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포효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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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한 척 희수는 커피를 마셨다. 지금 이렇게 그와 단둘이 있는 것도 미칠 노릇이었다.
그가 이혼했다는 사실이 조금 놀라웠지만,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럼 다시 묻지. 나와 다시 시작하는 게 어때?”
“그날은 정말 말도 안 되는 말이라서 대답을 하지 못했어요. 확실하게 말할게요. 그럴 생각 전혀 없어요. 당신은 날 배신했고, 한 번 배신한 사람은 또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에요. 참 뻔뻔하네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요? 인간이긴 한 거예요?”
“처음부터 승낙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시간이 필요하겠지.”
“아니요. 시간 따위 필요 없어요. 당신이 내게 어떤 짓을 했는지 잊었어요?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고 그 아픔이 다 녹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혼하고 와서 다시 만나자고 하면 내가 뭐라고 할 것 같았어요? 그러자고 할 것 같았어요? 나, 옛날의 그 어리석었던 강희수 아니에요. 내 몸은 내가 지킬 거고, 아닌 건 아니에요. 당신과 내 인연은 이미 끊어졌어요.”
희수는 쉬지 않고 말했다. 분노가 치밀어 올라서 미칠 것만 같았다. 들고 있는 잔을 던져버리고 싶었지만 참았다. 너무 과한 행동은 오히려 그를 오해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반응이 당연한 거겠지. 그럼 이렇게 하자고. 당신은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해. 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테니까.”
“무슨 말이에요?”
“내가 얼마나 무자비한 놈인지는 알고 있지? 내가 하는 행동이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지 않을 거야.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생각 없이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나한테 왜 이래요?”
효준은 희수 손에 들려있는 잔을 받아 다른 곳에 놓고는 그녀를 확 끌어당겼다. 두 사람 사이가 가까워졌다.
가슴이 철렁할 정도로 놀란 희수는 효준의 가슴을 밀었다. 하지만 그는 밀리지 않았다.
“무슨 짓이에요! 이거 놔요!”
“내 생각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어?”
“안 했어요.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요! 놓으라고요!”
“그 말, 못 믿겠는데?”
“뭐라고요?”
“날 잊지 못했을 거야. 죽이고 싶어서라도 말이야.”
희수는 손으로 그의 가슴을 밀며 코웃음을 쳤다. 그의 손길에 놀라고 당황스러웠지만, 이 상황을 잘 모면하기 위해서는 이성을 잃으면 안 됐다.
“당신은 자신을 과대평가하나 봐요. 꼴불견이네요. 당신이 잊지 못할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당신은 날 버리고 다른 여자와 떠났는데 내가 왜 당신을 생각하겠어요?”
“난 당신을 한 번도 잊은 적 없어.”
그의 말은 비수가 되어 그녀 가슴에 꽂혔다. 감동해서가 아니었다. 뻔뻔하고 파렴치한 그에게 모멸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의 손이 닿아있는 것도 징그러웠다. 힘껏 그를 밀친 희수는 그에게서 떨어졌다.
“그런 말 고맙지 않아요. 원하는 것도 아니고요. 날 그냥 두라고요.”
“그 친구하고는 여전히 좋은 친구 사이인가?”
휘석을 말하는 걸 알아들은 희수는 입을 꾹 다물었다. 휘석의 이름을 꺼내는 것이 불길했다. 둘 사이에 휘석을 개입시키고 싶지 않았다.
“휘석이 얘기는 할 필요 없어요. 데려다줘요.”
“점심 먹자.”
“싫어요. 당신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요!”
“뜻대로 되지 않을 거야.”
“당신 뜻대로는 될 것 같아?”
“항상 그러지 않았나? 당신은 한 번도 내 뜻을 꺾은 적이 없었어.”
“그때의 내가 아니라고 했을 텐데요.”
“어떻게 아닌데?”
그가 도발하자 그녀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다가와 그의 뺨을 쳤다. 찰싹! 피부가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허공으로 흩어졌다.
효준은 아픔을 참고 희수를 똑바로 응시했다.
그녀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다. 자신이 알던 순한 그녀가 아니라는 건 깨달았다. 욱신거릴 정도 뺨이 얼얼했지만 그는 내색하지 않았다.
“다른 쪽도 때릴래?”
효준의 말에 희수는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마음 같아서는 때리는 것이 아니라 땅을 파서 묻어버리고 싶었다.
