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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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제5화 순진한 그녀에게 성교육을.
"아름답지 않은가! 핏빛의 영롱함이."
싸늘한 음성이 머리 뒤통수로 부터 들리자, 애리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돌아보았다. 알 수 없는 사내의 모습이 보였다. 처음 보는 사내였다.
"누. 누구세요."
"그게 누구 귀일 것 같나?"
자신을 밝히지 않은 채 사내는 엉뚱한 질문을 늘어놓았다.
"당신 누구냐니까! 여길 어떻게 들어왔지?"
"딸아이 이름이 경미 맞는가?"
"당신이 경미를 어떻게 알지요? 경미는 지금 어딨어요?"
"오! 딸아이 이름이 나오니까 쓸데없는 질문이 그치는군."
"내가 소리를 지르면 당신은 죽어! 밖에 보디가드가 있어. 빨리 당신이 누군지 말하는 게 좋을 거야."
"또다시 어리석은 질문을 하는군. 내가 누구인지가 그렇게 중요하나? 난, 나일 뿐이야. 당신은 나를 처음 보았겠지? 난 당신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데 말이야."
". . . . . . . ."
애리는 망설여졌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으나 사내의 태도가 너무도 침착했다.
그의 당당한 태도와 뭔가가 있어 보이는듯한 모습에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사내를 쳐다보았다.
"미경의 소식이 궁금하지 않은가? 외박을 했는데도 말이야. 그것도 이틀이 지나가는 시점에서도 말야."
"이. 이봐요. 미경이는 지금 어딨어요?"
"음. 아직까진 건강을 유지하며 잘 있지. 언제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다. 당신이 미경일?"
사내는 미소만 지을 뿐, 그녀의 궁금증에 대한 답은 하지 않았다.
"이. 이봐요! 원하는 게 뭐에요? 돈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줄 수 있어요."
애리는 사내의 눈빛이 변해 감을 느꼈다. 마치 용광로의 뜨거움을 느낄 만큼 강한 빛을 띄웠다.
미소 짓던 모습이 사라지며 싸늘하게 바뀐 모습으로 다가서는 그에게서 공포를 느낀 애리는 거리를 유지하려고 뒷걸음질 쳤다.
"왜 그래요. 이보세요"
공포로 인해 얼어붙은 몸은 사내의 손에 의해 결박됐다. 사내는 애리의 목을 큼직한 손으로 잡아 조이며 말했다.
"딸년도 나한테 그러더군. 돈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줄 수 있다고. 내가 그렇게 없어 보이나?"
말을 하며 목을 조이는 힘이 조금씩 강해졌다. 애리는 버둥거리며 손으로 자신의 목을 조이는 힘을 풀어보려 했으나 헛수고였다.
"켁! 켁!. . . 으 . . ."
민우는 그녀가 거의 실신할 만큼 되어서야 그녀를 풀어줬다.
"욱~~ 욱~~~ 욱! . . ."
한참을 숨을 못 쉬어서인지 그녀는 쪼그리고 앉아 헛구역질을 해 댔다.
"아! 내 소개가 늦었군. 난 오.민.우.라고 하지. 당신한테는 저승사자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름 정도는 알아두는 게 좋을 거야."
"당신이 누구든 간에 나랑 무슨 상관이 있죠? 도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상관? 무슨 상관이 있냐고?"
애리는 그의 눈빛이 다시 싸늘해지자 지레 겁을 집어먹고는 공처럼 몸을 움츠렸다.
민우는 허리춤에서 단도를 꺼내 몸을 움츠리며 덜덜 떨고 있는 애리의 곁으로 다가가 칼끝으로 블라우스의 첫 번째 단추를 떼어냈다.
애리는 겁에 질려 꼼작도 하지 않은 채 그렇게 가만히 있었다.
다시금 하나하나 느린 손짓으로 단추를 때어내자 그녀의 박속 같은 속살이 드러났다.
"제. 제발 살려 주세요"
애리의 간절한 말을 무시하는 듯 사내는 아무 말이 없었다.
차가운 단도의 끝부분이 브래지어의 어깨선으로 들어와 끈을 끊어버렸다.
한쪽 젖가슴이 출렁이며 보여지자 애리는 자신의 치부가 드러남이 부끄러워 손으로 감쌌지만 한 손으로 막기엔 너무 컸다.
"부끄러운가"
음정 없는 목소리가 들려오자 등골에 써늘한 감각을 느꼈다.
