가 절박함을 느끼며 크게 소리질러 외치고 싶었지만,
나의 입에서 끝내 말소리가 튀어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느끼며....
나 자신의 몸을 온통 칭칭 휘감아 에워싸고 있는.....
그 뭔가 알 수 없는 답답함과 다급함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목에서 마치 소리가 입으로 전달되지 않은 채 그 속에서만 맴돌고 있는 듯한
숨막히는 느낌만이 온 몸에...가득 전해졌다.
그만....
그만....!!!
“허....허헉!!”
나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비명 같은 신음소리가 토해지고 있었다....
다급해진 나의 몸이 혜미를 향해 허우적대기 시작한다....
작고 예쁜 얼굴....
웃을 때 양 볼에 피어오르는 귀여운 보조개...
마치 아름다운 꽃이 활짝 피어오르는 듯 입가에 짓는 밝은 미소...
혜미야....!!!
혜미야.....!!!
나는 다급한 몸짓으로
목소리가 되어 나와주지 않는 절규를 목에서부터 외치며....
저 멀리서 나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혜미를 향해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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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 불이 환히 켜져있고, 아버지가 소파에 홀로 앉아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혜미는 말 없이 조용히 가방을 들고 칵트를 끌지 않고 손에 들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섰다.
아버지가 고개를 돌려 혜미가 들어오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홀로 양주를 들이키고 있었다.
평소에 즐기는 양주병이 탁자에 놓여있고, 잔을 손에 쥐고 들다가 도로 내려놓고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혜미가 짐짓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드렸다.
“…………………”
“여태 안 주무셨어요?”
혜미가 다시 말을 건넨다.
“………………………”
아버지가 말 없이 앉아서 혜미를 바라보고 있었다.
표정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
그냥 담담한 시선으로 얼굴에 아무 표정도 드러내지 않고 혜미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혜미는 짧은 침묵의 시간이 어색하고 길게만 느껴졌다.
성욱과의 일을 알고 계실까….궁금했다.
이대로 조금만…
조금만 더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웬지 웬지....
억지로 끌어낸 용기를 잃을 것만 같다.
간신히 끌어낸 용기를...잃어버릴 것만 같다.....
“늦었구나…”
아버지가 무겁게 입을 열고 나직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한마디를 슬며시 토해냈다.
혜미는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이 선뜻 머리를 스쳤다.
“네, 늦게 도착해서 동료들이랑 같이 저녁 먹었어요….”
“그래….”
아버지가 고개를 돌리고선 다시 잔을 들어올려 단숨에 술을 들이켰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혜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많이 피곤하겠다…올라가서 일찍 쉬는게 좋겠다.”
목소리에 별다른 감정이 섞여있지 않았다.
그냥 무미건조하게 내뱉을 뿐이었다.
혜미는 아버지의 반응이 뜻밖이라고 여겼다.
잔뜩 긴장하던 마음에 가까스로 용기를 내어 뭔가를 각오한 듯이 그렇게 집에 들어섰지만,
아버지의 뜻밖의 반응에 오히려 다시 새로운 느낌의 긴장감이 슬며시 피어오른다.
하지만….결국 잘된 일이 아닌가.
우물쭈물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네, 그럴께요…”
혜미가 몸을 2층의 자신의 방 쪽으로 향한다.
실내의 계단을 오르려다 문득 아버지를 돌아보며 한마디 말을 건넸다.
“일찍 쉬세요, 많이 드시진 마시고요.”
성태는 아무 말도 없이 다시 술을 한잔 따뤄서 단숨에 들이키고 있었다.
술을 너무 급하게 드신다…는 생각을 하면서 혜미가 몸을 움직였다.
혜미는 자신의 방으로 올라가 방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섰다.
“찰칵!”
문이 닫히는 소리가 혜미에게 유난히 또렷하게 느껴졌다.
방문을 걸어잠그지 않았다.
지금보다 어린 시절, 한 때는 반드시 방문을 걸어잠그곤 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방문을 걸어 잠궈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부터는
방문을 걸어 잠근 적이 없었다.
더구나 성욱과의 교제가 시작되고부터 아버지는 예전과 달리 혜미를 거의
건드리지도 않았다.
자신의 뜻에 순순히 따르고 있는 딸에 대한 조그마한 배려였을까….
“…………….휴우~!!!”
갑자기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쉰다…
무릎에 순간적으로 힘이 쭈욱~빠짐을 느끼며 혜미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머릿 속이 텅 빈 듯 한 것이 뭔가…제대로 현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잠시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앉아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몸을 일으켰다.
폰을 꺼내들고는 빠른 손가락 놀림으로 문자를 쳐 나갔다.
“저 잘 들어왔어요, 오늘 고마웠어요. 일찍 쉬세요^^”
재성에게 보내는 문자였다.
뭔가 머리 속에서 복잡한 생각을 떠올리면서 문자를 치고 있는 듯 했지만,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정확한 형체가 떠오르진 않았다.
재성의 목소리를 들어볼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많이 피곤할거야…내일도 일찍 나가야 할텐데….”
…..라는 배려심에서 재성의 목소리를 들어볼까 하는 생각을 이내 포기했다.
아무려면 어떤가….
어쨋든….어쨌든…또 잠시동안 시간을 벌었잖아.
그래도 오늘 밤만이라도 편안히 쉴 수는 있겠다….