“한 번 상처 준 거로 모자라요? 계속 괴롭히고 싶어요?”
“그렇다면?”
“왜요? 내가 당신한테 뭘 잘못했는데요?”
“세상에는 이유 없이 하고 싶은 것들이 있어. 이유 없이 당신을 괴롭히고 싶어.”
“당신은 제정신이 아니네요.”
“내가 마음먹으면 할 수 있다는 거 알잖아.”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와는 다시 만나고 싶지 않다는 말을 정확하게 전하기 위해서 만났다.
고집이 세긴 했어도 협박은 하지 않았던 그였다. 이성적이고, 차분한 성격이었는데 사람이 이상하게 변했다.
출세해서 거만해진 걸까? 얼마나 출세했는지는 몰라도 자신에게 다시 만나자고 할 정도로 오만한 사람이 된 것은 사실이었다.
전처는 재결합을 원하는 걸까? 그녀에게 끌리는 것이 있기에 자신을 버리고 그녀를 선택한 것이 아니겠는가. 8년이 지나 이혼한 채 나타나서 사람 괴롭히려는 그가 원망스러웠다.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대로 해봐요. 당신이 무슨 짓을 해도 난 당신과 엮이지 않을 테니까. 피곤하네요. 그만 가고 싶어요. 점심은 혼자 먹던가, 당신하고 얘기하고 싶어 하는 전처하고 드세요.”
따라 나오든 말든 희수는 가방을 들고 집을 나왔다. 그가 잡으면 어쩌나, 완력을 쓰면 어쩌나 마음을 졸였다.
지금의 그는 무서운 사람이었다. 그 앞에서 강한 척 허세를 부리긴 했지만, 그가 힘을 쓴다면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의 모든 것이 그의 것이었고, 그의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었던 때가 있었다.
많이 웃었던 행복한 순간들이었다. 그와 평생 행복하게 살 거라는 막연한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하늘은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모질게 그는 자신을 버렸고, 평생 못 볼 줄 알았다.
밖으로 나온 그녀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푸르른 하늘은 맑고 깨끗하기만 했다. 얼룩 한 점 없는 하늘처럼 아무 생각이 없었던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두려움 따위는 느끼고 싶지 않았다. 왜 또 자신에게 이런 시련이 닥치는 건지 그녀의 눈에서 눈물 한줄기가 흘렀다.
밖으로 나오던 효준은 하늘을 올려다보는 희수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8년 만에 희수를 찾은 것이 아니다. 8년 동안 희수를 생각하지 않은 날보다 생각한 날이 더 많았다. 어떻게 살고 있는지, 셰프는 되었는지, 서로 음식을 해주며 평가해주었던 날들까지 말이다.
잊은 것은 없었다. 이 말이 희수에게 아픔이자 고통일걸 알면서 하고 말았다. 이기적인 놈이 될 작정이었다.
되찾을 수 있을지 확신은 없지만, 강희수를 다시 옆에 데려다 놓을 생각이었다.
“그만 가자고.”
그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얼른 눈물을 훔쳤다. 두 사람은 차에 올랐고, 서울로 향하는 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효준은 정면을, 희수는 창밖을 응시할 뿐이었다. 서울로 들어오자 희수는 효준을 쳐다봤다.
“집에 내려줘요.”
“밥 먹자고.”
“체하고 싶지 않아요.”
“나하고 밥 먹으면 체해?”
“당연하죠. 친하지 않은 사람하고 무슨 밥을 먹어요?”
“살다 보면 해서는 안 되는 일도 해야 할 때가 있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어. 당신에겐 지금이 그 순간이야. 싫어도 같이 밥 먹어.”
희수는 효준을 쏘아봤다. 멋대로 하겠다고 하더니 정말 그럴 생각인 것 같았다. 입술을 꽉 깨문 그녀는 싫다고 하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하든 입만 아플 것 같았다. 효준은 희수의 의견을 묵살하고 방향을 잡았다. 차 안은 또 침묵이 감돌았다.
***
목적지에 도착해 차에서 내린 희수는 효준에게 눈을 돌렸다. <청음> 주차장에 차를 세운 효준도 희수를 봤다.
“내려.”
“여길 왜 와요?”
“밥 먹으러.”
“왜 여기서 밥을 먹어요? 사람들 눈은 신경 안 써요?”