이미 그의 손놀림은 남은 브래지어의 끈을 모두 끊어버렸다.
치마의 고리마저 끊어버린 그는 어깨를 감싸 안으며 들어 올렸다. 주르륵 치마가 아래로 흘러내려 두 발을 토시처럼 감쌌다.
"좋은 몸매야,"
민우의 손이 팬티의 뒷선을 침입해 엉덩이를 감싸며 힘을 주었다.
"아~ ~~"
고통 때문인지 흥분 때문인지 모를 비음이 공포로 인해 바싹 마른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민우는 팬티를 잡아 거칠게 뜯어냈다. 천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한 뼘밖에 되지 않는 팬티는 그녀의 몸으로부터 분리되었다.
"읍! 으. . 으읍"
돌발적인 입맞춤이었다. 너무도 강한 흡입력에 혀가 잘려 나갈 것만 같았다.
그의 손은 어느새 엉덩이로부터 떨어져 젖가슴을 움켜쥐었고, 한 손은 목덜미를 감싸 안아 자신한테서 떨어지지 못하게 했다.
그의 거친 행위로 인해 오르가즘과는 다른 후끈함이 온몸을 휘감고 있었다.
연속적인 그의 행위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다채로웠다.
"좋은가?"
민우는 억양 없는 말투로 내뱉고는 애리를 소파에 기대게 했다. 장
신구모양 바르르 떨고 있는 젖꼭지를 이빨 사이로 끼워 넣고는 약간의 힘을 주어 물었다.
"아~~~ 아파!"
민우는 가슴에서 벗어나 복부로 입술을 향했다.
움푹 파인 배꼽에서 혀끝으로 할짝대며 애무하자 그녀는 움찔거리며 민우의 머리를 잡았다. 아마도 조금씩 적응해 가는 모양이었다.
그 상태 그대로 민우는 그녀의 숲을 향해 나아갔다.
순간 애리는 한 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동민과 섹스하고 아직 뒤처리하지 못해 자기 음부엔 그의 정액이 고여 있을 터라는 생각이 미치자 그를 만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저기요"
조그만 목소리로 사내를 불러 보았지만 듣지를 못했는지 자기 말을 무시하려는 처사였는지 그의 행동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었다.
"헉! 아~~~ 안 돼요. 으음!"
애리의 허리는 활처럼 휘었다. 그가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이빨로 가볍게 물었기 때문이었다.
이젠 될 데로 되라는 심정으로 밀려오는 격정에 몸을 맡겼다.
그녀의 음문의 돌기를 가볍게 물고 혀를 세워 아래로 향해 밀림을 지나 동굴의 입구를 애무하다 안쪽으로 살며시 혀를 밀어 넣었다.
질펀한 그녀의 동굴에서는 애액으로 가득 차 있었다.
조금은 많은 양이라고 생각 들었으나 개의치 않고 더욱더 깊숙이 혀를 밀어 넣었다.
순간 동굴 안쪽 내부에서 애액과는 조금은 다른 무언가가 흘러나왔다.
후각으로 밀려오는 냄새는 분명 남자의 정액 냄새와 같았다. 민우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봤다.
"호오~~ 섹스하고 오는 중이었나?"
". . . ."
애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눈초리는 탕녀를 바라보는 눈빛이었다. 심한 모멸감과 함께 얼굴이 달아오름을 느꼈다.
"남편이 외국을 나간 사이에 정부와 섹스한다. 물론 김 사장 모르게 하는 짓이겠지?"
"아. 아니에요."
"뭐가 말인가? 섹스를 한 게? 아니면 김 사장이 모르는 게?"
민우는 애리의 대답을 기대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녀는 복수를 하기 위한 소모품에 지나지 않았기에 그녀의 행실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민우는 자신의 커질 대로 커진 성기를 그녀의 동굴에 깊숙이 밀어 넣었다.
헉! 하는 헛바람 소리를 일으키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리드미컬하게 허리를 움직여 나갔다.
바르르 떠는 모습에서 색기를 읽을 수 있었다. 어쩌면 그녀가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 아앙~~ 아~~으음~~~"
그녀의 음부가 한순간 강하게 조여오며 따스한 한줄기 애액을 내뿜고 있었다.
민우는 갑작스레 밀려오는 쾌감에 성기를 빼내 그녀의 입에 처넣었다.
"으읍."
쾌감에 젖어 있던 그녀는 민우의 돌발적인 행위에 잠시 놀라는 듯했으나 혀의 기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탁월한 솜씨였다. 체 1분이 걸리지 않은 시간에 성기를 절정으로 끌어 올렸다.
