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포효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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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은 담운의 쌀쌀한 말에 더욱 움츠러들었다. 정말로 인연을 끊으려는 것 같아 덜덜 떨렸다.
“아버님께서 그렇게 키우신 겁니다.”
효준의 한마디에 담운과 진선의 눈이 동시에 그에게 꽂혔다.
“뭐?”
“하나뿐인 딸이라고 오냐오냐 키운 결과입니다. 누굴 탓하겠습니까.”
“자네…….”
“그러니까 불쌍하게 여겨주시죠. 진선이도 아이 잃고 힘들었을 겁니다. 그 마음을 알지도 못했고, 보듬어주지도 못했습니다.
이제 이 사람 돌봐줄 사람은 아버님뿐입니다. 좋은 사람 만나기 전까지 아버님께서 이 사람들을 보듬어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미흡한 인간인지라 이 사람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그땐 몰랐습니다.
이제야 그걸 깨닫고 보니 이 사람에게 참 미안한 것이 많습니다. 야속하다고만 생각했지, 얼마나 울었을지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자네가 끝까지 책임지면 안 되겠는가? 처음부터 내가 자네에게 원했던 건 진선이 뿐이었네. 물론 자네 능력이 훌륭해서 마음에 들었지만, 진선이가 좋다고 해서 받아들인 거네.”
“전폭적으로 절 믿어주시고 이끌어주신 거 압니다. 그래서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진선이와 부부인연은 끝났습니다.”
효준은 조금의 머뭇거림 없이 말했다. 담운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진선을 위해서 진심으로 말하는 효준이를 쭉 사위로 두고 싶었다.
“넌 이런 남편 잃고 살 수 있겠어?”
담운이 진선에게 물었다.
“어쩔 수 없잖아요. 포기했어요.”
“잘할 것이지. 그렇게 좋아하면서 보내고 어찌 살라고 그러는지…….”
담운의 눈가가 촉촉해지자 진선의 눈에도 눈물이 차올랐다.
자신 때문에 아픈 사람이 너무 많았다.
눈앞이 암담하고 속이 먹먹해서 혼자 울던 그때가 서러웠다.
평생 그 누구도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효준에게 위로받게 될 줄은 더더욱 몰랐다.
사람은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고 하더니, 효준이 사람을 잘 만난 모양이다.
그 여자에게서 효준을 빼앗을 때는 아픔만 주었을 텐데, 자신은 뺏기면서 위로를 받으니 참 아이러니 한 일이었다.
“아버님. 청음을 돌려드릴까 합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청음은 이 사람과 결혼하면서 얻은 겁니다.”
“내놓을 생각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
“이 사람하고 결혼하지 않았다면 제 손에 들어오지 않았을 청음입니다. 돌려드리는 것이 맞다 생각합니다.”
“진선이는 그렇다 치고, 나하고도 완전히 인연을 끊으려는 건가?
청음은 자네 노력의 결과물이야. 내가 도와주지 않았어도 자네는 해냈을 걸세. 시간이 좀 걸렸겠지만 말이네.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고, 청음을 더욱 크게 키워보게나.”
“아버님.”
“진선이를 이해해줘서 고맙네. 자네가 진선이 탓하면서 매몰차게 돌아섰어도 난 할 말이 없었을 걸세.
사정 몰랐을 때는 진선이가 그렇게 원하는데 냉정하게 구는 자네가 야속했었지.
혼쭐 내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내 앞에서 당당한 자네를 보고 뭔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알아봤더니, 일이 그렇게 된 거더군. 왜 내게 말하지 않았나?”
“이 사람은 나보다 아버지 걱정을 더 했어요. 아버지가 힘들어하실 것 같으니까 난 냉대해도 아버지는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을 거예요.”
진선이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담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효준을 지그시 쳐다봤다.
“청음은 자네 거네. 알았는가?”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살게. 어려운 일 있으면 찾아오고. 우리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는 끊어졌지만, 난 사업가네. 자네도 사업가고. 공적인 일로는 끊기지 않을 걸세.”
“명심하겠습니다.”
“진선이는 걱정하지 말게.”