“그걸 왜 해?”
“네에?”
“배고파. 내려.”
그가 이혼했다는 사실이 조금 놀라웠지만,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럼 다시 묻지. 나와 다시 시작하는 게 어때?”
“그날은 정말 말도 안 되는 말이라서 대답을 하지 못했어요. 확실하게 말할게요. 그럴 생각 전혀 없어요. 당신은 날 배신했고, 한 번 배신한 사람은 또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에요. 참 뻔뻔하네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요? 인간이긴 한 거예요?”
“처음부터 승낙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시간이 필요하겠지.”
“아니요. 시간 따위 필요 없어요. 당신이 내게 어떤 짓을 했는지 잊었어요?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고 그 아픔이 다 녹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혼하고 와서 다시 만나자고 하면 내가 뭐라고 할 것 같았어요? 그러자고 할 것 같았어요? 나, 옛날의 그 어리석었던 강희수 아니에요. 내 몸은 내가 지킬 거고, 아닌 건 아니에요. 당신과 내 인연은 이미 끊어졌어요.”
희수는 쉬지 않고 말했다. 분노가 치밀어 올라서 미칠 것만 같았다. 들고 있는 잔을 던져버리고 싶었지만 참았다. 너무 과한 행동은 오히려 그를 오해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반응이 당연한 거겠지. 그럼 이렇게 하자고. 당신은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해. 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테니까.”
“무슨 말이에요?”
“내가 얼마나 무자비한 놈인지는 알고 있지? 내가 하는 행동이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지 않을 거야.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생각 없이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나한테 왜 이래요?”
효준은 희수 손에 들려있는 잔을 받아 다른 곳에 놓고는 그녀를 확 끌어당겼다. 두 사람 사이가 가까워졌다.
가슴이 철렁할 정도로 놀란 희수는 효준의 가슴을 밀었다. 하지만 그는 밀리지 않았다.
“무슨 짓이에요! 이거 놔요!”
“내 생각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어?”
“안 했어요.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요! 놓으라고요!”
“그 말, 못 믿겠는데?”
“뭐라고요?”
“날 잊지 못했을 거야. 죽이고 싶어서라도 말이야.”
희수는 손으로 그의 가슴을 밀며 코웃음을 쳤다. 그의 손길에 놀라고 당황스러웠지만, 이 상황을 잘 모면하기 위해서는 이성을 잃으면 안 됐다.
“당신은 자신을 과대평가하나 봐요. 꼴불견이네요. 당신이 잊지 못할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당신은 날 버리고 다른 여자와 떠났는데 내가 왜 당신을 생각하겠어요?”
“난 당신을 한 번도 잊은 적 없어.”
그의 말은 비수가 되어 그녀 가슴에 꽂혔다. 감동해서가 아니었다. 뻔뻔하고 파렴치한 그에게 모멸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의 손이 닿아있는 것도 징그러웠다. 힘껏 그를 밀친 희수는 그에게서 떨어졌다.
“그런 말 고맙지 않아요. 원하는 것도 아니고요. 날 그냥 두라고요.”
“그 친구하고는 여전히 좋은 친구 사이인가?”
휘석을 말하는 걸 알아들은 희수는 입을 꾹 다물었다. 휘석의 이름을 꺼내는 것이 불길했다. 둘 사이에 휘석을 개입시키고 싶지 않았다.
“휘석이 얘기는 할 필요 없어요. 데려다줘요.”
“점심 먹자.”
“싫어요. 당신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요!”
“뜻대로 되지 않을 거야.”
“당신 뜻대로는 될 것 같아?”
“항상 그러지 않았나? 당신은 한 번도 내 뜻을 꺾은 적이 없었어.”
“그때의 내가 아니라고 했을 텐데요.”
“어떻게 아닌데?”
그가 도발하자 그녀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다가와 그의 뺨을 쳤다. 찰싹! 피부가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허공으로 흩어졌다.
효준은 아픔을 참고 희수를 똑바로 응시했다.
그녀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다. 자신이 알던 순한 그녀가 아니라는 건 깨달았다. 욱신거릴 정도 뺨이 얼얼했지만 그는 내색하지 않았다.
“다른 쪽도 때릴래?”
효준의 말에 희수는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마음 같아서는 때리는 것이 아니라 땅을 파서 묻어버리고 싶었다.