봇물 터지듯 나오는 세찬 정액의 흐름을 그녀는 고스란히 맞이했다.
"삼켜!"
다시금 싸늘한 표정이 되어버린 민우의 입에선 다분히 명령조인 말을 내뱉었다.
위로 눈을 치켜떠 민우의 표정을 바라보며 머금고 있던 애액을 쿨럭이며 삼키기 시작했다.
그건 알 수 없는 공포 때문이었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옷매무새를 고치는 민우를 바라보는 애리의 입가엔 투명해진 정액 한줄기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젠 상관이 있나? 자! 그럼 다시 시작하지. 당신의 행동 여하에 따라 미경의 미래를 정할 수 있지. 만약 거부할 시에는 그녀의 목숨은."
"이봐요. 딸아이를 살려 주세요. 하라는 대로 할게요."
"그 말 진심인가?"
"네"
진실하게 보이려는 듯 애처로움 마저 띄는 눈빛으로 민우를 바라봤다.
"이번에 거여동에 창고를 하나 얻었다는 정보를 얻었지. 장소를 알려 줄 수 있나?"
"창고요? 알. 알고 있어요."
"안내할 수 있겠나?"
"네, 할, 할게요"
* * *
일본에서의 거래!
방안엔 온통 꽃으로 장식이 되어 그 향이 진동했다.
전통적인 다다미 식 일본 방에는 커다란 교자상이 놓여 있었다.
그 교자상을 마주 보고 검은 양복을 입은 두 사내는 허리를 꼿꼿이 세운 체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입구엔 몇몇 사내들이 단정한 자세로 무릎을 꿇은 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먼 길 오시느라고 수고했소."
"원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두 사람의 대화는 친밀했지만, 자세히 보면 둘 사이엔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서려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을 부르지요."
"아! 죄송합니다. 얘들아!"
뒤쪽에 자리 잡은 건장한 체구의 사내들은 김 사장의 고갯짓에 허리를 90도 각도로 굽히곤 소리 없이 자리를 벗어났다.
"자! 한잔 받으시지요."
"감사합니다."
조그만 옥빛 잔에 가득 술을 담은 둘은 말없이 잔을 비우곤 안주를 집었다.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교자상 가득 장식하고 있는 안주는 사람의 몸 위에 놓여 있었던 것이었다.
사내가 안주를 집기 위해 몸을 건드리자 미미하게 꿈틀거렸다.
하지만 사내는 개의치 않고 다시금 술잔을 채우며 말을 이어갔다.
"이번 거래는 위쪽에서 특히 신경을 쓰시는 겁니다."
"그렇다면, 다이아몬드?"
"아닙니다."
"그럼."
"지금 일본 시장은 침체하여 있습니다. 해서 공급과 수요가 완급조절을 하지 못하는 상태지요. 아시아권에서는 한국이 가장 큰 시장입니다."
"그렇다면. 마약?"
"김 사장께서 들여가신다면 판매처까지 제공할 용의가 있습니다. 우리들의 점조직이 그동안 시장확보에 수년간 힘써왔었습니다. 저희는 상장기업체인 김 사장님의 회사와 손을 잡고 싶습니다. 물론 다른 공급처도 있으나, 이번 건은 대량이라."
"그렇다면 얼마나."
"일차 선적만 700억 엔 정도입니다."
"칠. 칠백억 엔?"
"물론 다음부터는 더욱 액수가 커질 겁니다. 더군다나 제가 얘기하는 금액은 도매가이니만큼, 소매가로 따지면 가히 천문학적인 액수가 될 겁니다."
김 사장은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었다. 아무리 마약이라곤 하지만 한국에서 그만한 소비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상대는 그런 의문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말을 이었다.
"한국에서의 소비는 일부입니다. 나머지는 저의 점조직에 의해 분산되어 러시아, 중국, 홍콩 등지로 보내질 겁니다. 이미 주문량을 확보해 놓았기 때문에 김 사장님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럼, 제 지분은 얼마나 생각해 주실 겁니까"
"통상적인 거래가 3%이지만 그동안의 정을 생각해 그 두 배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 사장은 그의 제시 금액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가 말하는 금액은 가히 천문학적인 숫자이기 때문이었다.
"김 사장님. 이번엔 어떻게 들여가실 겁니까. 워낙에 신경 써야 할 물건이라."