갑자기 입고있는 유니폼의 무게가 무겁게만 느껴지며,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어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샤워하고 푹 자고 싶다는
기본적이고 단순한 욕구가 강하게 밀려왔다.
“피곤하다….”
혜미가 중얼거리면서 유니폼의 단추를 끌르기 시작했다.
샤워를 마치고 나자, 몸이 한결 편안해짐을 느꼈다.
폰의 빛이 반짝이고 있다.
오빠에게서 답신이 왔구나….
“꿈 속에서는 만나도 피곤해 하지 않겠지?^^”
재성의 답신을 읽으면서, 혜미는 잔잔한 미소를 입가에 띄웠다.
“아무 생각말고 그냥 푹 자자….”
혜미는 불을 끄고 침대에 쓰러지듯 자신의 몸을 내맡겼다.
그리고….
이내 쌔근쌔근 잠이 들어버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는 집 밖으로 나서려 하고 있었다.
전날 밤, 몹시 기분 좋게 잠들었기 때문인지, 오늘 아침엔 평소보다 늦게 일어나 버렸다.
헤헷~~출근을 서두르자!!
나는 그렇게 출근을 서두르는 몸짓으로...
하지만 즐거운 기분으로 발걸음을 떼고 있었다.
혜미도 오늘 아침은 웬일인지 내가 좀 더 자도록 그냥 내버려 두었다.
혜미가 곁에서 예쁜 웃음을 지으면서 잘 다녀오라고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속삭인다.
혜미가 정성껏 준비해 준 도시락...
후훗...
행복하다.
행복감에 온 몸이 가벼이 날아갈 것만 같다.
문을 나서면서 나를 배웅하는 혜미를 돌아보며 웃음 띈 즐거운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오늘 일찍 돌아올게, 자기야. 오늘 밤도 격렬하게....흐흐흐^^”
혜미가 내 얼굴을 바라보면서 활짝 웃는다.
“사랑스러운 것…후후후”
나는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급한 걸음걸이로 앞을 향해 걷다가 다시 혜미의 얼굴을 돌아본다.
보고 또 보고...
다시 봐도 또 보고만 싶은...^^
혜미가 웃음 띈 얼굴로 잘 다녀오라는 듯이 나에게 손을 흔들며 서 있었다.
나는 다시한번 행복감을 느끼면서 혜미를 향해 손을 들어 흔들었다.
“오늘 저녁까지 바이바이~~^^”
혜미의 웃음 띈 예쁜 얼굴이 나의 눈에 커다랗게 내비친다.
그리고...나를 향해 다정히 흔들어주고 있는 손....
손....손...손....
혜미가 손을 흔들고 있다....
손....손....
손이....손이....
혜미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나는 순간 흠칫하며 온 몸이 떨려옴을 느꼈다....!
다시 혜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혜미의 예쁜 얼굴이 여전히 웃음을 가득 띄운 채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밝은 얼굴표정...
양 볼에 피어오른 귀여운 보조개....
다정하게 손을 흔들어주고 있는데....
..................................................
다정하게 손을 흔들어주고 있는데....
하....하지만....
하지만....저건...!
“그....그만...!!”
나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면서 흠칫하고 있었다....!
“그....그만...!!!"
손....손....!!
"손 그만 흔들어....혜미야....!”
내가 속으로 부르짖고 있었다....
뭔가 애타는 심정으로 혜미를 향해 손을 그만 흔들라고 외치려고 했다.
그런데....그런데...
소리가 튀어나오질 않는다...
...입 밖으로 소리가 되어 나와주질 않는다....
내 자신의의 얼굴표정이 무서운 속도로 굳어가고 있음을 나는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왜....왜....
어째서....계속 손을 흔들고 있니....
그...그만...그만...!
제발 ...그만...!!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하고 있는게...
맞는거니....??
그...그게...아니라면....아니라면....
아아...두렵다....
두렵다!!!
왜....어째서....이렇게 두려운 거지....
뭔가....알 수 없는 거대한 공포가 아주아주 뾰족한 돌멩이가 되어 그 날카로운 끝으로
나의 머리 끝을 내려찍는 듯한 아찔함을 느끼고 있었다....
혜미의 손...
나를 향해 흔들어 주고 있는 혜미의 손이...손이...
마치...마치...
나를 향해...
이젠 안녕...이라고 외치고 있는 듯 하다...!!!
안돼...!!
나는 뭔가 절박함을 느끼며 크게 소리질러 외치고 싶었지만,
나의 입에서 끝내 말소리가 튀어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느끼며....
나 자신의 몸을 온통 칭칭 휘감아 에워싸고 있는.....
그 뭔가 알 수 없는 답답함과 다급함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목에서 마치 소리가 입으로 전달되지 않은 채 그 속에서만 맴돌고 있는 듯한
숨막히는 느낌만이 온 몸에...가득 전해졌다.
그만....
그만....!!!
“허....허헉!!”
나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비명 같은 신음소리가 토해지고 있었다....
다급해진 나의 몸이 혜미를 향해 허우적대기 시작한다....
작고 예쁜 얼굴....
웃을 때 양 볼에 피어오르는 귀여운 보조개...
마치 아름다운 꽃이 활짝 피어오르는 듯 입가에 짓는 밝은 미소...
혜미야....!!!
혜미야.....!!!
나는 다급한 몸짓으로
목소리가 되어 나와주지 않는 절규를 목에서부터 외치며....
저 멀리서 나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혜미를 향해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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