“한 번 상처 준 거로 모자라요? 계속 괴롭히고 싶어요?”
“그렇다면?”
“왜요? 내가 당신한테 뭘 잘못했는데요?”
“세상에는 이유 없이 하고 싶은 것들이 있어. 이유 없이 당신을 괴롭히고 싶어.”
“당신은 제정신이 아니네요.”
“내가 마음먹으면 할 수 있다는 거 알잖아.”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와는 다시 만나고 싶지 않다는 말을 정확하게 전하기 위해서 만났다.
고집이 세긴 했어도 협박은 하지 않았던 그였다. 이성적이고, 차분한 성격이었는데 사람이 이상하게 변했다.
출세해서 거만해진 걸까? 얼마나 출세했는지는 몰라도 자신에게 다시 만나자고 할 정도로 오만한 사람이 된 것은 사실이었다.
전처는 재결합을 원하는 걸까? 그녀에게 끌리는 것이 있기에 자신을 버리고 그녀를 선택한 것이 아니겠는가. 8년이 지나 이혼한 채 나타나서 사람 괴롭히려는 그가 원망스러웠다.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대로 해봐요. 당신이 무슨 짓을 해도 난 당신과 엮이지 않을 테니까. 피곤하네요. 그만 가고 싶어요. 점심은 혼자 먹던가, 당신하고 얘기하고 싶어 하는 전처하고 드세요.”
따라 나오든 말든 희수는 가방을 들고 집을 나왔다. 그가 잡으면 어쩌나, 완력을 쓰면 어쩌나 마음을 졸였다.
지금의 그는 무서운 사람이었다. 그 앞에서 강한 척 허세를 부리긴 했지만, 그가 힘을 쓴다면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의 모든 것이 그의 것이었고, 그의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었던 때가 있었다.
많이 웃었던 행복한 순간들이었다. 그와 평생 행복하게 살 거라는 막연한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하늘은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모질게 그는 자신을 버렸고, 평생 못 볼 줄 알았다.
밖으로 나온 그녀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푸르른 하늘은 맑고 깨끗하기만 했다. 얼룩 한 점 없는 하늘처럼 아무 생각이 없었던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두려움 따위는 느끼고 싶지 않았다. 왜 또 자신에게 이런 시련이 닥치는 건지 그녀의 눈에서 눈물 한줄기가 흘렀다.
밖으로 나오던 효준은 하늘을 올려다보는 희수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8년 만에 희수를 찾은 것이 아니다. 8년 동안 희수를 생각하지 않은 날보다 생각한 날이 더 많았다. 어떻게 살고 있는지, 셰프는 되었는지, 서로 음식을 해주며 평가해주었던 날들까지 말이다.
잊은 것은 없었다. 이 말이 희수에게 아픔이자 고통일걸 알면서 하고 말았다. 이기적인 놈이 될 작정이었다.
되찾을 수 있을지 확신은 없지만, 강희수를 다시 옆에 데려다 놓을 생각이었다.
“그만 가자고.”
그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얼른 눈물을 훔쳤다. 두 사람은 차에 올랐고, 서울로 향하는 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효준은 정면을, 희수는 창밖을 응시할 뿐이었다. 서울로 들어오자 희수는 효준을 쳐다봤다.
“집에 내려줘요.”
“밥 먹자고.”
“체하고 싶지 않아요.”
“나하고 밥 먹으면 체해?”
“당연하죠. 친하지 않은 사람하고 무슨 밥을 먹어요?”
“살다 보면 해서는 안 되는 일도 해야 할 때가 있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어. 당신에겐 지금이 그 순간이야. 싫어도 같이 밥 먹어.”
희수는 효준을 쏘아봤다. 멋대로 하겠다고 하더니 정말 그럴 생각인 것 같았다. 입술을 꽉 깨문 그녀는 싫다고 하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하든 입만 아플 것 같았다. 효준은 희수의 의견을 묵살하고 방향을 잡았다. 차 안은 또 침묵이 감돌았다.
***
목적지에 도착해 차에서 내린 희수는 효준에게 눈을 돌렸다. <청음> 주차장에 차를 세운 효준도 희수를 봤다.
“내려.”
“여길 왜 와요?”
“밥 먹으러.”
“왜 여기서 밥을 먹어요? 사람들 눈은 신경 안 써요?”
“그걸 왜 해?”
“네에?”
“배고파.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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