"하하! 절 믿으십시오."
"알겠습니다. 양은 적으나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잘하셔야 할 겁니다. 보스께서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묻는다고 하셨으니까요."
순간 김 사장은 그가 얘기하는 보스를 떠올려 봤다.
바늘조차 들어가지 않을 만큼 강인한 인상을 주는 사내였다.
그는 손님을 맞이할 때 자신의 가옥에 마련되어 있는 욕조에서 술잔을 띄우며 얘기를 나누는 습성이 있었다.
언젠가 다이아몬드 원석 거래를 위해 그를 찾아갔을 때 가운을 벗은 몸매에서 놀람을 감출 수 없었다.
가슴 정중앙은 용의 머리가 커다랗게 자리를 잡고, 온몸을 휘감은 몸통은 허리를 비롯해 허벅지까지 감고 있었다.
대체로 문신을 하는 사람은 안쪽 허벅지 살에는 하지 않는다.
그건 사람의 안쪽 허벅지 살에는 굵은 정동맥이 자리 잡고 있고, 살이 연약하므로 강인한 체력과 정신이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만한 문신 기술자를 만나기도 쉽지 않겠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럼."
자리에서 일어난 두 사람은 미소를 띤 채 악수를 했다. 긴장감 때문인지 김 사장의 손바닥은 축축이 젖어 있었다.
* * * *
"바로 여기에요"
떨리는 목소리로 애리는 말했다. 보디가드를 따돌리고 오느라 조금은 지체했지만, 성능 좋은 그녀의 승용차 덕분에 많은 시간을 들이진 않았다.
"꽤 크군!"
커다란 문을 양쪽으로 밀어젖히자 쾌쾌한 창고 특유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칠흑 같은 어둠에서 스위치를 더듬거리며 찾아 올리자 나이트의 조명처럼 깜박이던 형광등들이 하나둘 어둠을 밝혀나갔다.
"음. . . ."
사방엔 온통 포장된 박스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한쪽 벽면엔 두 대의 지게차가 앞발을 들은 채 자리를 잡고 있었다.
민우는 지게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새것이어서인지 시원한 엔진소리와 함께 움직여갔다.
곧바로 상자 하나를 집어 바닥에 내려놨다.
박스를 풀자 알 수 없는 통조림이 가득했다.
민우는 통조림을 들어 흔들어 봤다.
액체의 출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조그만 결정체가 달그락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이건 뭐지?"
"다이아몬드에요"
"다이아몬드?"
"네, 하지만 값어치는 못 해요. 아직 가공을 마치지 못한 불완전 상품이기 때문이에요."
"원석이란 말인가? 어떻게 이렇게 쉽게 들여올 수가 있지?"
"정부의 지원 때문이에요. 고위 공직자는 물론, 세관까지 장악하고 있고요."
민우는 그의 행동반경에 조금은 놀랐다.
어느새 그는 최고의 위치에 올라서 있었다. 일개 무역회사의 사장이 아니라 경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거물로 변해 있었다.
"이젠 미경을 만날 수 있는 거죠?"
"그건 명령인가? 부탁인가?"
"이. 이러지 마세요"
갑작스레 젖가슴을 움켜쥐는 민우의 손을 잡으며 고통에 젖어 말했다.
우악스러운 아귀의 힘은 싸한 아픔을 동반했다.
"내가 지금까지 자네를 살려두는 이유는 김 사장이 보는 앞에서 복수하기 위해서지, 네가 이뻐서가 아니야, 김 사장이 돌아오면 내가 미경을 납치했고, 그의 보디가드는 한쪽 귀를 잘린 채 살기 위해서 몸부림친다고 전해라. 그리고 나에 대해서 꼭 물어봐. 오·민. 우를 아느냐고. 흐흐흐."
통증 때문에 젖가슴을 연신 문지르며 문밖으로 사라지는 민우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미경의 두 눈엔 이슬이 맺혀졌다.
아픔 때문인지 슬픔 때문인지 모를.
* * * *
"누구세요?"
문이 열리고 맑고 까만 눈을 동그랗게 띤 한 소녀가 민우를 맞이했다.
"한나구나!"
"아저씨! 헤헤! 손에 든 건 뭐에요?"
피자헛에서 제일 큰놈으로 골라 사서 오는 길이었다.
피자 특유의 포장 때문인지 냄새 때문인지 한나는 코를 벌렁거리며 활짝 웃었다.
그녀의 귀여운 표정 때문에 민우는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 한껏 웃었다.