“네. 아버님만 믿겠습니다.”
“난 자네 정말 좋아했었네.”
“압니다. 저도 아버님 존경합니다.”
“후후후. 고맙네. 난 그만 가보겠네. 넌 여기 더 있을 거냐?”
담운이 진선에게 물었다.
화가 나서 이성을 잃었다지만, 딸을 저리 만들어 놓은 것이 아팠다.
집안 망신이니 만큼 자기 딸이라고 인정하고 싶지도 않은 마음에 눈에 보이는 게 없었다.
진선이 이런 것이 본인 탓이라고 이성적으로 말하는 효준 덕에 정신을 차렸다.
“네. 며칠 더 있을게요.”
“알았다. 그럼 가마.”
담운은 진선과 효준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나갔다. 효준과 진선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더 할 말 없는 효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당신한테 너무 큰 아픔을 줬어.
평생 당신 미워하면서 살려고 했어. 그 여자하고 절대로 행복해지지 말라고 저주하려고 했어.
그런데 정말로 당신이 불행해지길 바라진 않았어. 그냥 내 처지가 너무 처량해서 그랬어.”
“당신, 그렇게 악질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런 생각 들 수도 있지. 건강 잘 챙겨.”
“우연히 만나면 모른 척해야 해?”
“굳이 아는 척해야 할 이유가 있겠어?”
“알았어. 그렇게 할게. 오늘 고마웠어. 그리고 얼굴 그렇게 만든 건 미안해. 상처 남는데?”
“괜찮을 거래. 걱정하지 마.”
“다행이네.”
“갈게.”
“조심해서 가.”
“아무 탈 없이 잘 살 거지?”
그가 다짐하듯이 물었다. 담운이 마음을 푼 것 같아서 안심이긴 했지만, 진선의 마음은 어떤지 확실하지 않아서 불안했다.
“그럼. 잘 살 거야. 당신보다 더 잘 살 거야.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도 할 거야. 다시는 똑같은 실수 하지 않아.”
“믿을게.”
“그런데 당신을 잊지는 못할 거야. 생각날 땐 생각할 거야. 억지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진 않을 거야.”
“그렇게 해.”
“원래 당신 짝은 강희수였는데 내가 방해한 것 같아.”
“당신과의 결혼은 내가 선택한 거야. 당신 탓이 아니야. 잘 지내.”
효준은 별장을 나왔다.
미워하는 마음보다 이해하는 마음이 훨씬 가볍고 산뜻했다.
희수가 아니었다면 평생 힘들게 살았을 거다.
진선을 원망하고 증오하면서 웃지 않는 인생을 살다가 무의미하게 죽었을 거다.
갑자기 희수가 막 보고 싶어졌다.
그는 블루투스를 귀에 끼고 희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응, 나야.]
“어디야?”
[집.]
“병원 안 갔어?”
[휘석이 어머니께서 휘석이 걱정돼서 오셨어. 아마도 휘석이가 오시라고 한 것 같아. 당신한테 부담 주기 싫어서.]
“그 녀석 참. 나 출발했어. 집에 있을 거야?”
[응.]
“바로 갈게.”
[그 여자 어때? 얘기 잘했어?]
“응. 아버님도, 진선이도 마음의 짐을 좀 던 것 같아 보였어.”
[당신은?]
“나도 편해졌어.”
[다행이네.]
“희수야?”
[응?]
“하늘이 맑다. 당신 손 잡고 평화롭게 걷고 싶어.”
희수가 말을 끊자 효준도 입을 다물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여전히 용서할 수 없는 걸까? 쉽게 용서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초조해졌다.
“보고 싶어.”
효준은 솔직하게 말했다.
[빨리 와.]
희수의 말에 효준의 얼굴에 미소가 환하게 번졌다.
“알았어.”
[손잡고 산책하자.]
“응. 금방 갈게. 기다려.”
[안전 운전해. 더는 몸에 상처 내지 마.]
“응.”
전화를 끊은 효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계속 밀어내면 집요하게 밀어 불일 생각이었는데 희수 마음이 조금씩 열리는 것 같아 기분 좋았다.