"오셨어요?"
"아름답지 않은가! 핏빛의 영롱함이."
싸늘한 음성이 머리 뒤통수로 부터 들리자, 애리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돌아보았다. 알 수 없는 사내의 모습이 보였다. 처음 보는 사내였다.
"누. 누구세요."
"그게 누구 귀일 것 같나?"
자신을 밝히지 않은 채 사내는 엉뚱한 질문을 늘어놓았다.
"당신 누구냐니까! 여길 어떻게 들어왔지?"
"딸아이 이름이 경미 맞는가?"
"당신이 경미를 어떻게 알지요? 경미는 지금 어딨어요?"
"오! 딸아이 이름이 나오니까 쓸데없는 질문이 그치는군."
"내가 소리를 지르면 당신은 죽어! 밖에 보디가드가 있어. 빨리 당신이 누군지 말하는 게 좋을 거야."
"또다시 어리석은 질문을 하는군. 내가 누구인지가 그렇게 중요하나? 난, 나일 뿐이야. 당신은 나를 처음 보았겠지? 난 당신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데 말이야."
". . . . . . . ."
애리는 망설여졌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으나 사내의 태도가 너무도 침착했다.
그의 당당한 태도와 뭔가가 있어 보이는듯한 모습에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사내를 쳐다보았다.
"미경의 소식이 궁금하지 않은가? 외박을 했는데도 말이야. 그것도 이틀이 지나가는 시점에서도 말야."
"이. 이봐요. 미경이는 지금 어딨어요?"
"음. 아직까진 건강을 유지하며 잘 있지. 언제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다. 당신이 미경일?"
사내는 미소만 지을 뿐, 그녀의 궁금증에 대한 답은 하지 않았다.
"이. 이봐요! 원하는 게 뭐에요? 돈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줄 수 있어요."
애리는 사내의 눈빛이 변해 감을 느꼈다. 마치 용광로의 뜨거움을 느낄 만큼 강한 빛을 띄웠다.
미소 짓던 모습이 사라지며 싸늘하게 바뀐 모습으로 다가서는 그에게서 공포를 느낀 애리는 거리를 유지하려고 뒷걸음질 쳤다.
"왜 그래요. 이보세요"
공포로 인해 얼어붙은 몸은 사내의 손에 의해 결박됐다. 사내는 애리의 목을 큼직한 손으로 잡아 조이며 말했다.
"딸년도 나한테 그러더군. 돈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줄 수 있다고. 내가 그렇게 없어 보이나?"
말을 하며 목을 조이는 힘이 조금씩 강해졌다. 애리는 버둥거리며 손으로 자신의 목을 조이는 힘을 풀어보려 했으나 헛수고였다.
"켁! 켁!. . . 으 . . ."
민우는 그녀가 거의 실신할 만큼 되어서야 그녀를 풀어줬다.
"욱~~ 욱~~~ 욱! . . ."
한참을 숨을 못 쉬어서인지 그녀는 쪼그리고 앉아 헛구역질을 해 댔다.
"아! 내 소개가 늦었군. 난 오.민.우.라고 하지. 당신한테는 저승사자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름 정도는 알아두는 게 좋을 거야."
"당신이 누구든 간에 나랑 무슨 상관이 있죠? 도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상관? 무슨 상관이 있냐고?"
애리는 그의 눈빛이 다시 싸늘해지자 지레 겁을 집어먹고는 공처럼 몸을 움츠렸다.
민우는 허리춤에서 단도를 꺼내 몸을 움츠리며 덜덜 떨고 있는 애리의 곁으로 다가가 칼끝으로 블라우스의 첫 번째 단추를 떼어냈다.
애리는 겁에 질려 꼼작도 하지 않은 채 그렇게 가만히 있었다.
다시금 하나하나 느린 손짓으로 단추를 때어내자 그녀의 박속 같은 속살이 드러났다.
"제. 제발 살려 주세요"
애리의 간절한 말을 무시하는 듯 사내는 아무 말이 없었다.
차가운 단도의 끝부분이 브래지어의 어깨선으로 들어와 끈을 끊어버렸다.
한쪽 젖가슴이 출렁이며 보여지자 애리는 자신의 치부가 드러남이 부끄러워 손으로 감쌌지만 한 손으로 막기엔 너무 컸다.
"부끄러운가"
음정 없는 목소리가 들려오자 등골에 써늘한 감각을 느꼈다.
이미 그의 손놀림은 남은 브래지어의 끈을 모두 끊어버렸다.
치마의 고리마저 끊어버린 그는 어깨를 감싸 안으며 들어 올렸다. 주르륵 치마가 아래로 흘러내려 두 발을 토시처럼 감쌌다.
"좋은 몸매야,"
민우의 손이 팬티의 뒷선을 침입해 엉덩이를 감싸며 힘을 주었다.
"아~ ~~"
고통 때문인지 흥분 때문인지 모를 비음이 공포로 인해 바싹 마른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민우는 팬티를 잡아 거칠게 뜯어냈다. 천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한 뼘밖에 되지 않는 팬티는 그녀의 몸으로부터 분리되었다.
"읍! 으. . 으읍"
돌발적인 입맞춤이었다. 너무도 강한 흡입력에 혀가 잘려 나갈 것만 같았다.
그의 손은 어느새 엉덩이로부터 떨어져 젖가슴을 움켜쥐었고, 한 손은 목덜미를 감싸 안아 자신한테서 떨어지지 못하게 했다.
그의 거친 행위로 인해 오르가즘과는 다른 후끈함이 온몸을 휘감고 있었다.
연속적인 그의 행위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다채로웠다.
"좋은가?"
민우는 억양 없는 말투로 내뱉고는 애리를 소파에 기대게 했다. 장
신구모양 바르르 떨고 있는 젖꼭지를 이빨 사이로 끼워 넣고는 약간의 힘을 주어 물었다.
"아~~~ 아파!"
민우는 가슴에서 벗어나 복부로 입술을 향했다.
움푹 파인 배꼽에서 혀끝으로 할짝대며 애무하자 그녀는 움찔거리며 민우의 머리를 잡았다. 아마도 조금씩 적응해 가는 모양이었다.
그 상태 그대로 민우는 그녀의 숲을 향해 나아갔다.
순간 애리는 한 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동민과 섹스하고 아직 뒤처리하지 못해 자기 음부엔 그의 정액이 고여 있을 터라는 생각이 미치자 그를 만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저기요"
조그만 목소리로 사내를 불러 보았지만 듣지를 못했는지 자기 말을 무시하려는 처사였는지 그의 행동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었다.
"헉! 아~~~ 안 돼요. 으음!"
애리의 허리는 활처럼 휘었다. 그가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이빨로 가볍게 물었기 때문이었다.
이젠 될 데로 되라는 심정으로 밀려오는 격정에 몸을 맡겼다.
그녀의 음문의 돌기를 가볍게 물고 혀를 세워 아래로 향해 밀림을 지나 동굴의 입구를 애무하다 안쪽으로 살며시 혀를 밀어 넣었다.
질펀한 그녀의 동굴에서는 애액으로 가득 차 있었다.
조금은 많은 양이라고 생각 들었으나 개의치 않고 더욱더 깊숙이 혀를 밀어 넣었다.
순간 동굴 안쪽 내부에서 애액과는 조금은 다른 무언가가 흘러나왔다.
후각으로 밀려오는 냄새는 분명 남자의 정액 냄새와 같았다. 민우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봤다.
"호오~~ 섹스하고 오는 중이었나?"
". . . ."
애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눈초리는 탕녀를 바라보는 눈빛이었다. 심한 모멸감과 함께 얼굴이 달아오름을 느꼈다.
"남편이 외국을 나간 사이에 정부와 섹스한다. 물론 김 사장 모르게 하는 짓이겠지?"
"아. 아니에요."
"뭐가 말인가? 섹스를 한 게? 아니면 김 사장이 모르는 게?"
민우는 애리의 대답을 기대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녀는 복수를 하기 위한 소모품에 지나지 않았기에 그녀의 행실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민우는 자신의 커질 대로 커진 성기를 그녀의 동굴에 깊숙이 밀어 넣었다.
헉! 하는 헛바람 소리를 일으키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리드미컬하게 허리를 움직여 나갔다.
바르르 떠는 모습에서 색기를 읽을 수 있었다. 어쩌면 그녀가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 아앙~~ 아~~으음~~~"
그녀의 음부가 한순간 강하게 조여오며 따스한 한줄기 애액을 내뿜고 있었다.
민우는 갑작스레 밀려오는 쾌감에 성기를 빼내 그녀의 입에 처넣었다.
"으읍."
쾌감에 젖어 있던 그녀는 민우의 돌발적인 행위에 잠시 놀라는 듯했으나 혀의 기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탁월한 솜씨였다. 체 1분이 걸리지 않은 시간에 성기를 절정으로 끌어 올렸다.