평생 잘해도 희수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진 못할 것이다.
“아버님께서 그렇게 키우신 겁니다.”
효준의 한마디에 담운과 진선의 눈이 동시에 그에게 꽂혔다.
“뭐?”
“하나뿐인 딸이라고 오냐오냐 키운 결과입니다. 누굴 탓하겠습니까.”
“자네…….”
“그러니까 불쌍하게 여겨주시죠. 진선이도 아이 잃고 힘들었을 겁니다. 그 마음을 알지도 못했고, 보듬어주지도 못했습니다.
이제 이 사람 돌봐줄 사람은 아버님뿐입니다. 좋은 사람 만나기 전까지 아버님께서 이 사람들을 보듬어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미흡한 인간인지라 이 사람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그땐 몰랐습니다.
이제야 그걸 깨닫고 보니 이 사람에게 참 미안한 것이 많습니다. 야속하다고만 생각했지, 얼마나 울었을지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자네가 끝까지 책임지면 안 되겠는가? 처음부터 내가 자네에게 원했던 건 진선이 뿐이었네. 물론 자네 능력이 훌륭해서 마음에 들었지만, 진선이가 좋다고 해서 받아들인 거네.”
“전폭적으로 절 믿어주시고 이끌어주신 거 압니다. 그래서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진선이와 부부인연은 끝났습니다.”
효준은 조금의 머뭇거림 없이 말했다. 담운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진선을 위해서 진심으로 말하는 효준이를 쭉 사위로 두고 싶었다.
“넌 이런 남편 잃고 살 수 있겠어?”
담운이 진선에게 물었다.
“어쩔 수 없잖아요. 포기했어요.”
“잘할 것이지. 그렇게 좋아하면서 보내고 어찌 살라고 그러는지…….”
담운의 눈가가 촉촉해지자 진선의 눈에도 눈물이 차올랐다.
자신 때문에 아픈 사람이 너무 많았다.
눈앞이 암담하고 속이 먹먹해서 혼자 울던 그때가 서러웠다.
평생 그 누구도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효준에게 위로받게 될 줄은 더더욱 몰랐다.
사람은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고 하더니, 효준이 사람을 잘 만난 모양이다.
그 여자에게서 효준을 빼앗을 때는 아픔만 주었을 텐데, 자신은 뺏기면서 위로를 받으니 참 아이러니 한 일이었다.
“아버님. 청음을 돌려드릴까 합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청음은 이 사람과 결혼하면서 얻은 겁니다.”
“내놓을 생각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
“이 사람하고 결혼하지 않았다면 제 손에 들어오지 않았을 청음입니다. 돌려드리는 것이 맞다 생각합니다.”
“진선이는 그렇다 치고, 나하고도 완전히 인연을 끊으려는 건가?
청음은 자네 노력의 결과물이야. 내가 도와주지 않았어도 자네는 해냈을 걸세. 시간이 좀 걸렸겠지만 말이네.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고, 청음을 더욱 크게 키워보게나.”
“아버님.”
“진선이를 이해해줘서 고맙네. 자네가 진선이 탓하면서 매몰차게 돌아섰어도 난 할 말이 없었을 걸세.
사정 몰랐을 때는 진선이가 그렇게 원하는데 냉정하게 구는 자네가 야속했었지.
혼쭐 내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내 앞에서 당당한 자네를 보고 뭔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알아봤더니, 일이 그렇게 된 거더군. 왜 내게 말하지 않았나?”
“이 사람은 나보다 아버지 걱정을 더 했어요. 아버지가 힘들어하실 것 같으니까 난 냉대해도 아버지는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을 거예요.”
진선이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담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효준을 지그시 쳐다봤다.
“청음은 자네 거네. 알았는가?”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살게. 어려운 일 있으면 찾아오고. 우리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는 끊어졌지만, 난 사업가네. 자네도 사업가고. 공적인 일로는 끊기지 않을 걸세.”
“명심하겠습니다.”
“진선이는 걱정하지 말게.”
“네. 아버님만 믿겠습니다.”