봇물 터지듯 나오는 세찬 정액의 흐름을 그녀는 고스란히 맞이했다.
"삼켜!"
다시금 싸늘한 표정이 되어버린 민우의 입에선 다분히 명령조인 말을 내뱉었다.
위로 눈을 치켜떠 민우의 표정을 바라보며 머금고 있던 애액을 쿨럭이며 삼키기 시작했다.
그건 알 수 없는 공포 때문이었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옷매무새를 고치는 민우를 바라보는 애리의 입가엔 투명해진 정액 한줄기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젠 상관이 있나? 자! 그럼 다시 시작하지. 당신의 행동 여하에 따라 미경의 미래를 정할 수 있지. 만약 거부할 시에는 그녀의 목숨은."
"이봐요. 딸아이를 살려 주세요. 하라는 대로 할게요."
"그 말 진심인가?"
"네"
진실하게 보이려는 듯 애처로움 마저 띄는 눈빛으로 민우를 바라봤다.
"이번에 거여동에 창고를 하나 얻었다는 정보를 얻었지. 장소를 알려 줄 수 있나?"
"창고요? 알. 알고 있어요."
"안내할 수 있겠나?"
"네, 할, 할게요"
* * *
일본에서의 거래!
방안엔 온통 꽃으로 장식이 되어 그 향이 진동했다.
전통적인 다다미 식 일본 방에는 커다란 교자상이 놓여 있었다.
그 교자상을 마주 보고 검은 양복을 입은 두 사내는 허리를 꼿꼿이 세운 체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입구엔 몇몇 사내들이 단정한 자세로 무릎을 꿇은 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먼 길 오시느라고 수고했소."
"원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두 사람의 대화는 친밀했지만, 자세히 보면 둘 사이엔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서려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을 부르지요."
"아! 죄송합니다. 얘들아!"
뒤쪽에 자리 잡은 건장한 체구의 사내들은 김 사장의 고갯짓에 허리를 90도 각도로 굽히곤 소리 없이 자리를 벗어났다.
"자! 한잔 받으시지요."
"감사합니다."
조그만 옥빛 잔에 가득 술을 담은 둘은 말없이 잔을 비우곤 안주를 집었다.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교자상 가득 장식하고 있는 안주는 사람의 몸 위에 놓여 있었던 것이었다.
사내가 안주를 집기 위해 몸을 건드리자 미미하게 꿈틀거렸다.
하지만 사내는 개의치 않고 다시금 술잔을 채우며 말을 이어갔다.
"이번 거래는 위쪽에서 특히 신경을 쓰시는 겁니다."
"그렇다면, 다이아몬드?"
"아닙니다."
"그럼."
"지금 일본 시장은 침체하여 있습니다. 해서 공급과 수요가 완급조절을 하지 못하는 상태지요. 아시아권에서는 한국이 가장 큰 시장입니다."
"그렇다면. 마약?"
"김 사장께서 들여가신다면 판매처까지 제공할 용의가 있습니다. 우리들의 점조직이 그동안 시장확보에 수년간 힘써왔었습니다. 저희는 상장기업체인 김 사장님의 회사와 손을 잡고 싶습니다. 물론 다른 공급처도 있으나, 이번 건은 대량이라."
"그렇다면 얼마나."
"일차 선적만 700억 엔 정도입니다."
"칠. 칠백억 엔?"
"물론 다음부터는 더욱 액수가 커질 겁니다. 더군다나 제가 얘기하는 금액은 도매가이니만큼, 소매가로 따지면 가히 천문학적인 액수가 될 겁니다."
김 사장은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었다. 아무리 마약이라곤 하지만 한국에서 그만한 소비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상대는 그런 의문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말을 이었다.
"한국에서의 소비는 일부입니다. 나머지는 저의 점조직에 의해 분산되어 러시아, 중국, 홍콩 등지로 보내질 겁니다. 이미 주문량을 확보해 놓았기 때문에 김 사장님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럼, 제 지분은 얼마나 생각해 주실 겁니까"
"통상적인 거래가 3%이지만 그동안의 정을 생각해 그 두 배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 사장은 그의 제시 금액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가 말하는 금액은 가히 천문학적인 숫자이기 때문이었다.
"김 사장님. 이번엔 어떻게 들여가실 겁니까. 워낙에 신경 써야 할 물건이라."
"하하! 절 믿으십시오."
"알겠습니다. 양은 적으나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잘하셔야 할 겁니다. 보스께서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묻는다고 하셨으니까요."
순간 김 사장은 그가 얘기하는 보스를 떠올려 봤다.
바늘조차 들어가지 않을 만큼 강인한 인상을 주는 사내였다.
그는 손님을 맞이할 때 자신의 가옥에 마련되어 있는 욕조에서 술잔을 띄우며 얘기를 나누는 습성이 있었다.
언젠가 다이아몬드 원석 거래를 위해 그를 찾아갔을 때 가운을 벗은 몸매에서 놀람을 감출 수 없었다.
가슴 정중앙은 용의 머리가 커다랗게 자리를 잡고, 온몸을 휘감은 몸통은 허리를 비롯해 허벅지까지 감고 있었다.
대체로 문신을 하는 사람은 안쪽 허벅지 살에는 하지 않는다.
그건 사람의 안쪽 허벅지 살에는 굵은 정동맥이 자리 잡고 있고, 살이 연약하므로 강인한 체력과 정신이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만한 문신 기술자를 만나기도 쉽지 않겠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럼."
자리에서 일어난 두 사람은 미소를 띤 채 악수를 했다. 긴장감 때문인지 김 사장의 손바닥은 축축이 젖어 있었다.
* * * *
"바로 여기에요"
떨리는 목소리로 애리는 말했다. 보디가드를 따돌리고 오느라 조금은 지체했지만, 성능 좋은 그녀의 승용차 덕분에 많은 시간을 들이진 않았다.
"꽤 크군!"
커다란 문을 양쪽으로 밀어젖히자 쾌쾌한 창고 특유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칠흑 같은 어둠에서 스위치를 더듬거리며 찾아 올리자 나이트의 조명처럼 깜박이던 형광등들이 하나둘 어둠을 밝혀나갔다.
"음. . . ."
사방엔 온통 포장된 박스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한쪽 벽면엔 두 대의 지게차가 앞발을 들은 채 자리를 잡고 있었다.
민우는 지게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새것이어서인지 시원한 엔진소리와 함께 움직여갔다.
곧바로 상자 하나를 집어 바닥에 내려놨다.
박스를 풀자 알 수 없는 통조림이 가득했다.
민우는 통조림을 들어 흔들어 봤다.
액체의 출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조그만 결정체가 달그락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이건 뭐지?"
"다이아몬드에요"
"다이아몬드?"
"네, 하지만 값어치는 못 해요. 아직 가공을 마치지 못한 불완전 상품이기 때문이에요."
"원석이란 말인가? 어떻게 이렇게 쉽게 들여올 수가 있지?"
"정부의 지원 때문이에요. 고위 공직자는 물론, 세관까지 장악하고 있고요."
민우는 그의 행동반경에 조금은 놀랐다.
어느새 그는 최고의 위치에 올라서 있었다. 일개 무역회사의 사장이 아니라 경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거물로 변해 있었다.
"이젠 미경을 만날 수 있는 거죠?"
"그건 명령인가? 부탁인가?"
"이. 이러지 마세요"
갑작스레 젖가슴을 움켜쥐는 민우의 손을 잡으며 고통에 젖어 말했다.
우악스러운 아귀의 힘은 싸한 아픔을 동반했다.
"내가 지금까지 자네를 살려두는 이유는 김 사장이 보는 앞에서 복수하기 위해서지, 네가 이뻐서가 아니야, 김 사장이 돌아오면 내가 미경을 납치했고, 그의 보디가드는 한쪽 귀를 잘린 채 살기 위해서 몸부림친다고 전해라. 그리고 나에 대해서 꼭 물어봐. 오·민. 우를 아느냐고. 흐흐흐."
통증 때문에 젖가슴을 연신 문지르며 문밖으로 사라지는 민우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미경의 두 눈엔 이슬이 맺혀졌다.
아픔 때문인지 슬픔 때문인지 모를.
* * * *
"누구세요?"
문이 열리고 맑고 까만 눈을 동그랗게 띤 한 소녀가 민우를 맞이했다.
"한나구나!"
"아저씨! 헤헤! 손에 든 건 뭐에요?"
피자헛에서 제일 큰놈으로 골라 사서 오는 길이었다.
피자 특유의 포장 때문인지 냄새 때문인지 한나는 코를 벌렁거리며 활짝 웃었다.
그녀의 귀여운 표정 때문에 민우는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 한껏 웃었다.
"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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