“난 자네 정말 좋아했었네.”
“압니다. 저도 아버님 존경합니다.”
“후후후. 고맙네. 난 그만 가보겠네. 넌 여기 더 있을 거냐?”
담운이 진선에게 물었다.
화가 나서 이성을 잃었다지만, 딸을 저리 만들어 놓은 것이 아팠다.
집안 망신이니 만큼 자기 딸이라고 인정하고 싶지도 않은 마음에 눈에 보이는 게 없었다.
진선이 이런 것이 본인 탓이라고 이성적으로 말하는 효준 덕에 정신을 차렸다.
“네. 며칠 더 있을게요.”
“알았다. 그럼 가마.”
담운은 진선과 효준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나갔다. 효준과 진선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더 할 말 없는 효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당신한테 너무 큰 아픔을 줬어.
평생 당신 미워하면서 살려고 했어. 그 여자하고 절대로 행복해지지 말라고 저주하려고 했어.
그런데 정말로 당신이 불행해지길 바라진 않았어. 그냥 내 처지가 너무 처량해서 그랬어.”
“당신, 그렇게 악질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런 생각 들 수도 있지. 건강 잘 챙겨.”
“우연히 만나면 모른 척해야 해?”
“굳이 아는 척해야 할 이유가 있겠어?”
“알았어. 그렇게 할게. 오늘 고마웠어. 그리고 얼굴 그렇게 만든 건 미안해. 상처 남는데?”
“괜찮을 거래. 걱정하지 마.”
“다행이네.”
“갈게.”
“조심해서 가.”
“아무 탈 없이 잘 살 거지?”
그가 다짐하듯이 물었다. 담운이 마음을 푼 것 같아서 안심이긴 했지만, 진선의 마음은 어떤지 확실하지 않아서 불안했다.
“그럼. 잘 살 거야. 당신보다 더 잘 살 거야.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도 할 거야. 다시는 똑같은 실수 하지 않아.”
“믿을게.”
“그런데 당신을 잊지는 못할 거야. 생각날 땐 생각할 거야. 억지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진 않을 거야.”
“그렇게 해.”
“원래 당신 짝은 강희수였는데 내가 방해한 것 같아.”
“당신과의 결혼은 내가 선택한 거야. 당신 탓이 아니야. 잘 지내.”
효준은 별장을 나왔다.
미워하는 마음보다 이해하는 마음이 훨씬 가볍고 산뜻했다.
희수가 아니었다면 평생 힘들게 살았을 거다.
진선을 원망하고 증오하면서 웃지 않는 인생을 살다가 무의미하게 죽었을 거다.
갑자기 희수가 막 보고 싶어졌다.
그는 블루투스를 귀에 끼고 희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응, 나야.]
“어디야?”
[집.]
“병원 안 갔어?”
[휘석이 어머니께서 휘석이 걱정돼서 오셨어. 아마도 휘석이가 오시라고 한 것 같아. 당신한테 부담 주기 싫어서.]
“그 녀석 참. 나 출발했어. 집에 있을 거야?”
[응.]
“바로 갈게.”
[그 여자 어때? 얘기 잘했어?]
“응. 아버님도, 진선이도 마음의 짐을 좀 던 것 같아 보였어.”
[당신은?]
“나도 편해졌어.”
[다행이네.]
“희수야?”
[응?]
“하늘이 맑다. 당신 손 잡고 평화롭게 걷고 싶어.”
희수가 말을 끊자 효준도 입을 다물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여전히 용서할 수 없는 걸까? 쉽게 용서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초조해졌다.
“보고 싶어.”
효준은 솔직하게 말했다.
[빨리 와.]
희수의 말에 효준의 얼굴에 미소가 환하게 번졌다.
“알았어.”
[손잡고 산책하자.]
“응. 금방 갈게. 기다려.”
[안전 운전해. 더는 몸에 상처 내지 마.]
“응.”
전화를 끊은 효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계속 밀어내면 집요하게 밀어 불일 생각이었는데 희수 마음이 조금씩 열리는 것 같아 기분 좋았다.
평생 잘해도 희수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진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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